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감 있는 액션은 Good, 지나친 무게감의 스토리는 글쎄 '뺑반'
속도감 있는 액션은 Good, 지나친 무게감의 스토리는 글쎄 '뺑반'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2.01 2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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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DX로 관람한 '뺑반' /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주연

<뺑반> 포스터 / (주)쇼박스 제공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뺑반>은 한 마디로 참 의외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예고편과 포스터만 보았을 때는 스피디하고 코믹한 느낌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뺑소니 전담반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나 휴머니즘적인 시도가 꽤나 무게감을 갖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시도는 도입부부터 잘 드러난다. 짧은 편집으로 장면장면을 연결하기보다는 길고 집중력 있게 왜 은시연 경위가 경찰 내 엘리트 조직인 내사과에서 뺑소니 전담반인 뺑반을 향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시연은 경찰 조직 내에서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윤과장과 함께 F1 레이서 출신의 정재철을 수사한다. 하지만 강압적인 수사 방법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게 되고 결국 시연은 뺑반으로 좌천된다. 하지만 이 좌천은 윤과장의 작품으로 그곳에서 수사 중인 미해결 뺑소니 사건이 정재철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수사를 이어가기 위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경찰서 지하에 위치한 열악한 시설의 뺑반은 한때 경찰대 수석이었던 만삭의 우계장과 에이스인 순경 서민재, 두 사람만이 팀을 유지하고 있다.

<뺑반> 스틸컷 / (주)쇼박스

 

매뉴얼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지만 뛰어난 직감과 뺑소니 사고에 대한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민재의 존재 덕분에 최고의 실력을 선보이는 뺑반. 그리고 시연은 이 뺑반 안에서 재철을 잡기 위한 수사망을 점점 좁혀간다. <뺑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단연 카 레이싱&체이싱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특히 4DX의 기술효과를 통해 강하게 발현된다. 4DX 관에서는 영화 상영 전에 현대 스마트카 광고를 보여준다. 이 광고 때 모션체어 효과를 살짝 맛볼 수 있는데 영상에 어울리는 섬세한 움직임이 인상적이다.

 

<뺑반>은 이런 섬세한 움직임을 강렬한 레이싱과 체이싱 장면을 통해 더 강화한다. 초반부 뺑소니를 치고 도망치는 차량을 추적하는 장면은 물론 민재가 핵심 증거를 쥐고 도주하는 시연을 쫓는 장면에서 인상적인 효과를 보여준다. 레이싱카의 움직임에 따른 모션체어의 섬세한 진동은 물론 충돌 장면에서의 쾌감 역시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특히 민재와 재철의 레이싱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 두 사람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4DX의 진가를 보여준다. <베놈>의 카 체이싱 장면을 경험한 분들이라면 기대해도 좋다고 할 수 있다.

<뺑반> 스틸컷 / (주)쇼박스

 

여기에 민재와 재철이 격투를 벌이는 장면은 카 레이싱&체이싱 때와는 또 다른 진동 효과로 새로운 체험감을 준다. <뺑반>은 이런 4DX 효과만을 생각했을 때는 꽤나 즐길만한 작품이다. 시원한 속도감이 쾌감을 준다. 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를 생각한다면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오락영화가 지니는 속도감도, 범죄영화가 지니는 스릴감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드라마적인 깊이가 있는 작품도 아니다.

 

먼저 이야기의 구성이 너무 단편적이다. 흐름을 이어가기 보다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사건을 자른다. 영화보다는 만화의 구성이다. 그래서 후반부 주인공이 시연에서 민재로 바뀌었을 때, 관객들은 혼란을 겪는다. 분명 시연이 재철을 잡는 이야기로 시작되었는데 민재와 재철의 대결이 되고 만다. 이런 대결구조는 흥미로운 레이싱 게임을 만들어내지만 내용상 혼란을 준다. 이런 혼란은 작품 내내 이어진다.

<뺑반> 스틸컷 / (주)쇼박스

 

민재의 뛰어난 수사능력은 첫 번째 뺑소니 장면에서만 사용된다. 이후 부각되는 건 그의 과거와 레이서의 면모다. 시연이 뺑반을 향하는 장면도 그렇다. 시연과 뺑반이 얽힌 에피소드 역시 첫 번째 뺑소니 장면이 전부이다. 그들 사이의 유대나 연대는 관객이 느낄 만큼 형성되지 않는다. 또 시연의 작전이 굳이 뺑반을 향하지 않아도 될 만큼 검사인 태호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는 점에서 실상 뺑반이라는 소재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뺑소니와 민재라는 인물을 중심 사건에 넣기 위한 도구로 느껴진다.

 

스토리 자체가 뺑반이라는 공간이 핵심이 되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가 모아지는 느낌이 약하다. 그런데 여기에 이야기가 주는 무게감이 상당하다 보니 피로감이 누적된다. 특히 민재의 과거는 캐릭터를 돋보이게 만들지만 관객이 기대하던 쾌감이나 속도감과는 크게 거리가 있어 관심을 끌기 부족하다. 여기에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휴머니즘적인 요소로 감정을 자극하러 하지만 그러기에는 재철이라는 악역이 너무나 극악무도하며 장면 하나하나가 지나치게 자극적이다. <뺑반>은 장면을 만들기 위한 스토리의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내용 전개가 파편적이며 부드럽지 않다. 오락영화로써 시선을 끌 만한 지점은 있지만 만족감은 주기 힘든 아쉬운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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