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영화 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 '맨디'
장르 영화 매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영화 '맨디'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9.01.28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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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 1월 29일 개봉예정

▲<맨디> 포스터ⓒ 세컨드웨이브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맨디>는 제34회 선댄스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이후 제71회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 상영되어 5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제2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서도 첫 공개되어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맨디>를 영화제에서 만난 관객들의 반응은 당혹스러움이었다. 어떤 장면에서 공포나 쾌감을 느껴야 되는지, 이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려도 되는지 감을 잡기 힘들었다. 이 작품은 기존의 할리우드 공포, 호러영화가 보여주는 문법에 의존해 보았다간 재미를 찾기 힘들다. 이 영화만이 지닌 동력에 몸을 실어야만 재미를 맛볼 수 있다.
 
<맨디>는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극을 다룬 작품이다. 한적한 숲속에서 아내 맨디(안드레아 라이즈보로)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레드(니콜라스 케이지). 어느 날 마을의 사이비 종교 집단의 교주 제레미아는 맨디를 보게 되고 그녀에게서 운명적인 힘을 감지한다. 

제레미아는 자신의 신도들과 함께 맨디를 납치하지만 그녀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자 레드를 포박하고 그가 보는 앞에서 맨디를 잔인하게 불태워 죽여 버린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분노한 레드는 제레미아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 일당을 모조리 섬멸시킬 것을 결심한다.

쾌감이 느껴지지 않는 복수극... 그 이유
  

▲<맨디> 스틸컷ⓒ 세컨드웨이브


작품의 기본 골격은 간단하다. 남자가 아내를 잃었고 이에 분노해 핏빛 복수를 벌인다. 한데 관객은 이 복수극에 대해 쾌감이나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힘들다. 흔히 복수극들이 지니는 감정이 발산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 영화의 표현법에 있다. <람보2> <툼스톤> <코브라> 등으로 유명한 조지 P. 코스마토스의 아들인 파노스 코스마토스는 자신만의 창의적인 세계관을 선보이는 감독이다. 그는 관객에게 스토리를 이해시키고 자신의 철학을 주입시키기 보다는 본인이 지닌 이미지를 강렬하게 표현해낸다.
 
1990년대 후반 모친의 죽음 후 10년의 방황기를 보낸 파노스 코스마토스 감독은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대신하여 영화 <비욘드 더 블랙 레인보우>(2010)를 만들었다. 70~80년대 심리호러물의 감성을 주는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이번 작품 <맨디> 역시 마찬가지다. 스토리의 구조와 강한 철학의 메시지보다는 그가 구축하는 이미지와 그 이미지의 발현을 담아내는데 중점을 두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들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의 호불호는 크게 세 가지 지점에서 갈린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늘어지는 편집지점이다. 보통의 공포/호러영화는 편집점을 짧게 잡아가거나 잔인하고 폭력적인 장면에서 컷의 길이를 늘인다. 한데 이 작품은 불필요한 지점에서 컷을 길게 잡아서 지루함을 유발한다. 

특히 레드가 아내의 죽음을 경험한 뒤 화장실에서 몸을 치료하며 분노를 삼키는 장면에서 짧은 컷으로 강렬함이나 감정적인 격양을 주기보다는 느리게 그가 자신을 치료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비춰주면서 극의 흐름을 느슨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사이키델릭(psychedelic)한 분위기다. 사이키델릭은 환각제를 마셨을 때 일어나는 지각 상태를 뜻하는 용어다. 이 작품 속 분위기는 몽환적이다.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뿌옇고 어두운 화면을 선보인다. 특히 조명의 현란한 색깔과 이에 비치는 인물들의 모습은 마치 환각에 빠져 스크린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내용보다 이미지가 우선이 되는 이 작품의 표현에는 효과적이지만 관객에게는 선명하지 못한 화면과 분위기가 어색하게 다가올 수 있다.
 
세 번째는 감정적인 충격이 부족한 복수극이다. 흔히 복수극은 카타르시스의 감정을 유발하기에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맨디>의 구성은 레드의 감정적인 카타르시스보다는 그가 복수하는 과정 하나하나를 만화처럼 묘사한다. 특히 퀘스트를 깨 나가는 듯한 복수의 과정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상상을 초월하는 장면으로 재미를 주지만 주인공이 지닌 감정적인 동력에 거리를 두면서 복수극에 초점을 둔 관객들에게는 심적인 공감을 얻지 못한다.
  

▲<맨디> 스틸컷ⓒ 세컨드웨이브


다만 이런 감독의 선택은 기존 장르 영화의 문법에 지겨워진 관객들에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몽환적인 분위기와 환각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사건의 연속은 강렬하다. 개연성 유지를 위해 문법적인 규칙을 지키며 비슷한 스릴감과 공포를 남발했던 영화들에 비해 이 작품은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는 힘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런 힘을 뒷받침하는 존재가 레드 역의 니콜라스 케이지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데이빗 린치 감독의 <광란의 사랑> 이후 '미친 연기'를 선보이며 이 몽환적이고 환각적인 복수극을 이끌어 간다. 오직 복수에만 눈이 멀어 얼굴에 피칠갑을 하고 살인을 자행하는 그의 모습은 이 영화가 지닌 에너지를 온전히 흡수하며 캐릭터가 지닌 광기를 표출해낸다.

<맨디>는 색다른 영화를 찾는 관객들, 공포-호러영화 마니아인 관객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가 지닌 폭발적인 에너지와 몽환적인 표현은 독특한 체험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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