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성취에는 한계가 없다", 스테레오 타입을 유쾌하게 걷어찬 '나를 차버린 스파이'
"여성의 성취에는 한계가 없다", 스테레오 타입을 유쾌하게 걷어찬 '나를 차버린 스파이'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7.03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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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_네이버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 포스터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평범했던 두 여자 오드리와 모건이 얼떨결에 어떤 사건에 휘말리며 스파이 요원의 역할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반쯤 정신을 놓은 것 같은 대사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계속해서 웃게 했다.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영화가 즐겁고 재미있었다는 게 아닐까.

 

이 영화는 여성이 스파이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멜리사 맥카시 주연의 영화 ‘스파이’와 비슷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인 오드리와 모건, 그리고 수잔 모두 직접 현장을 뛰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았고 얼떨결에 임무를 완수하는 이른바 1%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점 역시 유사하다. 덤으로 장면 사이사이에 치고 들어오는 대사들은 배꼽을 잡고 웃게 할 만큼 재미있다는 공통점까지, 두 영화는 서로 닮아 있으면서도 각자만의 매력을 갖고 있기도 했다.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의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역시 여성서사였다. 남자 스파이가 주인공인 영화는 상당히 많다. 007 시리즈나 미션 임파서블, 본 시리즈 등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으며 시리즈로 제작되어 현재까지도 큰 사랑을 받는 것이 바로 스파이 영화이다.

하지만 이처럼 사람들이 ‘스파이 영화’에 열광함에도 불구하고 왜 항상 모든 액션과 미션을 담당하는 스파이는 남성이며, 여성은 그 옆에서 조력자가 되거나 총을 쏘고 뛰어 다녀야 하는 미션에 전혀 적합하지 않은 옷을 입은 채 있어야 했을까. 이 영화에서는 불필요한 노출도, 남성 스파이에게 모든 미션을 떠맡긴 채 심지어 짐 덩어리처럼 보이는 캐릭터도 없었다. 그리고 그러한 점이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슈퍼 모델 킬러 ‘나디아’ 역시 매우 인상적이었다. 파리 패션쇼에 서는 모델임과 동시에 자신을 재촉하는 사람의 머리를 망설임 없이 날려버리는 킬러. 게다가 반사회적인 성격을 가진 채 가장 친한 친구가 평형대라고 말하며 웃어 보이는 나디아는 별다른 대사 없이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특히 모건과 공중 그네에서 벌인 액션은 중간 중간에 등장하는 대사들 때문에 계속해서 웃으면서도 아찔한 고공에서 벌어지는 싸움에 짜릿함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나디아가 모건과 오드리를 암살하기 위해 프라하의 높은 건물에 올라가 저격 총을 겨누는 장면이 참 좋았다. 저격을 하면서 굳이 섹시한 의상을 입었던 스나이퍼들과 달리 성적인 의미가 전혀 담기지 않은 의상을 입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는 볼수록 참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여성서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이 보이는 영화였다. 기존에 여성 스파이에게 부여되었었던 노출이나 이성에 대한 어필이 없었다는 점과, 성별에 따라 다른 ‘스파이’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을 뒤바꿨다는 점, 간간히 등장하는 평등을 추구하는 대사들까지 여러 가지 방면에서 참 세심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별할 게 없는 스파이 영화라고 비평할 수도 있겠지만, 성별 반전을 이루어 냈다는 점에서는 이미 특별한 영화였다. 러닝타임 내내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영화는 흔치 않다. 특히 그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나를 차버린 스파이’가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와 같은 영화들을 더욱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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