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참된 방향'에 대해 묻다,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 [BIFAN]
유쾌하게 '참된 방향'에 대해 묻다,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 [BIFAN]
  • 영화부|유채린 기자
  • 승인 2019.07.0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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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유채린 기자]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이하 BIFAN)에서는 제21회 행사부터 장르와 여성에 주목하여 섹션을 기획하고 있다. 올해 BIFAN에서는 <웃기는 여자들, 시끄럽고 근사한>이라는 타이틀로 1930년대부터 현재까지 주목할 만한 여성 코미디영화를 선정하여 상영 중이다. 페미니즘적 의제로 대두되어 활발하게 싸우고 있는 시기에 ‘여성’에 집중한다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이 섹션을 기대했다.

여성 배우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코미디 영화를 상영 중인데, 그중에서도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가 조금 더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유쾌한 코미디이면서 퀴어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절대 무거워지지 않는다.

 

사진=Lions Gate Films
사진=Lions Gate Films

치어리더 활동을 하고 있고, 남자친구도 있는 메건은 그와의 키스가 어쩐지 역겹게 느껴진다. 이런 메건이 성 소수자가 될까 봐 두려워진 그의 부모는 ‘참된 방향’이라는 성 정체성 개조 캠프에 메건을 보내고, 메건은 그곳에서 성 정체성을 바꾸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된다. 

영화는 직접적이고 과할 정도로 성 역할을 대비시킨다. 캠프의 수장인 메리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들은 18세기를 거치며 완전히 고착화된 성 역할로써 남성 중심이면서 이성애 중심인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거기에 더해 영화는 여자는 분홍색, 남자는 파란색이라는 색 고정관념을 이용한다. 온통 분홍색으로 칠해진 방에서 분홍색 옷을 입고 집안일을 훈련하는 여자아이들, 파란 옷을 입고 스포츠를 하면서 ‘남성성’을 훈련하는 남자아이들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몇백 년이 흐르며 굳어진 성 이미지를 이질적인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인물들 역시 ‘순리’라고 믿어지던 것이 강조되면 될수록 이상하게 여기게 되고, 이것은 곧 ‘동성애 탈출’에서 탈출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다.

 

사진=Lions Gate Films
사진=Lions Gate Films

‘퀴어’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영화는 페미니즘 운동이 요구하는 ‘성 역할의 탈피’라는 주제도 이야기한다. 분리된 성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의 모습은 캠프 활동을 하는 이들의 행동은 유쾌하고 웃음을 유발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데, 여전히 진행형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것이 과연 ‘진리’인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할 것이다.

1999년에 개봉한 작품이지만 오늘날 영화가 던지는 함의는 크다. <하지만 나는 치어리더예요>는 여전히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고쳐야 할 것으로 바라보는 사회에 대한 풍자이며 사고의 편협함을 꼬집는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불편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것에 의문을 품는 것은 언제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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