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홍수 속 '차별화'의 의미에 의문을 던지다, '아나운서 살인사건'
콘텐츠의 홍수 속 '차별화'의 의미에 의문을 던지다, '아나운서 살인사건'
  • 영화부|김민주 기자
  • 승인 2019.06.21 23: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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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민주 기자]

 

*본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_영화맞춤제작소

 

 

영화 ‘아나운서 살인사건’은 특종을 통해 다시 대중의 주목을 받으려는 아나운서 출신 유투버가 지명 수배중인 연쇄 살인범과 단독 인터뷰를 하게 되는 과정을 그려낸 미스터리 서스펜스 영화이다.

 

이 영화는 지난 2017년 연말에 개봉했던 ‘야경 : 죽음의 택시(Nightscape)’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야경 : 죽음의 택시’는 개봉 당시 ‘몬트리올 국제 영화제’의 공식 초청을 받으며 북미와 유럽의 많은 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의 성과를 거두며 큰 화제를 거두었다. 영화 ‘아나운서 살인사건’ 역시 전작에 이어 오인천 감독의 참신한 시도와 독특한 발상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하는 작품이었다.

 

가장 주목할 만 한 점은 영화가 ‘1인 미디어 시점’에서 전개되었다는 것이다.

최근의 트렌드는 점차 TV를 통해 콘텐츠를 보여주는 일방적인 미디어에서 유튜브 등의 채널이 점차 인기를 얻음에 따라 기존에 콘텐츠를 그저 수용하기만 했던 소비자들이 생산자가 되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는 1인 미디어로 이동하고 있다. 창의적이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소재, 컨셉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랑받을 수 있고,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1인 미디어 시대의 도래는 미디어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보다 폭넓고 다양하며 흥미로운 콘텐츠를 양산하게 했다.

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사라진 경계는 점점 더 많은 콘텐츠들이 등장하게 하였으며 이로 인해 현재는 ‘콘텐츠의 홍수’라고 불릴 정도로 범람하는 추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기를 얻고 주목받기 위해서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작해야만 한다.


더 독특하고, 더 기발하고, 남들은 상상도 못할 콘텐츠.

그런 콘텐츠만이 홍수처럼 범람하는 이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끌기 위해 독특함을 넘어서 이상한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영화 ‘아나운서 살인사건’도 마찬가지이다. 지희가 연쇄 살인범 ‘보령’을 취재하러 간 것 역시 세간의 모든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그녀를 인터뷰한다면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던 독특하고 참신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대중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연쇄 살인범이 나도 모르는 경로로 내 개인 번호를 알아내 전화를 걸고, 자신을 단독 인터뷰할 기회를 준다고 하면서 늦은 밤에 아무도 없는 학교로 불러낸다면 과연 우리는 그 말을 덜컥 믿고 가게 될까. 지희가 처했던 상황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어느 하나 수상하지 않은 부분이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이미 사람을 5명이나 살해한 연쇄 살인범이었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을 제치고 굳이 그녀에게 인터뷰할 기회를 준다는 것인지,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등등 지희와 보령의 접점에는 너무나도 많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지희는 그 모든 수상함과 의문을 깨닫지 못한 채 그저 ‘특종’이라는 것에 눈이 멀어 연쇄 살인범 ‘보령’이 시키는 대로 한다. 


이것이 바로 오인천 감독이 꼬집어내고자 했던 영화의 메시지가 아닐까. 범람하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특종을 위해 제대로 된 상황판단조차 하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이 바로 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특종’을 위해 보령에게 접근했던 지희의 결말은 너무나도 허무한 죽음이었다. 오인천 감독은 이처럼 특종과 대중의 관심에 집착하여 연쇄 살인범이라는 너무나도 위험한 사람을 아무런 의심 없이 만나고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지희를 통해 그저 높은 조회수, 많은 Like를 위해 상식적이지 못한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제작하고, 또 그런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 위험까지 무릅쓰는 사회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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