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f의 가능성을 박살내다, '나비효과'
What If의 가능성을 박살내다, '나비효과'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7.2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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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_네이버 영화 '나비효과' 포스터

 

 

영화 ‘나비효과’는 선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영화의 제목이 쓰인 ‘나비효과’라는 말은 일종의 학술적인 용어로,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거대한 태풍이라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용어는 영화 속 에반의 행동과 모습을 너무나도 잘 나타낸다. 에반에게는 그저 잃어버린 기억을 찾겠다는 호기심에서 시작된 일이었다.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의문들은 질문이 되어 향해진 대상들에게 너무나도 큰 불행을 안겨주었다. 

자신이 그저 궁금하기 때문에 던진 질문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자 죄책감과 슬픔을 견딜 수 없었던 에반은 과거로 가서 그녀에게 평생의 트라우마를 안겨 주었던 사건을 뒤엎어버린다. 그로 인해 바뀐 미래에서 에반은 케일과 행복했지만 그의 선택으로 인해 그녀의 오빠, 토미가 뜻하지 않은 불행을 맞이하게 되었다. 에반은 또 다른 불행을 잠재우기 위해 다시 과거를 바꾸지만, 모두가 행복한 미래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에반의 아버지가 그에게 신이 될 수 없다고 하는 말이 크게 다가왔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형을 이루고 있는 저울에서 한 쪽에 무게를 얹어주기 위해서 없던 것을 창조해낼 수 없다. 그저 더하려고 하는 무게만큼 다른 쪽의 무게를 빼내야 한다. 삶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한다면 필연적으로 내가 행복한 만큼 다른 누군가는 불행해지는 대가가 따라오는 것이다.

또, 이 영화는 모두가 행복한 결말이라는 것을 완전히 부정한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은 없다. 에반은 이룰 수 없는 것에 대한 욕심으로 계속해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하지만 에반의 아버지의 말처럼, 그는 절대자가 아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누군가 한 명은 반드시 불행해지기 마련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영화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은 바로 만족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에 대한 코멘트 중에서 B(Birth)와 D(Death) 사이의 C는 Choice라는 것이 아주 인상 깊었다. 탄생과 죽음 사이에는 ‘삶’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러므로 의미 없는 선택은 없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는 거대한 태풍을 몰고 오는 것처럼 사소한 선택이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엄청난 변화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만약에’라는 것 역시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어떤 변수를 가정한다는 것은 결국 또 다른 선택지를 고르게 되는 것과 같고, 필연적으로 대가가 따르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중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 그리고 나아가 스스로 선택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살아가는 것. 이것이 이 영화가 가진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결말은 총 4개이다. 그중 가장 현실적이고 비극적인 결말은 감독판 버전의 결말이었다. 만족을 모르는 끝없는 욕심의 최후는 결국 파멸이다. 에반 역시 욕심 때문에 모든 것을 망쳐버렸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스스로를 태어나지 못하게 함으로써 무한의 굴레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나비효과’는 보고 난 후에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이처럼 사소한 행동 하나가 인생이라는 수많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쌓이고 쌓여서 엄청난 부피감을 이룬 채 거대한 사건이 되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찝찝하기도 하고 섬뜩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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