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역경 뒤의 성장, 꿈에 지친 당신에게 바치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고난과 역경 뒤의 성장, 꿈에 지친 당신에게 바치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1.2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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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포스터 ⓒ (주)디스테이션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포스터 ⓒ (주)디스테이션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비가 오는 날이면 마치 세상은 멈춘 듯하다. 라디오에서는 우울한 노래들이 흘러나오고 차도, 사람도 평소와는 달리 느리게 움직인다. 밖에서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보이지 않고 귓가에 울리는 빗소리는 그 어떤 노래보다 기분을 울적하게 만든다.

누구나 삶에 있어 비가 내리는 날이 있다. 힘들고 지쳐 빗속에 주저앉아 울고 싶을 때가 말이다. 영화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비가 내린 뒤 꼭 해가 뜨는 거처럼 삶에 있어 고난과 역경 뒤에는 꼭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말하는 성장 드라마이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쉽게 오해할 수도 있는 영화이다. 고등학생 아키라가 40대 중반의 패밀리 레스토랑 점장이자 애 딸린 이혼남 콘도를 좋아하는 내용이 주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이 중년 남성의 판타지를 담은 로맨스 영화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왜 아키라가 콘도에게 빠지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이 작품의 장르에 왜 멜로/로맨스가 없고 드라마만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꿈을 계기로 서로 더 가까워지는 두 사람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아키라는 고등부 육상 신기록을 달성할 만큼 육상에 특출 난 재능을 보였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파열되는 큰 부상을 겪으면서 좌절한다. 다리에 깁스를 한 그녀는 소꿉친구 하루카와 육상부 친구들이 훈련을 하는 모습을 창밖에서 지켜보며 절규한다. 흔히 어른들은 청춘에 대해 앞으로 나아가는 시기라고 말한다. 가장 찬란한 에너지인 젊음을 지니고 꿈을 향해 나아가야 될 때 아키라는 멈춰버린다. 그녀는 우연히 들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콘도를 만난다. 극 중 평범한 중년 남성인 콘도에게 아키라가 반한 이유는 그가 지닌 친절함과 배려 때문이다. 
  
콘도는 항상 손님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직원들에게도 싫은 소리 한 번 못하는 사람이고, 겉보기에는 나약하고 무능해 보이는 중년 남성이다. 하지만 그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담겨 있다. 콘도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던 아키라에게 서비스 커피를 가져온다. 그리고 우울한 표정의 그녀를 위해 각설탕을 손에서 꺼내는 마술을 선보인다. 아키라는 자신에게 치근덕거리거나 대놓고 연애 감정을 드러내는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에게 무언가를 기대하는 사람이 아닌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일을 하며 남을 향해 배려와 친절을 보여줄 수 있는 남자에게 눈길을 준다. 
  
콘도를 향한 아키라의 사랑은 아키라의 심리에 이유가 있다. 그녀가 겪는 심적 고통과 나아갈 수 없다는 좌절감이 그 자리에 머무는, 그리고 남을 위한 마음을 지닌 콘도를 바라본 것이다. 이 작품이 로맨스가 아닌 성장 드라마가 될 수 있는 비결은 아키라의 심리만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꿈이 멈췄다 여겨지는 중년 콘도의 성장 역시 영화는 담아낸다. 콘도는 겉보기에는 크게 코를 풀고 호들갑스럽게 반응을 하는 중년 남자지만 내면은 수많은 독서로 속이 단단하게 단련되어 있다. 
  
하지만 작가의 꿈을 향한 집착은 그를 이혼남으로 만들었고 절친한 친구에게 연락을 하지 못하는 열등감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콘도는 '이렇게 꿈을 좇으며 살다가는 아무것도 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에 패밀리 레스토랑 점장이 되며 스스로의 꿈을 지워버린다.

하지만 콘도의 삶에 아키라가 들어오면서 방향을 바꿔버린다. 콘도는 아키라가 꿈을 찾아가길 원한다. 젊음이 지닌 힘을 믿고 좋아하는 육상을 계속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아키라를 바라보면서 자신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아키라는 그에게 사랑을 갈구하는 여고생이 아니라 같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좋은 '친구'라 할 수 있다. 


   
아픔을 통해 성장을 보여주는 드라마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스틸컷 ⓒ (주)디스테이션

 

작품 속에서 비는 아키라에게 현재의 고통과 아픔을 상기시키는 소재이다. 아키라의 부상은 비가 올 때면 통증을 통해 되살아난다.

이 통증은 그녀에게 현재의 아픔을 상기시킨다. 인생에 있어 흐린 날의 연속임을 알려준다. 하지만 흐린 날이 있으면 해가 뜨는 날이 있기 마련이다. 영원한 행복은 없지만 영원한 아픔도 없다. 비가 그치고 나면 해가 다시 떠오르듯 아픔 후에는 성장이 있다.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은 중년 남성을 향한 여고생의 사랑 등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음에도 이를 바탕으로 유쾌한 성장 드라마를 만들어 내는 힘을 보여준다.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묘사를 통해, 두 주인공의 아픔을 성장으로 승화시키며 설득을 한다.

원작자 마유즈키 준은 이 작품을 보고 "영화 속에서 표현된 아키라의 생생함과 그를 향해 웃고 있는 콘도의 얼굴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점에서 휼륭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에게도 주인공들이 웃음을 짓게 해줄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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