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덜 자란 ‘미성년’인 우리들
아직 덜 자란 ‘미성년’인 우리들
  • 문화부|김윤지 기자
  • 승인 2019.05.07 11:1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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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문화부|김윤지 기자] 어느 단계를 넘어서야 성년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사회에서는 주로 20살을 기점으로 어른과 미성년자를 나눈다. 청소년들은 얼른 미성년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고 싶어하고, 어른들은 때로는 어른이 되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어하기도 한다. 영화 ‘미성년’에서는 등장인물들 저마다의 미성숙한 모습으로 모두가 아직 덜 자랐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타이틀 ‘미성년’을 처음 들었을 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왜 하필 미성년이라는 제목을 선택했을까? 영화를 보고 난 뒤,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등장인물들의 ‘미성년’적인 모습을 잘 그려냈기 때문이다.

미성년 1차 포스터: 네이버 영화
미성년 1차 포스터: 네이버 영화

 

‘줄거리’

영화는 가장 먼저 아빠 대원의 비밀을 알게 된 주리(김혜준)의 시선으로 시작한다. 주리는 대원(김윤석)과 오리집 사장 미희(김소진)의 불륜을 알고 있고 이 사실이 엄마 영주(염정아)의 귀에 들어갈까 노심초사한다. 주리와 같은 학교를 다니지만 전혀 일면식이 없던 윤아(박세진)는 대원과 미희의 관계를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영주의 귀에 미희의 임신소식이 들어가게 한다. 윤아의 폭로로 주리가 감추려던 진실이 드러나게 되고, 평온했던 주리의 가정은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미성년이다’

폭탄 같은 사건을 갖고 온 장본인인 대원은 일을 저지른 다음에 수습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딸 앞에서 도망을 가는 등 우유부단한 성격을 보인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대원을 보며 답답함을 느끼고 화가 나기까지 한다. 대원의 아이를 임신한 미희는 딸 윤아 앞에서 아이 같은 성격을 드러낸다. 어린 시절의 임신으로 이미 윤아를 낳고, 이번엔 진실되게 자신을 사랑할 사람이라며 대원을 옹호한다. 그런 미희를 윤아는 못마땅해한다. 후에 병원에서 주리와 만났을 때도 행동으로나 대사로나 아이 같은 모습을 보인다. 대원의 아내인 영주는 윤아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하게 됐을 때도 큰 감정적 동요를 보이지 않고 딸 주리를 먼저 챙겨주려는 모습을 보인다. 영주는 대원과, 불륜을 저지르다 못해 아이를 가진 미희를 모두 미워하지만 정작 자신이 뒷정리를 하고 “제가 미워하는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고해성사를 하는 등 관객의 감정이입을 잘 이끌어내는 캐릭터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정말 미성년인 두 아이들, 주리와 윤아는 어른들에 비해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때로는 과격하게 싸우기도 하고 미희에게서 태어난 동생을 아이다운 독특한 방식으로 잊지 않으려 한다. 그러면서도 동생을 낳은 미희와 대원이 정작 관심 가지지 않는 동생을 가장 먼저 보살피려 하는 등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렇게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역할이 뒤바뀌어 보이기도 하고, 굉장히 미성숙한 등장인물들이 그려진다.

 

‘우리는 완벽한 어른일까’

나이라는 숫자로 기준 세워지는 것이 곧 어른은 아니다. 어른이 된 우리는 충분히 어른스러운 행동과 결과를 만들고 있는가? 세상에는 아직 철들지 못한 어른들도 많이 있고, 우리에게도 미성숙한 면이 언제나 내재되어 있다. 성숙과 미성숙의 사이. 우리는 모두 그 어딘 가에 위치한다. 영화를 보며 내가 아직 미성년인 어른일까, 그렇다면 대원, 미희, 영주 중에 어느 쪽과 가까울까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배우 김윤석이 감독 김윤석으로’

영화 ‘미성년’은 오락적 요소를 많이 빼고 섬세한 연출을 보여준다. 다섯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한번씩은 감정이입을 해볼 수 있는, 배우와 관객의 거리가 가까운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 김윤석으로서 만든 첫 작품이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영화를 관람했는데 무거울 수 있는 주제 앞에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잘 만들었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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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2019-05-07 11:50:36
매우 섬세한 영화같네요 한번 보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