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 깃든 사진기 '폴라로이드',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악령 깃든 사진기 '폴라로이드',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 문화부|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6.07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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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영화 '폴라로이드' / 6월 6일 개봉예정

'폴라로이드' 스틸컷ⓒ (주)이수C&E
'폴라로이드' 스틸컷ⓒ (주)이수C&E

 

 

[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김준모 기자] 단편영화로 호평을 들은 감독들의 경우 그 좋은 아이디어를 장편으로 늘리려는 시도를 종종 선보인다. 특히 공포 장르에서는 공포를 주는 핵심 소재를 바탕으로 장편에 어울리는 인물만 설정하면 되기에 이런 선택이 꽤나 유용해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라이트 아웃>을 들 수 있는데 불이 꺼지면 귀신의 습격을 받는다는 3분짜리 단편의 이 설정은 81분의 장편영화로 만들어져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폴라로이드> 역시 감독이 2015년 만든 15분짜리 단편 영화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편 공포영화이다. 이 작품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감독 라스 클리브버그가 6월 20일 개봉을 앞둔 <사탄의 인형> 리부트작의 감독이기 때문이다. <폴라로이드>는 <사탄의 인형> 개봉 전 라스 클리브버그의 공포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악령이 깃든 사진기

<폴라로이드>는 틴에이지 공포물이 지닌 공식이 충실하다. 틴에이지 공포물의 경우 일상을 바탕으로 복잡하지 않은 소재로 공포를 유발해 현실적이면서 체험적인 느낌을 강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의 경우 즉석해서 필름이 인화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포를 선사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사진이 찍히면 악령이 쫓아가고 악령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골동품 가게에서 일하는 소녀 버드가 악령이 깃든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친구들을 찍어주며 시작되는 이 작품의 공포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찍힐 수 있는 시대에 어울리는 공포라 할 수 있다. 버드의 폴라로이드를 향해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자세를 취하며 이 사진이 자신들에게 어떤 공포를 가져다줄지 알지 못한다. 이는 흔한 사진 촬영을 바탕으로 숨을 죽이는 위기의 순간이 다가오는 스릴감을 선사한다. 

이런 스릴감이 가장 잘 나타나는 장면이 오프닝 장면이다. 한 소녀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은 후 혼자 있는 집 안에서 악령의 습격을 받는 이 7분가량의 오프닝 장면은 시각을 사로잡는 어둠과 인물의 공포를 조명하는 촬영기법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보여준다. 적절한 명암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법이나 악령의 존재를 효율적으로 드러내며 등장인물이 느낄 만한 공포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꽤나 유효하다. 

   

공포 장르물 가능성 확인

 

하지만 장편으로 재탄생하면서 펼쳐지는 스토리 라인의 경우 공포를 주는 유효한 방식에 비해 미스터리나 스릴러의 재미를 살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준다. 자신이 일하던 골동품 가게에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선물로 받게 된 버드가 사진에 찍힌 사람은 악령에 의해 죽게 된다는 걸 알고 친구들을 지키기 위해 카메라의 비밀을 파헤치는 이 작품의 스토리 라인은 미스터리가 주는 흥미가 약하다 보니 이야기 자체가 지닌 긴장감이 떨어진다. 

공포 장르의 미스터리는 사건이 지닌 핵심 열쇠를 파헤쳐 나가는 재미와 인물들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지닌다. 이 작품의 경우 폴라로이드라는 소재를 뒷받침하고 그 공포를 가중시킬 미스터리의 힘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극이 지닌 힘이 작품의 공포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 여기에 틴에이지 공포물이 지닌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의 개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도, 에너지 넘치게 사건을 이끌어 나가는 인물도 없다 보니 공포의 장르적 색이라 할 수 있는 어두운 무게감이 더욱 무겁게 느껴져 리듬감에 있어 효율적이지 못하다. 소재나 장면 표현에 있어서는 효과적인 측면이 있지만 극의 전반적인 느낌이 부족하다 보니 공포감이 느껴져야 될 지점들이 묻히는 경향이 강하다. 

<폴라로이드>는 소재가 지닌 장점을 이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다만 라스 클리브버그 감독의 가능성 하나만큼은 제대로 보여주었다 할 수 있다. 조명과 촬영기법을 통한 공포감 조성과 개성 있는 장면의 구성은 흥미로운 스토리를 만날 시 연출적인 힘을 부여할 수 있는 감독임을 증명해낸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공포감 조성의 측면에서는 <사탄의 인형>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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