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기생충'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영화 '기생충'
  • 영화부|박주원 기자
  • 승인 2019.07.2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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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에게 기생하고 있는가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박주원 기자]

 지난 5월 30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개봉했다. 커다란 관심 속에 등장한 이 영화는 수많은 관객과 여러 해석들을 끌어모았다. 이러한 관심이 사그라든 지금 '기생충'에 관한 나의 아주 주관적인 리뷰를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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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포스터

 우선 영화를 보았을 때 나는 솔직히 엄청난 관심에 비해 조금 아쉬웠다. 여러 상징들을 사용하고 인물과 소품 하나하나에 신경쓴 것이 티나는 작품이었으나 그에 비해 스토리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내가 아쉬웠던 스토리는 지하에 기생하고 있는 또다른 가족이 있음이 드러났을 때였다. 굳이 그 가족을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단순히 두 가족이 싸우는 자극적인 장면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무엇때문일까? 이러한 의문에서 '기생충'에 대한 나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나는 '기생충'이 지금 현 사회를 압축시켜놓은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부유한 사회와 가난한 사회,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돈을 벌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를 조금 극단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회에서도 아무리 능력있는 사람이더라도 결국에는 돈을 벌기 위해 돈 많은 이의 밑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기생이 단순히 가난한 사람에게서 부유한 사람을 상대로뿐만 아니라 부유한 사람에게서 가난한 사람을 상대로도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보면 도우미 아주머니를 자르자 곧 부유한 가족은 당황한다. 요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집안일을 도맡아 할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난한 가족의 계책에 쉽게 넘어간다. 이러한 장면에서 부유한 가족도 결국 가난한 가족에 기생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사회에 비추어 보면, 결국 돈이 많아도 밑에서 일할 비교적 가난하지만 능력있는 사람이 없으면 부유한 사회도 삶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우습게도 우리 사회에서 부유한 사람들끼리 가난하지만 능력있는 사람을 얻어내고자 하는 치열한 경쟁은 그다지 그려지지 않는다. 있어봤자 기업의 구인광고정도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은 부유한 사람들이 제공하는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다툰다. 서로 더 능력있음을 어필하려하고 심지어는 서로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영화에서 본래 기생하고 있던 가족의 등장과 그들과의 다툼이 이를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막상 우리를 무시하는 가족은 부유한 가족임에도, 우리와 동등한 인간인데 더 우위에서 우리를 고르고 선택하는 것은 저들임에도 불구하고 기생하던 가족과 기생하려는 가족끼리 싸울 뿐이었다. 나는 그 모습이 어떤 면에서는 추악하면서도 다른 한 편으로는 가슴 아팠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송강호가 이선균을 칼로 찌르는 장면이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던 것은 인디언 장신구를 달고 있던 송강호가 냄새난다며 돌아서는 이선균을 찔렀다는 점이다. 인디언은 자신의 영역을 새로운 침입자들에 의해 빼앗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초중반까지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 인디언 놀이를 하고 집을 지키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영역을 침입당한 것은 누구였을까? 누군가는 거대한 정원과 함께 궁전같은 집에서 사는데 누군가는 반지하방에 사는 것은 정당한 것일까? 이러한 여러 의문을 던지게 만드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그렇기에 그 칼부림이 슬프지만 마치 그럴만했던 것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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