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채식주의에 대한 오만 '콩돼지의 맛' [16th SEFF]
서구의 채식주의에 대한 오만 '콩돼지의 맛' [16th SEFF]
  • 영화부|김승현 기자
  • 승인 2019.05.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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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환경영화제 상영작] 'Soyalism'에 담긴 서구의 떠넘기기식 해결책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채식주의 실천

[루나글로벌스타 영화부|김승현 기자] 제 16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상영한 엔리코 파렌티와 스테파노 리베르티 감독의 <콩돼지의 맛>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화로 서구와 중국 회사들의 농업, 축산업 권력 집중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감독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완전 채식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유기농법으로 사육한 돼지들의 소비를 통해 인간의 건강을 되찾고, 대두 소비량을 줄여 생태계 다양성을 보존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브라질, 모잠비크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기에 사람들이 계속해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까?

과거 미국의 소규모 돼지농장에서는 가축의 분뇨를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거름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수천 마리의 돼지들이 배설하는 분뇨를 처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고 스프링쿨러로 주변 농가에 뿌리는 것이 최선이었다. 어마어마한 양의 배설물들이 정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인근 지역 주민들의 호흡기와 피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난했고 시골 외곽에 거주하고 있었다. 때문에 대규모 돼지농장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을 막지 못했고, 결국 마을을 떠나거나 돼지농장에서 싼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수천 마리의 돼지들이 먹어야 하는 사료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값비싼 사료를 대체하기 가장 좋은 곡식은 바로 ‘대두’ 였다. 중국은 브라질과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숲을 개간하여 대두를 심기 시작했다. 그들은 강한 살충제를 사용했기 때문에 해충의 피해를 입지 않았고, 그 해충들은 먹이를 찾아 지역 주민들의 경작지에 모여들었다. 일자리 창출을 해주겠다는 대기업의 거래에 땅을 내주었던 주민들은 현재 생계 유지 수단마저 빼앗겨 버렸다. 또한 기업들은 대두를 생산하기 적합하지 않은 땅을 변화시키기 위해 암모니아와 같은 유해물질이 들어있는 비료를 뿌렸다. 변화된 땅의 환경은 다양한 곡식들이 자라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생태계 다양성마저 파괴되었다.

환경연구원들은 중국과 서구가 돼지고기를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콩 맛이 나는 덩어리를 씹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계속해서 육류 소비량이 증가하면 지구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사는 공간이 아닌 사료를 재배하고 가축을 도축하기 위한 공장으로 변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육류 소비를 시작한 중국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인병으로 인해 국민들이 죽어가기 시작했고, 지금까지도 육류 소비량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이다. 서구 선진국에 거주하고 있는 연구원들이 개발도상국에 해당하는 중국을 비판하는 것은 과도한 떠넘기기에 불과하다.  

선진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공장식 대량 사육으로 찍어낸 돼지가 아닌 과거 소규모 농장주들이 길러왔던 방식의 돼지를 소비한다면 지금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조금씩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육류 소비량이 줄어들면 돼지들이 먹고 있는 대두, 사료의 양도 당연히 줄어들 것이고 이는 현재까지도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최하층 국가들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육류의 소비를 줄일 수 없다며 부정적으로 미래를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모잠비크의 시민단체는 대기업 농장들이 농토에 들어오는 것을 막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채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관심들이 모이면 돼지가 상품이 아닌 생명체로 바라보는 시선도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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