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에선 우아, 밖에선 괴짜... 이 피아니스트가 사는 법 '닥치고 피아노'
무대에선 우아, 밖에선 괴짜... 이 피아니스트가 사는 법 '닥치고 피아노'
  • 문화부|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6.07 1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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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영화 '닥치고 피아노'

▲<닥치고 피아노!> 포스터ⓒ (주)엣나인필름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다큐멘터리 카메라는 인물의 전부를 담아낼 수 없다. 카메라가 바라보는 면은 오직 한 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물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는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인물의 모습만을 담아낸다. 헌데 그 인물이 다채로운 인물이라면, 그 사람이 이룬 결과물이 방대하다면 어떤 모습을 담아내야 할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작곡가이자 솔로콘서트에서 27시간 이상의 피아노 연주로 기네스 기록을 소유하고 있으며 래퍼이자 피아니스트, 아티스트인 괴짜 아웃사이더 천재 뮤지션 칠리 곤잘레스의 이야기를 다룬 <닥치고 피아노!>는 칠리 곤잘레스라는 인물이 지닌 예술의 근저를 중심으로 카메라를 이동한다.


국내에는 2010년 애플 아이패드 CF 삽입곡 'Never Stop'과 2013년 다프트 펑크의 4집 < Random Access Memories >의 삽입곡 'Within'으로 알려진 칠리 곤잘레스는 파이스트, 제인 버킨, 시아, 비요크, 피치스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러브콜을 받는 사랑받는 뮤지션이다. 그가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무대 위에서와 아래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들려주는 무대 위와 달리 아래에서 펼쳐지는 그의 기행은 독특한 매력을 준다. 영화는 이런 칠리 곤잘레스의 모습을 그의 예술을 중점에 두고 표현한다.
 
다큐멘터리 제작 당시 칠리 곤잘레스는 자신의 사생활을 담지 않을 것을 전제로 했다고 한다. 예술가를 다룬 작품들이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과 달리 그 아래에서의 고난과 외로움을 다룬 반면 칠리 곤잘레스는 대중들이 이미 접하고 느낀 예술과 사건에 중점을 두라 말한 것이다. 그 이유는 그가 표현한 예술의 세계가 현실과 픽션, 그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칠리 곤잘레스 형제는 음악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니고 있었고 함께 음악을 만들어 나갔다.
  

▲<닥치고 피아노!> 스틸컷ⓒ (주)엣나인필름


형이 주류 음악계와 타협을 보고 메이저로 진출한 반면 칠리 곤잘레스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계속 하기 위해 밴드를 향한다. 피아노가 아닌 마이크를 쥐고 랩을 하게 된 그는 캐나다를 떠나 독일 베를린을 향한다. 이곳에서 칠리 곤잘레스는 넘치는 열정과 재능으로 주목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는 캐나다 국적을 포기하고 베를린 언더그라운드 회장 선거에 출마한다. 이 사건에 대해 칠리 곤잘레스는 스스로 관심을 받기 위해 했던 행동이라 고백한다.
 
당시 칠리 곤잘레스는 기자들의 질문에 언성을 높이고 문을 박차고 나간다. 그는 야외에 설치된 피아노를 연주하며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댄다. 그는 자신의 그런 모습에 대해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회상한다. 칠리 곤잘레스와 형은 서로에게 자극과 용기를 주는 존재임과 동시에 서로를 의식하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를 다룬 다큐멘터리 속 체스를 두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다.
 
형의 사회적 성공과 정립되지 못한 자신의 예술에 대한 고민과 불안은 기행과 과장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에게 예술이란 과장된 픽션임과 동시에 불안한 현실임을 작품은 보여준다. 작품이 보여주는 또 다른 칠리 곤잘레스의 기행은 칠리 곤잘레스 오디션이다. 칠리 곤잘레스는 자신이 더 이상 칠리 곤잘레스를 하기 싫을 때 그를 대신할 이들을 뽑을 오디션을 개최한다.

재능과 열정, 그리고 기행이 만나다
 

▲<닥치고 피아노!> 스틸컷ⓒ (주)엣나인필름


그는 언제든 무대 뒤로 사라질 수 있게 자신을 완벽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뽑는다. 다만 이 은퇴의 의미는 칠리 곤잘레스로서의 의미다. 독일에서 돌아온 그는 다시 피아노 앞에 서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한 피아노로 회귀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하고자 한다. 영화 <닥치고 피아노!>는 괴짜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칠리 곤잘레스의 예술을 보여줌으로 관객들에게 광기어린 폭발력이 주는 흥미와 독특한 작품세계의 재미를 선사한다.
 
동시에 칠리 곤잘레스가 지닌 예술을 향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지닌 예술적인 재능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적인 색을 찾아 나선 그는 랩부터 일렉트로 피아노, 솔로 피아노, 클래식까지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을 확립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이런 칠리 곤잘레스의 무한한 매력은 그의 예술세계에 온전히 집중하는 카메라의 힘으로 괴짜의 독특함과 예술가의 열정이 혼합된 독특함을 선사한다.
 
<닥치고 피아노!>는 제목 그대로 칠리 곤잘레스의 삶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보다 그의 예술세계가 주는 리듬감에 빠져 예술적인 감각과 감정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힘을 지닌 다큐멘터리이다.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한 아웃사이더 예술가의 에너지를 강렬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칠리 곤잘레스의 독특한 삶과 예술처럼 특별한 감각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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