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한글 창제 이야기, '나랏말싸미'..."故 전미선 애도하는 마음이 먼저"
또 하나의 한글 창제 이야기, '나랏말싸미'..."故 전미선 애도하는 마음이 먼저"
  • 영화부|유채린 기자
  • 승인 2019.07.1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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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나랏말싸미' 제작보고회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유채린 기자] 영화 <나랏말싸미>의 기자간담회가 7월 15일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렸다. 자리에는 조철현 감독과 주연을 맡은 배우 송강호, 박해일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에 앞서 영화사 두둥의 오승현 대표는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영화 개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와서 유족과도 이야기를 나눴다.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영화를 많은 분들이 함께 보시고 최고 배우로 기억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개봉일을 미루지 않기로 했다. 다만 일정을 최소화했다. 진심이 왜곡될까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나 함께해줄 것이리라 믿는다.”라며 최근 고 전미선 배우 관련 이야기를 전했다.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나랏말싸미>는 한글을 창제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고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 과정은 주로 실내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관객이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조철현 감독은 “단순히 밀폐된 작은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 속에서 계속 흘러내려온 형상들이 여기저기 정밀하게 박혀 있는 공간, 창제 공간으로 어울린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컴퓨터 그래픽을 가급적 이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대부분 실내에서 벌어지는 전개이지만 한지와 빛, 먹, 붓으로만 그 전경을 표현하고 싶었고, 그동안 사극을 찍으면서 실제 공간이 너무 아름다운데 대부분의 사극이 일정한 세트에서만 촬영해서 피로감을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어서 문화재청 등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실제 공간에서 영화를 찍었다.”라고 말했다.

<나랏말싸미>는 사극 영화임에도 고어만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조철현 감독은 “역사가 과거의 일이면서 현재와 연결되어 있고 미래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증의 관점에서 고어 쓰기보다는 관객과의 호흡도 생각해서 현대적인 말투를 설정했다. 낯설지만 금방 익숙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해서 고어는 조금 자제했다.”라고 말했다.

 

사진=유채린

조철현 감독은 “33년 영화를 하는 과정에서 사극에 가장 많이 참여한 영화인이 됐다. 사극에 참여하면서 역사를 공부했는데 그중에 배운 것이 있다면, 아무리 많이 공부하고 많은 자료를 섭렵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에 대해 맞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라는 통찰을 배운 것 같다. 그래서 ‘다양한 창제설 중 하나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영화입니다.’라는 자막을 넣은 것이다. 그 누구도 역사에 대한 평가나 판단 앞에서는 겸허해야 하지 않겠는가 해서 이런 자막을 넣었다.”라고 말하며 이 영화가 한글 창제에 관한 하나의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창제설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소헌왕후를 맡은 고 전미선 배우의 연기적인 부분에 대한 질문에 조철현 감독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라며 말을 아꼈다. 덧붙여 “여자들이야말로 대장부인 것 같다. 가장 많이 상처받고 가장 많이 퍼주고 홍익인간의 정신을 일상 속에서 구현해온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이 영화의 골자는 한 명의 대장부와 두 명의 졸장부이고 여기에서 대장부는 소헌왕후이다.”라고 말했다.

또 대사와 장면을 만들 때 어떤 생각으로 공을 들였는지 묻는 말에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대사는 전미선 씨에게 부탁했다. ‘백성들은 더이상 당신들을 기다려주지 않습니다.’라는 대사를 전미선 씨가 직접 만들었다. 모든 지도자에게 여성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라고 답했다.

 

사진=유채린

세종대왕은 관객이 가진 사전정보가 많은 인물이고 여러 매체에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뤄온 인물이다. 여기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작업 속에 배우만의 해석이 필요했을 것인데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구현하려고 했는지에 대해 송강호는 “가장 많이 알려진, 위대한 업적을 가진 성군이다. 우리 스스로 그리고 있는 ‘세종은 이러할 것이다’라는 것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히려 그런 쪽을 연기자로서 창의적인 파괴를 통해 창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생각했다. 만드는 과정에서 느끼셨던 개인적인 고뇌, 군주로서의 외로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지 않을까 하며, 이런 데에서 이 영화의 특별함이 있지 않을까 한다.”라고 말했다.

배우 송강호가 맡은 세종에 반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기도 한 신미스님은 생소한 인물이다. 신미스님 역을 맡은 배우 박해일은 “시나리오를 받으며 처음 알게 된 인물이었고,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낯설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궁금해 하실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배우로서는 스님답게 준비할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기존 스님과 다른 지점은 언어에 능통하는 것이다. 그래서 산스크리트어를 배울 수 있는 만큼 배워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의 시대가 불승들을 억압했던 시대이기 때문에 그런 정서를 고려해서 신분이 가장 높은 왕을 만나는 태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송강호, 박해일, 고 전미선 세 명의 배우가 보여주는 한글 창제의 또 다른 이야기, <나랏말싸미>는 7월 24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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