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웅크리고 있을 수많은 '켈빈'에게, '디어 마이 프렌드'
지금도 웅크리고 있을 수많은 '켈빈'에게, '디어 마이 프렌드'
  • 김민주
  • 승인 2019.10.08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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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민주 ]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작권_배급사 팝엔터테인먼트

 

 

영화 ‘디어 마이 프렌드’는 아역으로 시작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배우 ‘에이사 버터필드’와 너무나도 유명한 미드인 ‘왕좌의 게임’에서 아리아 스타크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메이지 윌리암스’가 각각 트라우마로 인해 삶의 의지가 부재한 소년과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삶을 충만하게 살고자 하는 소녀로 변신한 작품이었다.

 

사실 이미 많은 영화들이 ‘죽음’이라는 것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이 영화와 유사하게 죽음이라는 큰 벽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행복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작품들이 이미 많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기 전, 이미 많은 흥행작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 영화가 어떤 차별점을 갖고 가고자 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필자는 ‘우정’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속 켈빈과 스카이는 서로에게 서로가 전부인 것처럼 보이고 너무도 소중한 사람이지만 그것이 사랑이 아닌 우정이라는 점이 좋았다. 사랑하는 관계일 때와 소중한 친구 관계일 때 우리가 바라보고 느끼는 두 사람의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랑하는 관계였다면 그들이 느끼는 감정에 더욱 초점을 맞춰서 켈빈과 스카이가 이별을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끝’을 정해 둔 채로 이어지는 그들의 사랑이 얼마나 절절한지 보여주었을 것이며, 지금까지 보아왔던 많은 영화들과 다른 점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선택한 켈빈과 스카이의 관계는 ‘우정’이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둘 사이의 관계만이 아니라 그들이 하는 행동, 개개인의 모습에도 집중을 할 수 있었다. 

마냥 밝고 해맑던 스카이가 이면에서는 얼마나 아파했고 다가오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는지, 가시를 세우고 세상을 경계하던 켈빈이 왜 그런 모습을 갖게 되었고 또 스카이를 만나 얼마나 성장할 수 있었는지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켈빈과 스카이라는 캐릭터가 참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사실 영화 초반부의 스카이는 너무 부담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켈빈과 함께 다니면서 점점 과장되지 않고 편해지는 스카이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 보여줬던 스카이의 모습이, 본인의 아픔을 숨기기 위한 방어 기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이의 부모님도, 주변 사람들도 모두 그녀가 암에 걸렸고, 곧 죽을 수 있다는 것으로 우울해하고, 슬퍼했으며, 그저 걱정하기만 했다. 그래서 그녀가 더욱 씩씩한 척, 행복한 척, 하나도 두렵지 않은 척 과장되게 연기를 해왔던 것이 아닐까. 켈빈과 함께 다니며 해맑게 웃는, ‘암 환자’가 아닌 ‘스카이’라는 소녀는 부러 과장하지 않아도 밝고 명랑한 매력적인 소녀였다.

 

켈빈 역시 참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켈빈은 일종의 정신적인 병을 안고 있는 사람이었다. 8살 때 사고로 쌍둥이 동생이 죽은 이후부터 가족에게 생일조차 축하받지 못하고, 자꾸만 자신도 죽어야 할 것 같은 느낌에 몸이 아프다고 느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켈빈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한 평생 제대로 의사 표현도 하지 못하고 웃지도 않던 소년이 스카이를 만난 후로 소리 내어 웃을 줄도 알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당당하게 말을 거는 모습이 참 뭉클했고 예뻤다. 특히 떠난 쌍둥이 여동생에 대한 죄책감으로 10년이 넘는 시간을 어둠 속에 갇혀 살았던 켈빈이 스카이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저 상실의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게 아니라 함께 했던 행복함을 추억으로 남겨둔 채 삶을 살아갈 원동력으로 간직한다는 것에서 그의 성장과 회복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영화 ‘디어 마이 프렌드’는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을 수많은 ‘켈빈’에게 보여주고 싶은 영화였다. 굳이 빠르고 성급하게 나아갈 필요는 없다. 그저, 켈빈처럼 변화할 수 있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마지막에 자신의 공포심을 이겨내고 원하는 것을 위해 용기를 내는 켈빈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어색하지만 진심을 다해 지어보이는 미소를 보며 또 다른 수많은 ‘켈빈’에게 이 영화가 큰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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