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強盜)의 피에타, 김기덕의 '피에타'
강도(強盜)의 피에타, 김기덕의 '피에타'
  • 문화부|최이선 기자
  • 승인 2019.06.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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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에타' 공식 포스터
영화 '피에타' 공식 포스터

두 가지 과제

많은 관객들의 충격과 질타, 감독의 성벽에 관한 의심을 불러온 것이 바로 강도가 미선을 자신의 어머니로 인정하게 되는 과정이다. 강도는 미선에게 자신의 허벅지 살을 뜯어 먹게 하며, 자신이 난 곳으로 다시 들어간다며 그녀에게 성적인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미선은 강도에게 어머니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을 감내하고 강도에게 헌신적 모습을 보인다. 홀로 살아온 강도에게 그녀의 헌신은 이전에 결코 겪어보지 못한 것으로, 그는 강한 분노와 혼란을 거쳐 끝내는 그녀를 자신의 진정한 어머니로 믿고 강한 애정을 보인다.

 

영화 '피에타' 스틸컷
영화 '피에타' 스틸컷

 

이러한 그의 감정은 배우들의 연기뿐만 아니라 영화 내의 소품들로부터도 알 수 있다. 미선은 처음 강도에게 나타나 자신이 그의 친모라고 말하며 장어 한 마리를 두고 간다. 강도는 이 장어를 어항에 두고 구경하는데, 이전에 그의 손에 혹인 그로 인해 죽었던 다른 물고기, 닭, 토끼 등을 생각하면 꽤나 다른 대접이다. 강도에게 다른 채무자들과 미선의 차이점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이후 식탁에 올라온 장어를 미선은 아무렇지 않게 씹어먹지만 강도는 그러지 못한다. 이는 강도가 곧 미선을 친모로 인식할 것이며 이로 인해 둘 간의 권력 관계가 역전될 것임을 암시적으로 알려주는 장면이다.

 

 

영화 '피에타' 스틸컷
영화 '피에타' 스틸컷

피에타 (pietà)

작품의 제목인 피에타는 미켈란젤로의 걸작이자 이탈리아어로 자비, 연민을 의미한다. 포스터의 강도와 미선도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같은 구도로 위치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강도를 예수로, 미선을 성모마리아로 치환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미선이 강도에게 가졌던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그녀의 헌신은 거짓일지라도 강도에게 자비였을 수 있다. 때문에 작품의 결말이 강도의 자살임은 당연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강도의 자살을 미선의 아들인 상구의 죽음에 대한 참회라고도 해석하는데, 그렇다면 그의 죽음은 우리에게 피해자의 자비가 없는 진정한 회개가 가능할 지에 대한 생각하게 한다.

 

[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최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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