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첫 천만 영화 '극한직업'의 세 가지 매력포인트
2019년 첫 천만 영화 '극한직업'의 세 가지 매력포인트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2.07 2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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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포스터ⓒ CJ 엔터테인먼트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2019년 초부터 '천만 영화'가 탄생하였다. 1월 23일 개봉한 <극한직업>은 2월 6일, 1천만 관객을 달성하며 2019년 첫 1000만 영화가 되었다.


배우 류승룡은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 < 7번방의 선물 > 이후 4번째 천만 영화를 달성했으며 80년생 이병헌 감독은 최연소 천만 관객 동원 영화를 만든 감독이 되었다. <극한직업>의 천만 흥행을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이병헌 감독은 유쾌한 청춘 코미디 <스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지만 체코 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을 리메이크한 성인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이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주연배우 류승룡의 경우 <손님>의 흥행 실패 이후 <도리화가>, <염력>, < 7년의 밤 >이 연달아 흥행과 비평, 양쪽에서 낮은 성적을 받으며 아쉬움을 남겼다. <극한직업>은 코미디라는 장르의 특성상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는 힘들 것이란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열어본 성적표는 훌륭했고 설 연휴 효과를 톡톡히 받으며 천만 영화에 등극하였다. <극한직업>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인상적인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익숙한 소재 조합한 코미디 영화, 공감대 넓은 웃음 끌어내

 

▲<극한직업>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극한직업>의 인상적인 측면 중 첫 번째는 익숙한 소재의 조합이다. 영화 <극한직업>은 고반장이 이끄는 마약반이 국제 범죄조직 일당을 잡기 위해 24시간 감시하는 과정에서 우연찮게 범죄 조직 아지트 앞 치킨집을 인수해 위장 창업을 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이러한 기본 골격은 수사극과 치킨이란 익숙한 두 소재를 적절하게 배합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장르물이 인기를 끌면서 경찰이나 형사는 익숙한 직업이 되었다. 2018년만 해도 <독전>, <암수살인> 등의 작품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또한 치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먹거리라 할 수 있을 만큼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음식이다. 그만큼 대중적이며 치킨을 이용한 유머코드도 인터넷상에서는 활발하게 사용된다.
 
이 두 가지 소재의 결합은 자연스럽고 편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자극적이거나 매니아틱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색다른 웃음코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마약반이 형사와 치킨집이라는 두 가지 정체성 사이에서 예기치 못한 반응을 선보이는 당황스러움은 이 작품의 웃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장사가 안 되는 치킨집인 줄 알고 수사본부를 꾸렸더니 연달아 찾아오는 손님에 닭을 튀기는 모습이나 범죄조직 일당의 뒤를 쫓다 지원이 오지 않아 실패한 영호의 불만 등. 여기에 '오늘 장사하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설명하는 마약반의 반응은 공감대가 넓은 웃음을 자아낸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 '웃음 코드' 부여
 

 

▲<극한직업>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두 번째는 모든 캐릭터에게 부여한 코믹성이다. 코미디 장르의 많은 영화들이 모든 캐릭터를 코믹하게 만들지 않는 이유는 남발하는 웃음 때문에 관객들이 쉽게 질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의 색에 따라 웃음의 색깔이 정해져 있기에 반복되는 웃음은 더 큰 웃음을 줄 수 있는 대사나 장면이 나오지 않고서야 웃음을 무감각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전개하는 캐릭터를 분리시키는 연출을 일반적으로 택한다. 그런데 영화 <극한직업>은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게 웃음 코드를 부여한다.
 
진중한 얼굴과는 다르게 가벼운 행동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고반장 역의 류승룡이나 예상치 못한 거친 매력을 선보이는 장형사 역의 이하늬는 물론 <범죄도시>, <동네사람들>에서 강한 악역 연기를 선보인 진선규가 맡은 마형사는 자기만의 세계가 확실한 사차원 캐릭터로 폭소를 유발해낸다.

여기에 꺼벙한 느낌을 주는 영호 역의 이동휘와 '제정신이 아닌 자'의 매력을 보여주는 재훈 역의 공명까지. 다섯 명의 마약반은 뚜렷한 개성을 통해 나누는 대화만으로도 재미를 준다. 여기에 악역 이무배와 테드 창, 경찰서장과 씬스틸러 3층 아줌마까지 주조연들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다양한 방법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감동 코드' 없이 뚝심으로 웃음 추구하는 <극한 직업>
 

▲<극한직업>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세 번째는 감동을 포기한 스트레이트 코믹이다. 한국 코미디 영화의 가장 큰 고질병 중 하나는 '무리한 감동 코드'라 할 수 있다. 마치 작품이 지닌 작품성을 위해서는 꼭 감동 코드가 들어가야 된다는 듯 눈물샘을 자극하는 지점을 집어넣었다. 이는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을 둔하게 만드는 건 물론 드라마 장르에 비해 깊은 감정을 주기 힘들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선택이 되곤 하였다. 특히 유튜브 등을 통한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세대는 흐름을 갖춘 서사가 있는 웃음보다는 더 재미있고 빵 터지는 웃음을 중요시 여긴다.
 
<극한직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만을 추구한다. 그러다 보니 극에 있어 늘어지거나 전개가 둔해지는 지점이 없다. 만년 반장인 고반장과 아내 사이의 갈등을 통해 감동 코드를 집어넣을 지점이 있었음에도 이런 감동 역시 예상치 못한 웃음으로 치환시켜 버린다.

코미디 장르의 쾌감이라 할 수 있는 웃음을 최우선으로 두다 보니 이야기가 전개되는 장면과 웃음을 주는 장면의 구분 없이 코믹함이 이어진다. 이 선택은 한국 코미디 영화의 고질병이었던 감동 코드를 치료함과 동시에 좀 더 부드럽게 코믹함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한국 영화계에서 코미디는 한때 가장 사랑받는 장르였지만 애매한 웃음코드와 감동의 강요라는 고질병으로 아쉬움을 낳았다. <극한직업>은 폭 넓은 웃음코드와 오직 코믹함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승부하는 뚝심을 통해 큰 재미를 선사한다. 올 설 연휴 예상치 못한 천만 영화가 된 <극한직업>은 코미디 영화가 지닌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웃음에 있어서만큼은 확실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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