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모퉁이 가게' 이숙경, "영화를 목적에 두고 촬영을 시작하진 않아"[16th SEFF]
'길모퉁이 가게' 이숙경, "영화를 목적에 두고 촬영을 시작하진 않아"[16th SEFF]
  • 문화부|김윤지 기자
  • 승인 2019.05.2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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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김윤지 기자] 5월 23일, 서울극장에서 제 16회 서울환경영화제가 개막했다. 25일 '길모퉁이 가게(A Corner Shop)'가 상영되었으며 28일에 한번 더 상영될 예정이다. (이숙경/한국/2018/76분/다큐멘터리)

'길모퉁이 가게' 스틸컷: 서울환경영화제
'길모퉁이 가게' 스틸컷: 서울환경영화제

시놉시스

자원 없는 청(소)년들과 어른들이 모여 8년째 도시락을 만들어 배달하는 '소풍 가는 고양이'는 대학에 가지 않은 청소년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기업이다. 2014년 봄, 매출 천만원이 안 되던 작은 가게는 3년 뒤 매출 5천만원을 돌파했다. 그 사이 가게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이 영화는 작은 가게가 성장하는 동안 돈벌이와 인간다움 사이에서 진동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숙경 감독이 2014년 촬영을 시작한 '길모퉁이 가게' 속 '소풍 가는 고양이(이하 소고)'의 직원들은 대표이사와 매니저를 제외하고는 학교 밖 청소년이면서 대학에 가지 않는 청소년들이다. 직원들은 도시락 주문을 받고 직접 만들어 포장을 하며, 배달까지 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한, 목표와 매출로 인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으면서도 개인이 월급을 받고 일상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소고'의 2014년부터 2017년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영화가 끝나고 GT를 이숙경 감독과 이용철 영화평론가가 진행했다. '소고'를 어떻게 알게 되어 촬영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이숙경 감독은 "'소고'의 대표이사 '씩씩이'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짧은 인턴쉽 프로그램을 촬영해달라고 부탁해서 2014년초 촬영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5-6년이상 촬영을 지속할지 몰랐다."라고 답했다. 당시에는 사회적 기업에도 관심이 없었고 단순히 좋은 곳이니 촬영을 도와주자라고 생각했다는 촬영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 했다. 2014년 세월호 사건도 감독 자신에게 영향을 많이 끼쳤다며 '소고'의 작은 공간이 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매출이 적어 할일이 없는 직원들의 모습이 매출이 많고 주문이 많아 공장처럼 일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월 매출 4~500만원에서 2,500만원이 되었을 때 대표이사 '씩씩이'의 고민이 인상 깊었다. 자꾸만 효율성을 따지게 되고 고용주의 입장에서 일의 능률과 인건비와 효율성을 생각하다보니 컨베이어벨트처럼 되어가는 '소고'의 모습에 고민했다. 2014년에는 월 매출이 적었지만 느긋하게 재료를 다듬고 요리하는 등 직원들의 행동이 여유롭고 딱 청소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고'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는 "영화의 마무리는 2017년초이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 지켜보고 있다. 가게는 잘 운영되고 있다. 그만둔다고 하던 홍아는 남아있고 남자 직원들은 군대에 갔다. 가게는 시간과의 싸움에서 스스로 자립해야되는 상황인데 균형잡기를 시도하고 있다. 매출선을 조정하는 등 지치지 않으면서 운영할 방도를 모색 중이다."라고 답했다.

'길모퉁이 가게' 스틸컷: 네이버 영화
'길모퉁이 가게' 스틸컷: 네이버 영화

 다큐멘터리이다 보니 등장인물과의 래포 형성이 중요했을텐데 어떻게 다가가려고 했는가에 대한 답으로는 "의도적으로 래포를 형성하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답했다. 처음 촬영 목적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었고, 등장인물과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가가는 것보다는 매일 가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 기본적인 관계 형성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의 연출에 차이를 두려고 했냐는 질문에 편집할 때도 전반부와 후반부의 속도를 차이를 주는 등 매출의 변화에 따른 관계변화를 속도감이나 카메라와의 거리감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등장인물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카메라를 일기장처럼 생각하게 되어 편하게 대하기도 했다. 영화 중에서 '원주'의 퇴근길과 출근길을 따라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카메라의 시선을 의도적으로 원주에게 돌린 것이냐는 질문에는 "원주의 경우 긴 출근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왕복 3-4시간의 출근길을 감당하면서 일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면서 원주가 일터에 지각을 한 이유, 효율성이 떨어지고 힘들어하는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효율성을 위주로 생각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빈곤의 문제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다며 개인사를 인터뷰한다기보다는 집에서 일터를 가는 길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청소년뿐만 아니라 30~40대 직장인의 고된 일상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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