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천 최고의 작품..한 편의 예술 작품이었던 '21세기 소녀' [BIFAN]
올해 부천 최고의 작품..한 편의 예술 작품이었던 '21세기 소녀' [BIFAN]
  • 문화부|한재훈 기자
  • 승인 2019.07.1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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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21세기 소녀'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한재훈 기자] 올해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했던 작품은 '21세기 소녀'였다. 배우 '카라타 에리카'가 출연을 해서인 것도 있었지만, 작품 자체가 개인적으로 되게 좋아하는 스타일이자 궁금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프레스 배지가 아닌 영화제 티켓 일반 예매가 오픈하자마자 '21세기 소녀'는 따로 예매해 두었을 정도였다. 

그리고 영화제가 시작되고, 그리고 영화제가 다 끝나고 올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최고의 영화는 감히 '21세기 소녀'라고 꼽고 싶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지난 2일, 부천에서 '21세기 소녀'를 보고 나자마자 단번에 올해 부천영화제 최고의 영화임에 틀림없구나 싶었다.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21세기 소녀'는 1시간 40분이 넘는 러닝 타임을 갖고 있는, 나름 긴 러닝타임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그 러닝 타임동안 하나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 15개의 단편 스토리들이 펼쳐진다. 이 영화의 감독은 무려 15명으로, 감독 한 명당 이야기 하나씩을 풀어내는 옴니버스 방식의 작품이다. 각자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내고, 각자의 스타일대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다. 

먼저 15명의 감독이 각자 한 편씩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부분은 한편으로는 매우 지루할 수 있는 방식이다. 내용상 연결이 되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매 이야기를 신선하게 느낄 수는 있어도, '이번 이야기는  언제 끝나지' 이런 식으로 피로감을 높일 수 있기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다. 실제로 작품을 보면서도 초반에는 신선하고 재미있었는데, 이야기가 8~9개쯤 지나가니 짧은 새로운 이야기들이 너무 많지 않나 싶으면서 피곤하게 느껴졌다.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 소녀'가 좋은 작품인 이유는 세 가지다. 모든 관객은 자신만의 좋은 작품을 판별하는 기준이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 말하는 첫 번째 이유는 먼저 '예술성'이다. 스토리부터 시작해 전개해나가는 과정, 전체적인 분위기 등에서 예술성이 많이 드러난다. 색채와 분위기부터 지금 2030 세대의 감성에 딱 드러 맞는다. 마치 필터를 사용한 것처럼 뽀샤시한 느낌을 내기도 하고, 필름 카메라를 사용한 건가 싶기도 한 아름다운 그림을 볼 수 있다.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예술성'이 특히 최고조에 달했던 부분은 '카라타 에리카'가 출연했던 부분이라 느꼈는데,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본 듯한 황홀한 느낌이었다. 세상의 이치와 탄생의 과정, 생명과 삶의 소중함을 묘사한 이 부분은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작품'이라 말하는 두 번째 이유는 '메시지'이다. 15명의 감독은 각자의 이야기 속에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들을 담았다. 그리고 겹치는 부분이 있긴 해도 15명의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각각 다르다. 여성 감독들과 여성 배우들이 주를 이룬 영화 '21세기 소녀'는 그래서 특별하다. 자신의 일에 대한 고민, 이성과 사랑에 대한 고민, 친구 사이에서의 우정과 어긋난 길,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억압, 그리고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사소한 고민들, 행복한 기억들을 말한다. '21세기 소녀'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는 동시에 세상을 향한 저항이 일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여성이 '주'가 되는 영화에서 영화는 관객들을 여자들의 세계에 접근하도록 하여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한다. 주관적이고 관념적인 각각의 이야기들은 캐릭터들이 이 사회에서 느꼈던 고민과 고뇌를 여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게 한다. 

'좋은 작품'인 세 번째 이유는 '솔직함'이다. '21세기 소녀'는 솔직하다. 겉만 번지르르한 포장이 없고, 할 말은 과감하게 내뱉는다. 그러면서 세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비꼬려는 점은 누구나 볼 수 있게 비판한다. 실제로 꽤 많은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기 힘들고, 난해하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러나 작품을 보면 이야기들에서 감독 개인적인 경험에서 우러나왔기에 저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구나 싶은 이야기들이 여럿 있다. 설령 자신의 경험이 아닌 생각해 낸 아이디어를 풀어낸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여러 감독이 모이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옴니버스 식 영화는 특히 한국에서 많이 시도되지도 않았으며, 인기를 끌지도 못한 방식이다. 그만큼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형식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소녀'는 그런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형식은 작품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도구일 뿐, 작품의 아름다움을 좌지우지하지는 못한다. '21세기 소녀'는 진짜 많은 사람들이 꼭 한 번쯤 봤으면 하는 그런 작품이다.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영화 '21세기 소녀' 스틸컷.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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