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남규리 ① - 연기의 깊이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낸 캐릭터
'카이로스' 남규리 ① - 연기의 깊이에 대한 고민이 만들어낸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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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ㅣ드라마 '카이로스' 배우 남규리

사진 제공 : 남규리

[루나글로벌스타] 다소 낮은 시청률이 아쉽긴 했지만, 2020년 웰메이드 작품을 꼽으라면 '카이로스'를 빼놓을 수 없다.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서진’과 실종된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애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그리고 두 명의 주인공 못지않게 눈에 띄었던 배우가 있다. 강현채를 연기한 배우 남규리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으로 '반전 있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은 남규리는 섬세하고도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내면서 연기력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믿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남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아니 어쩌면 그 이상 성숙해진 것처럼 보였다.

▣ 드라마 '카이로스'가 종영됐다. 두 달 동안 '카이로스'와 함께한 소감은.  

남규리 아직은 사실 잘 실감이 나지 않아요. 며칠 후에 촬영장으로 불려 나갈 것만 같은데... (웃음) 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아쉽고 섭섭할 것 같아요. 그냥 또 하나의 친구라고 생각하고,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보려구요.  

▣ 드라마에 출연하게 된 이유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점에 가장 끌렸었나.

남규리 ‘내 뒤에 테리우스’, ‘붉은 달 푸른 해’, ‘이몽’을 끝내고, 연기에 대한 또 다른 고민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어요. 깊이에 대해서. 오롯이 나를 또 한 번 재정비하는 공백기가 있었는데, 그때 삶에 대한 또 다른 나만의 가치관들이 형성이 되었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무렵 ‘카이로스’란 작품을 만났죠.

▣ 싸이코패스 악녀 '강현채'라는 캐릭터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   

남규리 ‘카이로스’는 선택이 아니라 도전이었어요. 아이를 잃은 엄마, 바이올리니스트, 소시오패스까지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는 마음이 컸어요. ‘내가 배우로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동시에 한 인물에 다양성을 담을 수 있는 강현채라는 캐릭터에 매료된 것 같아요. 또 드라마에서 처음 등장하는 여성 소시오패스 캐릭터라 신선하기도 했고, 여성이 주체적인 캐릭터였거든요. 그리고 악역에 대한 묘한 갈망도 있었어요. 

▣ 극중 강현채는 아이를 잃는 인물이다. 감정 소모가 큰 역할인데 어떻게 준비했나?

남규리 아이를 잃은 슬픔을 경험해 보지 못했고, 그 어떤 학습으로도 표현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결혼은 안 했지만, 아이를 참 좋아해요. 가족이 여섯 식구라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남다른 것 같아요. 조카들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내가 낳은 나의 소중한 아이를 잃었다면 저 또한 그런 상실감으로 인해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순 없지 않을까. 그래서 ‘내가 현채라면’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소시오패스란 것도 대본은 읽었지만 감정의 저 뒤편으로 밀어 넣고, 진심으로 아이를 잃은 마음으로 살다가 촬영장으로 향했어요. 작품을 하는 내내 현채로 살았던 것 같아요.

▣ 카이로스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을까. 혹은 강현채를 통해 배운 점은.

남규리 과거를 잊으면 안 된다는 것. 과거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나’라는 존재가 있는 거죠. 누구는 '힘든 건 다 잊어버려', '앞으로 잘살면 돼'라고 이야기하는데,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과거를 반성하고 성찰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복했던 기억, 잊고싶은 아픔, 고통, 추억, 기억 모두 제 것이고 저에서 비롯된 것이니까요. 힘들었던 삶도 인생이기에 그래야 좋은 날엔 더 활짝웃고, 감사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오늘 저녁(22일)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결말은 어떻게 예상했나.

남규리 예상할 수 없었죠. 현채는 분명 해피엔딩은 아닐 거라 생각했거든요. 드라마에선 보통 해피엔딩이나 권선징악인데, '카이로스'의 결말은 묘한 여운을 남겼어요. 묘함으로 시작했고, 묘함으로 여운을 남겨서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캐릭터가 된 것 같아요. 결말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세요. (웃음)

사진 제공 : 남규리

 

▣ 현채는 서도균을 사랑했는지, 그리고 또 김서진과의 관계는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남규리 (서도균을) 사랑했어요. 과거 씬에서도 터져 나오는 슬픔을 감독님께서 편집으로 잘 없애주셨어요. 드라마에 다 나오지 않았지만, 현채는 도균을 사랑하고, 미안해했어요. 김서진이 변해서 놀란 게 아니에요.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이 갑자기 친절하고, 자상하게 변하니까 의아했던 거고, 의심을 했던 거죠. 현채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 봐요.

▣ 그렇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했을까? 

남규리 둘 다 선택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 상황을 만들지도 않았을 거 같아요. 현채에게 자기 자신보다 소중한 존재는 없어요.

▣ 함께 호흡한 배우들에 대해 얘기해보자. 신성록이나 안보현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알려달라.

남규리 (신성록 선배님과 첫 촬영 때)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빠져있는 감정에 몰입하고 있을 때 멀찌감치 떨어져서 배려해 주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어요. 서로 준비가 잘되어 있는 상태라 호흡을 맞추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는데, 쇼윈도 부부라는 관계에 있어서 너무 친해지지 않으려 노력했고,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춰진 것 같아요. 안보현 씨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열정적인 모습이 매력적인 분이었어요. 늘 열심히 준비해 오세요. 좋은 파트너를 만나 감사했어요 

▣ 안보현과의 격정적인 키스신이 화제가 됐다. 

남규리 원래 대본에는 원래 없는 장면이었어요. 키스신이 없고 대사로 바로 건너뛰었었는데, 감독님께서 둘의 관계에 좀 더 확실함을 주고 싶어 (반농담으로) 콘티를 한 달 반을 만드셨다고 하셨어요. 생각보다 진하게 나와서 놀랬죠. 안보현씨가 몸 만드느라 고생했는데, 오랜 시간 굶고 운동만 했어요. 앵글 바꿀 때도 계속 푸시업을 하시더라고요. 정말 노력하는 배우예요. 친구처럼 편하게 서로를 대하면서 러브라인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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