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여성을 그리는 방식, '미스 리프리젠테이션'
미디어가 여성을 그리는 방식, '미스 리프리젠테이션'
  • 기사승인 2019.05.01 21:16
  • 최종수정 2019-05-01 21:30
  • 영화부|유채린 기자 (ugemm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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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유채린 기자]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연락, 뱅킹, 학습 등 수많은 것들을 할 수 있고, 동시간대에 지구 반대편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도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미디어이다. 


Misrepresentation과 'Miss' representation

여기서 던져볼 질문은, 미디어는 과연 객관적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는가이다. 우리는 정말로 미디어가 짜놓은 프레임을 벗어나서 바라보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영화 제목은 와전을 뜻하는 Misrepresentation 이라는 단어에 mis- 라는 접두사 대신 발음이 비슷한 Miss를 넣음으로써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영화는 각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왜곡된 여성상을 재생산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왜곡의 주체를 남성만으로 상정한 것이 아니라 여성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대상화를 내재화한 여성들이 자신을 비롯한 같은 여성을 더욱 엄격하게 재단하고, 이러한 행태의 피해자이면서 다음 세대에게 대물림하는 또 다른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저작권_Girls' Club Entertainment

 

미디어와 남성 중심적 사고, 그리고 대상화

세상은 지금까지 남성을 중심으로 그들의 관점을 통해 이루어져 왔다. 남성은 권력과 능력을 가지고 발휘하는 존재로 그려져 왔고 실제로 대부분의 권력자는 남성이었다. 그들은 여성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싶지 않았고, 이를 위해 한 가지를 선택했다. 바로 여성들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도록 하는 것이었고 이것은 정확히 먹혀들었다. 

여성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채택한 이 방법은, 그들을 능력보다 ‘외모’로 가치를 매김으로써 여기에 집중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디어 또한 이에 부응하며 배우, 가수, 정치인 할 것 없이 여성이라면 그들의 외모가 어떤지, 옷차림이 어떤지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써 우리는 여성을 대상으로 상정하는 수많은 것들을 만나고 있다. 드라마, 뮤직비디오, 영화, 광고 등 그 어떤 것도 해당된다. 여름을 배경으로 한 장면에는 늘 바다를 뒤에 두고 몸매를 드러내는 여성이 등장하고, 액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들은 누군가를 구출할 때도 헐벗은 차림으로 싸움에 뛰어든다.

그들은 뚜렷하고 조화로운 이목구비와 작은 얼굴, 늘씬하면서도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지니고 있고 미디어는 이러한 모습을 지닌 여성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여성성을 성립하기에 이른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대상화’라고 규정한다. ‘어떠한 사물을 일정한 의미를 가진 인식의 대상이 되게 함.’이라는 국어사전의 정의를 빌리자면, 여성이 어떤 의미를 가진, 특히 성적인 의미를 가진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상은 평가자에 의해 가치가 매겨진다.

 

미디어의 정치적 경제 행위

여성의 대상화는 보통 성인 여성을 대상으로 행해졌지만, 파장은 그들에게만 머물지 않았다. 그들을 지켜보는 어린 세대의 여성들은 보고 자란 대로 몸무게에 대해, 생김새에 대해 고민하며 스스로를 불안함에 빠뜨렸다. 그리고 남성들 또한 평가자의 위치를 답습하며 여성의 대상화는 모든 세대를 아우르게 된다.

이러한 불안감은 여성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해 의심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의심은 여성들이 미디어가 선전하는 이미지를 원하고 또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게끔 종용하였다

미디어는 이렇게 철저히 계산된 경제적 행위를 실천해왔다. 원하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사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그 결과로써 꼭 필요하지 않은 것에 소비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작권_Girls' Club Entertainment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여성을 대상화함으로써 능력을 평가절하 하고 있는 이 사회의 불평등과 불합리함에 대한 논의라고만 본다면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반쪽짜리일지도 모른다. 인터뷰이들의 입을 빌려 영화는 우리가 변화할 것을 촉구한다. 

외모가 아닌 이룬 일들로 여성을 평가할 것, 여성을 대상화하는 회사나 방송 프로그램 등을 보이콧함으로써 목소리를 낼 것 등 실질적으로 왜곡에 대응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고, 불편해지라고 말하고 있다. 

 

<미스 리프리젠테이션>이 주는 메시지는 2019년 대한민국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미디어가 보여주는 여성의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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