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이 가진 광기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BIFAN]
집단이 가진 광기에 대하여,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BIFAN]
  • 영화부|유채린 기자
  • 승인 2019.07.2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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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유채린 기자] 제23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이하 BIFAN)의 ‘월드 판타스틱 블루’ 부문에 공식 초청된 <우리는 성에 살았다>가 6월 29일 처음 막을 올렸다. 월드 판타스틱 블루는 SF, 판타지, 코미디, 로맨스, 음악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섹션이다.

 

사진 제공=㈜디스테이션
사진 제공=㈜디스테이션

줄거리

영화는 부모가 죽은 후 늙은 삼촌과 함께 블랙우드 저택에서 살고 있는 자매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멀리 떨어진 ‘그들만의 성’에 살고 있는 콘스탄스는 밖에 나갈 수 없어 종종 동생인 메리캣만이 식재료를 사러 마을에 나갈 뿐, 마을과의 교류는 일절 하지 않는다. 그럴 때마다 메리캣은 따가운 시선을 견뎌내고 돌아와 주문을 외고, 아버지의 물건을 땅에 묻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촌이라며 찰스라는 남자가 찾아오며 저택에 머물게 된다. 그들을 바꾸겠다며 비밀을 파헤치는 그의 모습에 메리캣은 크게 불안해 하지만 어쩐 일인지 콘스탄스는 다른 반응을 보이며 찰스의 편을 들기 시작한다. 찰스의 등장으로 이들의 삶에는 파문이 인다. 

 

사진 제공=㈜디스테이션
사진 제공=㈜디스테이션

셜리 잭슨과 집단, 광기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는 영문학의 대가인 셜리 잭슨이 1962년 발표한 동명의 장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고딕 호러의 선구자로 불리는 셜리 잭슨은 평범한 인간 속에서 광기를 잡아내는 데 굉장히 능하다. 

셜리 잭슨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제비뽑기(The Lottery)>에서 충격적인 살인 축제를 다루며 집단의 광기와 그것이 주는 공포를 날카롭게 비판한 바 있는데,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역시 마찬가지이다. 

저택이 불에 타는데도 '타버려라!'라고 외치며 저택에 쳐들어가 물건을 부수고 훔치는 마을 사람들,  바쁜 두 아이 등 저항하지 않는 소수, 블랙우드 자매에 대해 서슴치 않고 하는 언행은 매우 잔인하지만, 사실 그들은 그저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셜리 잭슨 본인 역시 생전 악마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둥 '마녀'라고 불렸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집단'의 광기에 대한 통찰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 역시 셜리 잭슨의 작품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영상으로 옮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영국 저택의 분위기를 떠올리게 하는 앤티크 풍의 가구들과 으스스한 느낌을 풍기는 저택의 풍경, 그리고 배우들이 뿜어내는 오묘한 분위기까지, 원작 소설이 그러하듯 영화 역시 일상적인 모습에서 미스터리함을 선사한다.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에는 타이사 파미가와 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 크리스핀 글로버, 세바스찬 스탠 등이 출연하여 블랙우드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제23회 BIFAN에서는 7월 6일 상영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오는 11일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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