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 속에 감춰진 정체성과 주체성에 대한 메시지, '원티드'
화려한 액션 속에 감춰진 정체성과 주체성에 대한 메시지, '원티드'
  • 김민주
  • 승인 2019.06.25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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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민주 ]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_네이버 영화 '원티드' 포스터

 

 

 

영화 ‘원티드’는 남들과 다를 바 없는, 오히려 조금 더 모자라기까지 한 ‘웨슬리’가 우연히 킬러 ‘폭스’를 만나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웨슬리가 태어나자마자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는 알고 보니 암살 조직에서 일했던 킬러였으며 현재 배신자에 의해 살해당한 상태이다. 조직의 수장인 슬로언은 웨슬리에게 그에게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킬러’의 유전자가 있으며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슬로언의 말을 듣고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조직에 들어가 킬러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은 웨슬리는 점점 실력을 키워가고, 드디어 아버지의 복수를 할 수 있는 결전의 날이 오게 된다. 

 

 

영화 ‘원티드’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액션을 담고 있다. 특히 차 앞 유리를 날려버린 채 그 밖으로 몸을 내밀어 총을 쏘는 안젤리나 졸리의 액션은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함께 엄청난 짜릿함을 선사한다. 묵직한 타격감과 시원스러운 액션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액션을 통해 폭발하는 아드레날린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총알이 휠 수 있다’라는 기발한 상상력은 비현실적이지만 그 비현실적임 마저도 잊을 수 있는 화려한 총격전을 보여준다. 결말 부분에서 제임스 맥어보이가 달려 나가면서 조직원들에게 총을 쏘는 장면은 아마 영화 속 총격전 장면들 중 손에 꼽히는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려한 액션이 눈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영화 ‘원티드’는 그가 갖고 있는 주제 역시 놓지 않는다. 영화의 주제는 심플하다. 또한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계속해서 주인공들을 통해 직접적으로 언급된다.

‘나는 누구인가.’ 이것이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인 것이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민은 이미 수많은 예술이 다루고 있는 대표적인 주제들 중 하나이다. 하지만 ‘원티드’가 그들과 차별화되고 특별한 점은, 자칫 존재의 본질이라는 보다 무거운 철학적인 내용으로 빠질 수도 있는 주제를 어찌 보면 B급 감성으로, 화려한 액션과 함께 가볍게 제시했다는 것이다. 

 

이 영화는 웨슬리의 자아 찾기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웨슬리’라는 사람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도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웨슬리는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에 열정을 느끼는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면서 어떤 일에도 의욕을 느끼지 못하는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직에 들어가 ‘진짜 나’를 찾아가던 웨슬리는 점점 조직이 정해주는 대로 묻지도, 따지지도 못한 채 끌려 다녀야 하는 삶에도 역시 회의를 느낀다. 그 모든 회의감과 의심으로부터 오는 위기를 겪어낸 후에 웨슬리는 마침내 자신의 삶에 열정을 갖고, 목표를 갖고, 주체성을 갖게 된다.

총 한 자루를 들고 거대한 조직에 맞서는 웨슬리의 모습은 정해진 것에 맞추어 수동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한 거센 반항이다. 그는 자신의 모든 행동이 의미 있기를 바랐고, 주체적이기를 바랐다. 시선을 사로잡는 액션을 걷어내고 보면 그 안에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는 웨슬리의 모습과 마침내 그가 자신이 주체가 되어 이끌어가는 삶을 얻게 되는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영화 ‘원티드’는 자칫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를 ‘액션’이라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영역과 결합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주제에 대해서도 인식할 수 있도록 하였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마침내 스스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결정한 웨슬리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던지는 대사가 있다.

“당신은 최근에 뭘 했나요?”

이는 영화 내내 웨슬리의 힘겨운 자아 찾기 싸움을 지켜봐온 우리에게 당신이 삶을 위해 주체적으로 한 일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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