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상상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박찬욱의 '올드보이'
인간은 상상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박찬욱의 '올드보이'
  • 문화부|최이선 기자
  • 승인 2019.06.07 16: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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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드보이' 공식 포스터
영화 '올드보이' 공식 포스터

Theatre; Separated space

박찬욱 감독의 인터뷰에서, 그는 “올드보이라는 영화가 근친상간, 복수극 등의 자극적 요소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가 유원지의 유령의 집처럼 현실과 분리된 장소임을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올드보이 내에서 오대수가 갇혀 있던 공간이 7층도, 8층도 아닌 7.5층임을 생각해 볼 때, 이러한 작품의 세부 설정 또한 감독의 의도가 담겨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Imagination

영화 올드보이의 주제가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관객들은 흔히들 이우진의 복수극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물론 작품의 전체적 플롯이 오대수에 대한 이우진의 기나긴 복수는 맞다. 다만 필자는 작품을 끌고 가는 모티브가 인간의 상상력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첨언하자면 작품 내 지속적인 최면의 등장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다.

우선 이우진의 복수가 시작된 원인은 그의 누나인 수아의 죽음이다. 대수의 친구는 우진과 수아의 관계에 대한 대수의 말을 듣고 수아에 대한 질 나쁜 소문을 부풀려 내기 시작한다. 이를 알게 된 수아는 자신의 상상으로 우진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고, 실제로 배가 불러오더니 결국은 우진의 눈 앞에서 자살한다.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영화 '올드보이' 스틸컷

자신이 수아를 잃은 것처럼, 우진은 대수에게도 가족의 상실을 경험하게 한다. 최면을 걸어 대수와 미도가 사랑에 빠지게 하고, 대수에게 미도의 앨범을 보여주어 미도가 대수의 딸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미도가 대수의 딸이 확실한지는 알 수 없으며, 앨범을 통해 대수로 하여금 미도가 자신의 딸이 아닌지 상상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는 최민식의 롱테이크 격투 장면이다. 대수는 15년 동안 방에 갇혀 아무도 만나지 못했지만, 상상으로 무술을 연마하고 실제로 조폭들과의 결투에서 이를 발휘한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관객들에게도 장면을 상상하게 만든다. 영화 내에 직접적으로 잔인한 장면이 등장한다기 보다는, 짧은 컷들을 이용한 연출과 음향으로 관객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상상하게 한다. 오대수가 혀를 자르는 장면이 올드보이 내에선 이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최이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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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성 2019-07-15 14:15:47
올드보이 무서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