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정서와 다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폴라’
B급 정서와 다크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폴라’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2.13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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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 매즈 미켈슨 주연

<폴라> 포스터 / 넷플릭스 제공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돈이 우선이 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소모품처럼 여겨진다. 몸을 혹사시켜서 일을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게끔 만들고 신체조차 가치를 매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향은 문화계에서도 나타난다. 대규모 블록버스터 영화 또는 피가 범벅이 되는 잔인한 호러영화의 경우 가차 없이 사람들을 죽여 나간다. 불필요하게 잔인하고 자극적인 장면들이 등장하거나 몇 백, 몇 천의 생명이 죽는 장면에도 감정이 이입되지 않게끔 대수롭지 않게 연출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폴라>는 이런 자본의 문제점을 담아낸 작품으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블랙 카이저로 불리는 잔인한 킬러 던컨은 동년배의 킬러들이 연달아 살해당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다. 킬러들을 고용해 살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사장 블루트는 회사의 규정상 50이 넘은 킬러를 은퇴시킨다. 그리고 은퇴한 그들에게는 연금이 지급된다. 처음 고용했던 킬러들이 50대에 이르러 대거로 은퇴하게 되자 퇴직 연금을 주기 싫어진 블루트는 젊은 킬러들을 고용해 이들을 죽이기로 결정한다. 죽은 킬러의 퇴직 연금은 사측으로 간다는 규정에 의해 블루트는 이득을 챙긴다.

 

<폴라>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킬러들은 블루트의 자본에 반해 그를 위해 일한다.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이 그들을 사로잡고 돈을 위해 목숨을 앗아간다. 충성심도 일에 대한 프라이드도 모두 돈 때문에 생겨난다. 그랬던 그들이 돈 때문에 목숨을 잃게 되는 이 영화의 기본 골격은 흥미를 준다. 자본이 부른 생명을 경시하는 마음이 오히려 자신을 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포인트가 되는 지점이 이 작품이 지닌 B급의 정서와 다크한 매력이다.

 

사장 블루트는 물론 그가 고용한 멕시코산 킬러들은 어딘가 나사 하나 빠진 듯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천박하고 지저분하며 일차원적인 사고를 보여준다. 멕시코 킬러들은 던컨을 추적하면서 그의 소유로 된 가짜 주거지들을 방문한다. 그들은 그곳에 거주 중인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인한다. 이 과정은 마치 놀이 같다. 그들에게는 임무를 위한 진중함도 살의를 품은 서늘함도 없다. 마치 게임처럼 사람을 쏴 죽이고 즐긴다. 이는 블루트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돈을 통해 고용과 살인을 반복한다. 공장에 돌아가는 기계부품처럼 인간을 대하고 대체한다.

 

<폴라> 스틸컷 / 넷플릭스 제공

 

마치 코믹스 또는 게임처럼 감정적인 요소가 부족한 악역들의 살인 쇼는 B급의 색체를 보여준다. 대신 이를 가볍지 않게 풀어낸다. 이 비결은 <더 헌트>,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등을 통해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인 매즈 미켈슨이 선보이는 무게감 있는 연기에 있다. 세계 최고의 살인청부업자 덩컨의 얼굴에는 어둠이 묻어 있다. 그는 이 B급 정서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처럼 반쯤 정신이 나가거나 감정적으로 텅 빈 느낌을 주지 않는다. 멕시코 킬러들이 덩컨의 뒤를 쫓는 동안 덩컨은 카밀라와 드라마를 써나간다.

 

이 드라마는 살인을 반복하는 행위와 상반된 느낌으로 극의 균형을 잡아줌과 동시에 덩컨이 블루트와 대립하는 지점에서 감정적인 느낌을 살려준다. 이 다크한 정서는 액션이 부족한 중반부나 진중한 스토리가 진행되는 후반부에 자칫 긴장감이 풀어질 수 있는 드라마를 꽉 잡아준다. 넷플릭스 플랫폼 특유의 자유로운 연출도 인상적인 지점이라 할 수 있다. <폴라>는 은퇴 킬러가 살해당하는 잔인하고 야한 도입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스토리가 아닌 스타일적인 측면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강조하고 과감한 연출을 선보인다.

 

특히 덩컨이 4일에 걸쳐 고문을 당하는 장면은 굳이 넣을 필요가 있나 싶을 만큼 피가 범벅이 되는 잔인한 느낌만 준다. 하지만 감독이 원하는 지점을 살리고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 주는 넷플릭스 플랫폼의 힘은 규격화 되지 않은 색다른 연출로 흥미를 자아낸다. 자본이 지닌 무서움과 어두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폴라>B급의 정서와 다크한 분위기를 통해 극장에서 느낄 수 없는 넷플릭스만의 재미를 주는 오리지널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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