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저택에서 일어난 그 날의 사건 [BIFAN]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저택에서 일어난 그 날의 사건 [BIFAN]
  • 문화부|김윤지 기자
  • 승인 2019.07.29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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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김윤지 기자] 1일 CGV 소풍에서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We Have Always Lived in Castle)'의 2회차 상영이 진행되었다. 월드 판타스틱 블루 부문에 공식 초정되었으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후, 오는 11일에 극장 개봉한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미국/2018/90분/AP/15세 관람가/스테이시 패슨)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포스터: 네이버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포스터: 네이버 영화

시놉시스

 6년 전 블랙우드 저택 살인사건으로 온 가족이 모두 죽고, ‘메리캣’과 ‘콘스탄스’ 자매 그리고 ‘줄리안’ 삼촌만이 살아남는다. 운 좋게 살아남은 세 사람을 의심하는 마을 사람들을 피해 은둔 중인 이들에게 어느 날, ‘찰스’가 먼 사촌이라며 찾아온다. 소문이 무성한 저택에 얽힌 비밀을 찰스가 파헤치면서 그날의 비극이 다시 시작된다. 

 

비극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콘스탄스 블랙우드와 메리캣 블랙우드브 부모님과 삼촌 줄리안 블랙우드와 함께 성에 살았다. 어느 날 성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부모님은 모두 죽고 유일하게 살아 남은 사람은 삼촌 줄리안뿐이다. 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다름아닌 바로 첫째 딸 콘스탄스. 이제 성에는 콘스탄스와 메리캣, 그리고 삼촌 줄리안만 남았고 마을 사람들은 블랙우드 가문을 경멸하며 괴롭힌다.

 콘스탄스는 6년 전 사건 이후로 성 밖을 나가지 않았고 메리캣만이 매주 화요일마다 식료품을 사러 마을로 나간다. 메리캣은 마을을 갈 때마다 모두의 시선과 비난을 받으며 힘들어한다. 그러나 자신만의 주문(spell)과 의식을 통해 이 성이 무사하길, 변함없는 일상이 지속되길 빈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스틸컷: 네이버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스틸컷: 네이버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는 영상미를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데, 오래된 거대한 성과 그곳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 창백한 얼굴로 무언가를 땅에 묻는 동생 메리캣. 그와 반대로 집 밖을 나가지 않은지 6년이 지났지만 언제나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정성껏 요리해서 식사를 준비하는 언니 콘스탄스. 색감이 대비되기도 하지만 사건의 중심 인물이었던 콘스탄스가 화려하게 꾸을 차림을 한채 언제나 비정상적으로 웃고 있는 사실은 기괴하면서도 소름이 끼친다. 콘스탄스는 어차피 집 밖을 나갈 일도 없고 메리캣과 삼촌 줄리안과 함께 하루하루 살아가면 되기 때문에 6년이 지난 지금, 세상 물정은 물론 마을이 블랙우드 가문을 바라보는 시선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성(Castle)의 의미

 영화 속에서 '성'은 굉장히 상징적이다. 마을 사람들과 다르게 언덕 위에 가장 큰 집에서 사는 블랙우드 가문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립되어서 나오지 않거나 나오지 못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성이다. 동생 메리캣은 성의 철문을 기준으로 안전한 곳과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나눈다. 그래서 성 밖을 나갈 때면 주문을 외우고, 죄악이 담긴 물건(성 밖으로 나갔을 때 일어난 안좋은 일과 관련된 물품)을 땅에 묻고, 나무에 죽은 아버지의 공책을 못 박아놓는다.

 이런 메리캣의 성격도 전형적인 판타지 동화나 비극에서 찾아볼 수 있을법 하다. 하지만 사촌 찰스의 등장으로 메리캣이 강박적 행동은 극에 달한다. 평화로운 세 가족의 일상에 낯선 이가 끼어들면서 메리캣에게 찰스는 자신이 설정한 울타리와 안전한 사람 리스트를 깨고 들어온 '낯선 손님'일 뿐이다. 영화를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하듯 찰스는 순수한 호의를 갖고 온 손님이 아니다. 블랙우드의 돈과 콘스탄스에게 지나치게 집착을 하는 행동을 보일 때 삼촌 줄리안은 찰스를 죽은 자신의 형과 헷갈려하면서 굉장히 닮았다고 말한다. 6년 전, 이 성에서 콘스탄스의 아버지는 죽었다. 따라서 줄리안의 한마디는 찰스의 파멸을 암시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스틸컷: 네이버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 스틸컷: 네이버 영화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를 보고 떠오른 영화가 있다.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2013)이다. 가족 중 한명의 죽음으로 저택에서 살아가는 자매 혹은 모녀라는 공통점과 그들을 찾아오는 낯선 친척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화의 색감과 분위기까지 닮은 두 영화 중 '우리는 언제나 성에 살았다."가 더 동화적이라고 말하고 싶다. 영화 후반부 성이 불탈 때 블랙우드 자매를 마녀라고 칭하면서 불을 끄지 말았어야한다며 악랄한 모습을 보여주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기괴하리만큼 이성적이지 않다. 불이 꺼진 후 성에 쳐들어가 물건을 부수고 훔쳐나오는 등 상식 밖의 행위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 판타지스럽고 블랙우드 자매가 받는 고통이 불쌍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과연 메리캣과 콘스탄스는 안타까운 인물일까. 이 집에서 일어난 6년 전의 사건의 전말과 연결지어본다면 영화가 심어놓은 동화적이면서도 스테레오타입적인 장치들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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