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액트', 묵직한 감성과 냉철한 판단
'칠드런 액트', 묵직한 감성과 냉철한 판단
  • 문화부|김윤지 기자
  • 승인 2019.07.0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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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김윤지 기자] 

시놉시스

"나의 결정이 소년의 최선이길"

 존경 받는 판사 피오나는 결혼생활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 치료를 거부한 소년 애덤의 생사가 달린 재판을 맡게 된다. 이틀 안에 치료를 강행하지 않으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애덤의 진심을 확인하고 싶었던 피오나는 병원으로 직접 찾아가고, 그날의 만남은 두 사람의 삶에 예기치 않은 파장을 일으키는데...

 

 피오나(엠마 톰슨)는 법이 삶을 지배할 정도로 무엇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런던가정법원의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안을 주로 다루는 피오나는 완벽하고 냉철해보이지만, 누구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실은 피오나도 누구보다 개인적인 일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점, 자신의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려야한다는 점에서 엠마 톰슨의 연기가 훌륭했다.

'칠드런 액트' 포스터: 네이버 영화
'칠드런 액트' 포스터: 네이버 영화

 단조롭지만 묵직한 감정들을 담고 있는 '칠드런 액트'는 피오나와 애덤의 만남에서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한다. 피오나는 여호와의 증인이며 백혈병을 투병 중인 애덤의 치료 거부가 자발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전례없는 병원행을 선택한다. 판결을 내리기 전 직접 애덤을 만나겠다는 결정이었다. 앞선 피오나의 판결도 거침없고 법에 부합하는 판결이었지만 종교와 소년의 생사가 달린 케이스인만큼 피오나 자신의 판결에 신중을 가하고 정당함을 부여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이 둘의 첫만남으로 애덤에게도 큰 변화가 생긴다. 종교에 대한 의문 혹은 불신이 생기게 되며, 피오나와의 단순한 대화나 행동에도 의미 부여를 하며 자신의 변화를 피오나와 연결시킨다. 

 종교적 선택은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다. 자녀가 성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모님이 종교적 이유 때문에 치료를 거부하는 경우, '칠드런 액트'와 같이 피오나와 같은 판사의 판결에 의존 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종교적 신념이 너무 강해 판사의 결정을 따르려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종교를 믿고 삶을 의지하지만, 생명 앞에 종교가 더 중요한걸까. 생명과 종교적 신념 중 무엇에 더 우선적인 가치를 둬야하는지는 개인의 몫이다. 그러나 영화 속 애덤과 같이 성인이 되기까지 몇달 남지 않은 소년이나, 아예 너무 어려 부모가 법정대리인의 역할을 할 때에는 판사도 명료한 판결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현대에도 풀어야 하는 숙제이자 계속 고민해야할 문제이다.

'칠드런 액트' 스틸컷: 네이버 영화
'칠드런 액트' 스틸컷: 네이버 영화

 '칠드런 액트'는 영상미 또한 주목 해볼만 하다. 극중 등장하는 왕립재판소는 영국 런던에 위치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최고 법원이다. 피오나가 수많은 판결을 내린 일터이자 애덤을 깊은 고뇌에 빠지게 만드는 공간이다. 영화 제작진은 영국 왕립 재판소의 주 법정을 자유롭게 드나드는 특별 허가를 받아 촬영했다고 한다. 따라서 '칠드런 액트'에서는 위엄있는 법원의 빅토리아 고딕 디자인을 고스란히 볼 수 있다. 더불어 등장하는 런던의 전경과 명소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중간 중간 환기 시켜주는 요소가 된다.

 음악 또한 영화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피오나가 일로, 가정사로 고뇌하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바흐의 클래식은 피오나의 감정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는듯 하다. 피오나와 애덤이 병원에서 처음 만나게 되어 부른 노래도, 후에 애덤을 생각하면서 피오나가 부른 예이츠의 노래도 극을 이끌어 나가는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피오나 역의 엠마 톰슨은 "힘든 사생활을 영위하며 만만치 않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피오나에게 이끌렸다"며 연기하는데 있어서 "완전히 새롭고 흥분되는 세상에 몰입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리처드 이어 감독은 동명의 원작 소설 '칠드런 액트'를 쓴 이언 매큐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언제나 사생활과 공적인 생활이 연관된 주제에 끌려왔다. 셰익스피어적 사고와 요소에 매료되었는데 이언의 작품이 바로 그랬다"라고 표현했다. 또한 영화를 준비하면서 가정법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며 온갖 사람들을 다 만났다고 전했다. 직접 재판에 참여를 하며 가정법원의 판결과 형사재판의 차이도 알게 되는 등 법원의 절차에 대해 상세히 알아가는 과정을 겪었다고 했다.

'칠드런 액트'는 현재 극장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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