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라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다, 'G 어페어' [BIFAN]
'홍콩'이라는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다, 'G 어페어' [BIFAN]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7.08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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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G 어페어'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저작권_영화 'G 어페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영화 ‘G 어페어’는 많은 홍콩 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홍콩 영화는 이미 세계적으로 그 오락성이나 대중성, 작품성 측면에 있어서 큰 인정을 받은 바 있다. 무술 액션 영화는 이소룡, 성룡 등의 배우를 월드 스타로 만들어 주었고 어마어마한 영화 팬덤을 형성하였다. 1990년대 후반에 홍콩의 반환을 두고 등장한 ‘메이드 인 홍콩’, ‘금계’ 등의 영화 역시 현실에 대한 사실적인 고증과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홍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중경삼림’, ‘화양연화’ 등의 로맨스 영화도 많은 영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들이다. 

이렇듯 홍콩 영화는 꽤나 뚜렷한 이미지들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부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G 어페어’는 그런 이미지들과 유사하면서도 독특한 점이 눈에 띄는 영화였다.

 

영화는 홍콩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뉴웨이브 영화와 유사하게 느껴진다. 특히 ‘매춘’을 소재로 한다는 점과 홍콩의 어두운 면을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조양준 감독의 ‘금계’나 프루트 첸 감독의 ‘메이드 인 홍콩’을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자 하는 홍콩의 모습은 극중 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외지인이 보면 발전한 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들여다보면 뿌리부터 썩어있는 곳.’ 즉 영화 ‘G 어페어’에서 홍콩은 불안과 폭력, 혐오, 살인 등으로 점철된 디스토피아이다. 

영화에서 흔히 ‘불안’이라는 정서는 폭력적이거나 비도덕적인 행위로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영화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과 ‘메이드 인 홍콩’에서 불안이 폭력과 범죄로 치환되어 나타나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G 어페어’에 나타나는 많은 범죄와 폭력은 홍콩이 갖고 있는 ‘불안’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게 아닐까. 

 

 

영화의 제목에 대해서도 한 번쯤 주목할 가치가 있다. Affair.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3가지이다. 첫 번째는 공적으로 중요하거나 관심사가 되는 일을 의미한다. 이것은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매춘부 살인사건을 나타낸다. 두 번째는 현재 얘기되거나 다루어지는 일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스토리라인 중 유일하게 현재라는 시간대에 존재하고 있는 위팅의 이야기이다. 마지막 의미인 불륜, 정사는 매춘부이자 위팅의 아버지인 롱 반장과 불륜을 저지른 리샤오메이의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처럼 영화는 ‘Affair’라는 단어의 의미에 따라 총 세 가지 ‘G’를 주인공으로 한 사건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사건은 상당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동시다발적으로 영화 속에서 드러나기 때문에 영화를 처음 보고 나왔을 때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속해서 곱씹어보고 생각해야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 내내 G로 시작하는 단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전개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특히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 1번 G장조가 그렇다. 첫 음이 모두 G로 시작하며 그 끝 역시도 G로 끝나는 바흐의 이 곡은 영화 전체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G로 시작해서, G로 끝난 영화. 그리고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되는 G의 이야기들. 영화 ‘G 어페어’는 하나의 클래식 곡과도 같았다.

 

물론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영화라고는 할 수 없다. 과할 정도로 성적 대상화 되는 여성과 찝찝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범죄와 폭력은 ‘꼭 이렇게까지 해야만 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꽤 괜찮게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사실적으로 드러나는 홍콩이라는 공간과 그 안에 내재된 불안감 때문이다. 디스토피아적 홍콩은 2015년 개봉한 영화 ‘십년(十年)’을 시작으로 점차 확산되기 시작하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최근의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역시 합쳐지면서, 영화 ‘G 어페어’에 등장하는 참담한 홍콩의 모습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홍콩의 현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화 ‘G 어페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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