[유현수의 걸그룹 끄적이기] 피터패트 (PITAPAT)
[유현수의 걸그룹 끄적이기] 피터패트 (PITAPAT)
  • 유현수
  • 승인 2017.06.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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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심장이 두근대는 Sign

[루나글로벌스타 유현수]

 

(사진 출처 = 피터패트 엔터테인먼트)

 

그대는 얼마나 많은 걸그룹을 알고 있는가? 상상 그 이상으로 우리나라 걸그룹의 수는 쉽게 헤아릴 수가 없다. 이는 마치 우주에 떠있는 별과도 같아서 잠깐 사이에 새로운 걸그룹이 데뷔를 하며, 빛을 잃어버린 걸그룹이 해체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연습생들은 바늘 구멍만한 빛이라도 바라보고자 데뷔를 한다. 2014년 여름 걸그룹 대란이 있을 때도 그랬고, 2017년이 된 지금도 시간이 지났지만 상황은 똑같다. 어느덧 2017년이 6월로 접어드는 동안 이미 10팀이 넘는 숫자가 걸그룹으로 공식 데뷔를 했으니 말이다. 그 중 정말 소리 소문 없이 데뷔를 한 ‘피터패트(PITAPAT)’에 대해서 끄적여보려 한다.

 

피터패트는 소예, 한설, 자인, 하리, 솔림으로 이루어진 5인조 걸그룹이다. 소속사는 피터패트 엔터테인먼트이며 2017년 2월 7일 ‘Sign’으로 걸그룹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피터패트란 심장이 두근댄다는 영어 단어 pit-a-pat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파열음만으로 이루어져 어감이 살짝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는 하다. 발음하기도 살짝 어렵고 말이다. 물론 ‘확률분포표’라거나 ‘붉은 팥 풋 팥죽’ 보다는 난이도가 낮기는 해도, 걸그룹의 이름으로써는 살짝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모음만 모아서 보면 “프트프트”가 된다. 들리기에 썩 좋지만은 않다.

 

그녀들의 데뷔곡 ‘Sign'은 질투심이 담긴 곡이다. 남자친구와 주고받던 사인을 다른 여자에게 하지 말고 자기에게만 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노래다. 질투를 하고는 있지만 그 심정을 본격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띈다. ’달샤벳- 내 다리를 봐‘라거나 ’베이비부 - 내 몸매가 어때서‘처럼 단도직입적이지가 않다. 시속만을 높여 돌직구를 날리기보다는, 조금은 선회하여 변화구의 스핀 속에 모든 의미를 알게 모르게 담고 있는 것이다.

 

사실 걸그룹을 볼 때는 춤 선을 논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무래도 안무를 동시에 소화해내면서 노래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피터패트의 춤 선은 상당히 유연한 편이다. 조금은 힘이 있는 동작을 소화해내면서도 움직임의 방향이 꽤나 부드럽다. 원형 프렉탈의 한 부분이 된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 가지의 흠이 있다면 관객들이 흔히들 바라는 칼군무와는 조금은 거리감이 있다. 개개인의 동작은 뛰어나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씩 아쉬움이 묻어난다. 때문에 아프로디테가 깃들어져 있는 춤선이 이따금 가려지고 있다.

 

(사진 출처 = 피터패트 엔터테인먼트)

 

외관적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개인파트의 분배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통 아이돌 그룹에 있어서 파트 분배가 매우 적은 멤버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이 멤버는 팀의 막내일 수도 있고, 비주얼 담당일 수도 있고, 랩 담당일 수도 있다. 이렇게 팀 내에서 파트가 제일 적은 멤버는 제일 많은 멤버와의 갭이 큰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럴 경우 그 사이사이 끼어있는 멤버들과도 서로서로 파트적 거리감이 형성된다. 하지만 피터패트의 ‘Sign'은 (소숫점 제외) 한설 51초, 소예 46초, 하리 31초, 자인 22초, 솔립 16초를 개인파트로 분배받으면서 사이 간격이 상당히 좁다. 이런 현상은 멤버들이 전체적으로 보컬 기량에서 크게 뒤처지는 부분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 가지 부분이 날파리처럼 괜히 거슬릴 수도 있다. 최고 많은 파트를 받은 멤버가 51초, 가장 적은 것이 16초. 35초의 파트 갭이 조금은 큰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다. 대답을 먼저해보자면, 다른 걸그룹에 비해서는 그 차이가 매우 적다고 할 수 있다. 일례로 비슷한 멤버 수의 다른 걸그룹을 봤을 때 [여자친구 - 시간을 달려서]는 ‘유주’ 52초에 ‘소원’ 6초. 46초의 차이가 있다. [에이프릴 - 팅커벨]은 ‘진솔’ 67초에 ‘예나’ 7초로 60초 차이, 그리고 [씨스타 - I Like That]은 ‘효린’ 80초에 ‘보라’ 9초로 71초 차이가 발생한 것을 보면, 피터패트의 35초 차이는 의미하는 바가 상당하다.

 

이런 특징을 지니고 있음에도 그녀들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 못 하고 있다. 분명히 잠재력을 몸 속 흐르는 뜨거운 혈관 속 구석구석 숨겨두고 있지만, 이를 어딘가에 표출하지를 못 하고 있다. 그런 기회가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홍보가 터무니없이 부족하여 가치를 평가하기 전에 존재유무조차 희미하다. 원통하고 통곡할 뿐이다.

 

(사진 출처 = 피터패트 엔터테인먼트)

 

걸그룹 홍수가 밀려온 지 시간이 꽤나 지났다. 그 속에서 일부는 재난영화 주인공처럼 살아남았지만, 물속에 떠밀려간 걸그룹의 수가 상당하다. 이는 대부분 소형 기획사에 소속된 걸그룹들이다. 피터패트도 이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지금 당장에 내일부터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아무도 의심을 가지지 않을 그런 위치에 서있다. 그도 그럴 것이 포털 사이트에 그녀들의 팀명을 검색해보면 가랜드(파티에서 사용하는 데코레이션)에 대한 포스팅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걸그룹 피터패트에 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을의 위치에 서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민초의 난을 일으킬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다급한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그녀들의 무대에서는 돈에 급급하여 황급히 데뷔를 한 모습과는 물리적 거리감이 존재한다. 그녀들은 완성되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완전체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선천적으로 뒤쳐진 출발점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나비효과에 의해 이를 보여줄 무대가 많이 없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들의 심장은 이미 두근댈 준비를 완료했다. pit-a-pat. 혈관이 몸속을 타고 흘러들어 온몸으로 그녀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제 그녀들은 꾸준한 활동으로 모습을 자주 보인다면 모든 것이 완벽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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