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소나' 이지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다 Part 1 - 'LOVE SET', '썩지 않게 아주 오래' [BIFAN]
'페르소나' 이지은,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다 Part 1 - 'LOVE SET', '썩지 않게 아주 오래' [BIFAN]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7.11 10: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저작권_넷플릭스 '페르소나'

 

 

영화 ‘페르소나’는 ‘물비늘’과 동일하게 매체를 넘어 큰 스크린으로 상영되는 ‘코리아 판타스틱 : 크로스오버’ 부문에 속해있는 영화이다. ‘페르소나’는 최근 문화 콘텐츠 시장에서 뉴 미디어로 떠오르고 있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영화 ‘페르소나’는 한 명의 배우를 주인공으로 삼아 네 명의 감독들이 각기 다른 내용의 짧은 영화를 연출한 것을 하나로 묶어놓은 작품이다. 배우 이지은은 각각 ‘LOVE SET’, ‘썩지 않게 아주 오래’, ‘키스가 죄’, ‘밤을 걷다’ 네 편의 영화에 등장하였으며 각 영화마다 완벽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영화 ‘페르소나’는 아이돌, 혹은 가수 아이유가 아닌 배우 ‘이지은’의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의 깊이에 대해 보여주었다. 

 

첫 번째 영화 ‘LOVE SET’은 특별한 내용을 갖고 있지는 않다. 짧다면 짧을 20-30분 동안 영화는 지은과 두나의 테니스 경기를 계속해서 보여준다. 영화 초반에 잠깐 등장하는 암시를 통해 기본적인 내용을 추측할 수 있는데, 영화 속 지은은 두나와 아빠가 결혼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지은과 두나는 서로가 서로를 껄끄러워 하고 경계하던 중, 두나가 먼저 지은에게 테니스 시합을 제안한다. 만약 지은이 이기면 그녀의 아빠와 결혼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말이다. 물론 두나가 이긴다면 지은은 자신을 쫓아다니는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다소 황당하기도 한 내기. 하지만 지은과 두나는 서로를 이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그리고 시작되는 테니스 경기는 스포츠라고 하기에는 다소 격정적인 숨소리와, 노골적인 카레마의 워킹으로 인해 운동 그 이상의 것을 느끼게 한다. 지은은 두나를 이길 수 없지만, 어떻게든 결혼을 막기 위해 무릎이 까져 피가 흘러도 계속해서 테니스를 쳐낸다. 이리 저리 뛰어다니며 잔뜩 땀에 젖은 몸과 격정적인 숨소리, 그리고 곧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지은의 표정은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그녀가 이렇게까지 그 내기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과연 지은은 아빠와 두나 둘 중 누구 때문에 그 결혼을 막는 것일까. 결국 또 다시 실점을 했을 때, 지은은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린다. 그리고 그런 지은에게 다가간 두나는 떨어진 공을 건네며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작게 이야기한다. 공을 건네느라 맞닿은 엄지손가락을 쓸어내리는 두나의 모습에서, 어쩌면 지은은 두나 때문에 결혼을 반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갖게 한다. 지은과 두나의 테니스 경기는 과연 누구를 위한 LOVE SET 였을까.

 

두 번째 영화 ‘썩지 않게 아주 오래’는 4편의 단편들 중 가장 흥미로운 영화였다. 영화는 은과 정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우는 ‘은’의 비밀스럽고 신비로운 모습에 끌려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연인이 되자 ‘사랑’이라는 것을 내세워 그녀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고 공유해줄 것을 요구한다. 정우가 화를 내며 왜 자신에게 말도 없이 남자들과 여행을 갔는지, 자신과 만나는 중에 어떻게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따지자 은은 그저 냉정한 표정으로 딱 한 마디만을 할 뿐이다. ‘언제는 내가 비밀이 많아서 매력적이라며.’ 이 대사가 영화 ‘썩지 않게 아주 오래’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모두 함축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정우를 통해 사랑을 족쇄처럼 이용하려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다. 비밀이 많은 모습에 끌렸다던 정우는, 시간이 지나자 은에게 ‘사랑’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그녀가 가진 비밀을 공유하고, 실토할 것을 강요한다. 하지만 과연 정우는 은에게 비밀을 말하도록 강요할 권리가 있을까. 은의 대사처럼, 그녀와 정우는 법적인 관계도 아니고 그저 헤어지면 끝나는 그저 그런 ‘사이’일 뿐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랑’이라는 것을 토대로 모든 것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특정한 성별에게 부여하는 정형화된 역할과 이미지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게 여자란 무엇이냐며 질문하는 은에게 정우는 여자가 신이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여자는 생명을 잉태하고 출산하며, 포근하고, 남자를 감싸주기 때문이다. 남자는 거칠고 여자처럼 부드럽지 않기 때문에 여자의 사랑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우의 이 대사가 바로 영화가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왜 모든 여자가 부드럽고 따듯하며 남자를 감싸주는 존재라고 여기는가. 게다가 여자의 역할을 ‘출산’이라는 것으로 정형화하고 있는 정우의 대답은 그가 가진 사고가 얼마나 가부장적이고 편협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은’은 정우가 말하는 여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포근하지도 않고, 남자를 감싸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다자연애를 즐기고, 아무렇지도 않게 정우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은이 정우에게 선물한 상자 안에 있는 또 다른 정우는 그의 편협한 사고에 대한 비웃음과 조소가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