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이지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다 Part 2 - '키스가 죄', '밤을 걷다' [BIFAN]
'페르소나' 이지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다 Part 2 - '키스가 죄', '밤을 걷다' [BIFAN]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7.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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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페르소나'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저작권_넷플릭스 '페르소나'

 

 

영화 ‘페르소나’의 두 작품인 ‘LOVE SET’, ‘썩지 않고 아주 오래’를 소개한 Part 1 기사에 이어서 이번 Part 2 기사에서는 나머지 두 작품, ‘키스가 죄’, ‘밤을 걷다’를 다루고자 한다.

 

영화 ‘키스가 죄’에서 배우 이지은은 앞서 LOVE SET에서 보여주었던 성숙한 모습이나, ‘썩지 않고 아주 오래’에서 보여주었던 팜므파탈적인 모습과 완전히 다른, 체육복을 입은 소녀 ‘한나’로 변신한다.

학교에 나오지 않은 혜복을 찾아간 한나는 혜복의 울긋불긋한 목덜미를 보고 아버지에게 맞은 것이냐고 불같이 화를 내지만, 혜복은 그것이 키스마크라고 말하며 한나를 말린다. 키스마크에 대해 큰 호기심을 가진 한나는 혜복에게 이것저것 물어보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디서 했는지, 누구랑 했고, 진도는 어디까지 나갔는지 등 궁금해 하며 질문하는 한나의 모습은 10대 청소년 딱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이 갖고 있고 느끼고 있을 성적인 호기심을 보여준다. 아직은 어리기에 알지 못하고, 알지 못하기에 느낌도, 방법도 궁금한 한나의 모습은 순수하고 귀엽게 비춰진다. 또한 한나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멈춰 서서 자신의 팔에 혼자 키스마크를 만들어보는 모습 역시 성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전혀 없이 그저 귀엽게 느껴진다.

그리고 한나와 혜복이 가졌던 그 호기심은 작은 담뱃불에서부터 번져나가기 시작한다. 두 소녀가 자전거를 타고 자신들의 호기심에 대한 솔직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날 때 그들 뒤로 천천히 번지는 산불은 그들의 호기심의 발현이 아닐까. 혜복이 남긴 키스마크가 소년에게는 자랑이 되지만, 왜 혜복에게는 아닌가. 키스가 죄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신나게 달려 나가는 두 소녀 한나와 혜복의 뒷모습이 더욱 자유로워 보이는 것 같다.
 

영화 '페르소나' 스틸컷.
영화 '페르소나' 스틸컷.

 

마지막 영화 ‘밤을 걷다’는 그 분위기가 매우 독보적인 작품이었다.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흑백으로 처리된 화면을 보여준다.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색감이나 영상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대사나 배경음악 등 청각적인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영화 자체가 이미 죽은 여자와 남겨진 남자의 대화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흑백으로 처리한 것은 관객들로 하여금 그들의 대화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게 하려고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영화 ‘밤을 걷다’는 배경으로 들리는 빗소리나 펍에서 들리는 음악소리, 조곤조곤한 여자와 남자의 대화가 마치 한 편의 시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또 영화는 그렇게 많은 양의 대사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자와 남자가 서로를 바라보는 그 표정과 그 분위기만으로도 우리는 대사 그 이상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대만 영화 ‘여친, 남친’의 양아체 감독의 대사를 절제하는 기법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 역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잊혀 질 것을 알면서도 꿈에 나타는 여자와 깨어나서도 잊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자. 여자는 끝없이 외로워서 결국 죽음을 택했지만, 죽어서도 계속해서 사라지는 기분을 느낀다. 사라진다는 것은 점점 잊혀 진다는 것 같다. 안식을 원했던 여자는 점점 사라지는 느낌 속에서 바라던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죽어서도 잊지 못해 꿈에서나마 사랑했던 남자를 만나러 와서 지어 보이는 그녀의 미소에는 애달픔이 잔뜩 배어 있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녀에게 동화되어 함께 쓸쓸함을 느끼게 만든다.

영화 ‘밤을 걷다’는 배우 이지은의 연기가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대사를 읊는 조곤조곤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운치 있는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서정적이고 쓸쓸한 분위기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떠나간 사람과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를 한 편의 시처럼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참 많은 여운이 남게 된다.

 

이처럼 영화 ‘페르소나’는 한 명의 배우 이지은을 페르소나로 삼아 각기 다른 네 명의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네 편 모두 독특한 소재로 참신하고 새로운 도전을 한 작품들이었으며, 이지은 역시 대중들에게 익숙한 ‘아이유’라는 얼굴에서 각각 지은, 은, 한나, 그리고 ‘그녀’라는 낯선 모습으로 완벽한 변신을 이루어냈다. 앞으로 배우로써 그녀의 행보가 매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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