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힙합을 엿보고 싶다면? '걸리 보이' [BIFAN]
인도 힙합을 엿보고 싶다면? '걸리 보이' [BIFAN]
  • 영화부|유채린 기자
  • 승인 2019.07.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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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영화 '걸리 보이'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유채린 기자] 제23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이하 BIFAN)에서는 그동안 접하기 힘들었던 인도의 힙합 문화를 만날 수 있는 영화가 상영 중이다. 바로 <걸리 보이>이다. 발리우드 영화답게 음악이 빠지지 않는데, 그중에서도 ‘힙합’을 이용했다.

 

줄거리

대학생인 무라드는 힙합을 좋아하지만 그의 부모는 그가 화이트 컬러가 되길 바란다. 어느날 래퍼의 공연을 보게 된 그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던 열정을 꺼내 든다. 셰르를 만나 하나씩 배워가며 랩 경연대회에까지 참가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을 하면서 가족과 여자친구인 사피나와의 갈등이 생기게 되는데, 과연 무라드는 어떤 선택을 할까?

 

사진 제공=Excel Entertainment

<걸리 보이>는 단순히 무라드의 ‘음악’만을 다루지 않는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와의 불화, 친구들과의 갈등, 그리고 사랑 등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여 무라드의 이야기에 살을 붙인다. 다소 산만해질 수 있는 다양한 소재를 조야 악타르 감독은 음악이라는 공통점으로 묶어냈다.

음악은 무라드가 진짜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감정을 표출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무라드가 하고 싶어 하는 음악은 그중에서도 ‘랩’이다. 랩은 음악장르 중에서도 사회적인 맥락에서 발생한 것으로 꼽히는 장르이다. 랩은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던 흑인들이 자신들이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과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를 특유의 비트에 가사를 붙이고 즐기며 시작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무라드가 추구하는 음악을 ‘랩’으로 설정한 것은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걸리 보이>가 보여주는 건 진짜 ‘힙합’이다. 무라드가 느끼는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에 캐릭터에 더욱 몰입하게 한다. 

 

사진 제공=Excel Entertainment
사진 제공=Excel Entertainment


음악 외에 눈여겨볼 점은 <걸리 보이>가 여전히 남은 가부장적인 분위기와 계급, 그리고 여성의 지위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무라드와 사피나의 사랑과 이들의 가정환경에서 잘 드러난다. 

무라드는 부잣집 딸인 사피나와 몰래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무라드와 사피나는 사회적으로 봤을 때 절대 이어질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의대에 다니고 있는 사피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지만, 그의 어머니는 결혼해야 한다며 못을 박는다. 무라드의 아버지는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를 한 집에 데리고 살며 원래 부인, 즉 무라드의 어머니에게 폭언과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답답하고 화가 치미는 이야기 속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캐릭터는 바로 사피나이다. 제 할 말 다 하고, 다소 폭력적이기까지 한 그의 당찬 모습은 이제껏 발리우드 영화에서 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일 것이다.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다 보니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고, 무라드의 랩이 부족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여전히 매력적인 이유는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를 포용할 수 있는 다른 이야기들과 흥겨운 인도의 힙합이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접하기 힘든 인도의 랩을 러닝타임 동안 마음껏 들을 수 있고, ‘진실’이 담긴 랩은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걸리 보이>는 CGV소풍에서 7월 5일에 마지막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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