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을 만나다①
화제의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 마민지 감독을 만나다①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12.21 17: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민지 감독 / 무브먼트 제공
마민지 감독 / 무브먼트 제공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올해 제 14EBS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는 영화제 사상 처음으로 한국 작품이 대상을 수상하였다. 한국의 부동산 문제를 바탕으로 본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낸 사적 다큐멘터리 <버블 패밀리>는 독특한 구성과 발칙한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루나글로벌스타는 감독 마민지 감독과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궁금증은 물론 마민지 감독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Q 우선 축하드립니다. 14EBS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는데요, 한국 작품으로는 첫 대상 수상으로 알고 있습니다.

 

A 이전에 한국 작품 중 상 받은 작품이 거의 없다고 들어서 기대를 안 했어요, 당일 날도 몸이 아파서 응급실에 갔다가 시상식에 참석했거든요. 기대를 안 하고 있었는데 큰 상을 받아서 당황했습니다. 그때 심사위원분들 얼굴이 한 분 한 분 다 기억이 나는데 미국에서 오셨던 평론가분들, 배우분들 다들 끝나고 재밌게 보셨다 말해주셔서 고마웠어요. 핀란드와 공동 작업을 해서 해외진출 기대했는데 그게 잘 안 풀렸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아서 정말 고마웠어요.

 

* <버블 패밀리는> 핀란드에서는 영화제에서 상영했다고 한다. 그 외에 로테르담 건축영화제, 토론토 릴 아시안 영화제 등에서 상영되었다고. 핀란드 방송사와 공동제작한 작품인 만큼 핀란드에서도 방영될 예정인데 언제할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제 끝나면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마민지 감독은 덧붙였다.

 

Q 극영화를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쩌다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가게 된 건가요.

 

학부는 극영화, 대학원은 다큐멘터리를 전공했어요. 원래 극영화를 하다가 영화가 너무 힘들어서 영화를 안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문화인류학 쪽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그쪽에 다큐멘터리와 연계해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더라고요. 제가 영상을 전공해서 기록해야 되겠다고 생각해 영상 쪽으로 가다가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 촬영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Q <버블 패밀리>의 아이디어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A 개인적으로 영화 안에 소개되어 있는 거처럼 아버지와 종로에서 우연히 3,4번 마주쳤어요. 그전까지는 부모님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인연을 끊고 사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우연한 만남이 이어지면서 인간적으로 호기심 생겼어요.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가난을 많이 원망하고 그랬는데 문화연구를 하면서 경제적인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에 대해 거시적인 맥락으로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그냥 벌어진 게 아니라 당시 버블경제와 88 서울올림픽 때의 건설업 경제호황이 가족의 흥망성쇠와 연결되면서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졌죠.

 

 

마민지 감독과 어머니 / 무브먼트 제공
마민지 감독과 어머니 / 무브먼트 제공

Q 허황된 부동산의 욕망을 풀어낸 방식이 독특합니다. 약간 발칙한 느낌도 들고요. 작품을 구상함에 있어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었는지.

 

A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초반에는 뉴스 푸티지가 많이 사용되었어요. 부모님이 인터뷰에서 하신 말씀 중 정보를 위주로 구성해 흐름대로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촬영을 하다 보니 다큐 제작기간이 길어졌어요. 중간에 디벨롭 하는 과정에서 가족 이야기를 더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미시적으로 바라볼 때 구조가 더 보인다고 생각했어요. 원래 극영화를 촬영할 때도 블랙코미디 장르를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요소들을 좋아했어요. 가족을 바라볼 때도 코믹한 요소를 많이 발견해요. 삶 안에서 부딪힐 때는 짜증나는 점이 있는데 거리를 두고 보니 가족 안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 부분 살려 작업해야 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Q 촬영기간은 얼마나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또 분량 문제로 편집한 장면 중 아까운 장면이 있었는지요.

 

A 촬영은 2013년 하반기부터 시작해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자료를) 리서치하며 촬영했어요. 2016년 상반기까지 촬영마치고 그때부터 1년 동안 편집 작업에 들어갔죠. 그리고 2017년 상반기에 완성했어요. 올 초에도 NHK World(일본 방송국)에서 편집을 따로 해서 방송을 했는데 일본에 가서 편집 작업을 했어요. 아쉬운 장면은 부모님이랑 함께 지었던 건물을 보러 다닐 때였어요. 건물을 다 보러 다녔는데 아버지 지었던 건물 중 쌍마빌딩이라는 데가 있어요. 저랑 아버지 마자가 말마()자라 쌍마빌딩으로 이름을 지었다고 해요. 그래서 <버블 패밀리>에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저희 회사 이름도 쌍마픽처스로 지었어요.(웃음) 이런 장면들이 너무 사족이라 어머니가 집주인을 만나는 장면을 빼고는 다 편집했어요. 다른 부분은 생활에서 포착한 게 많아요. 그 장면들은 어머니 아버지와 기획해서 촬영 다닌 거고요. 부모님도 재밌어 하셨는데 많이 빠져서 아쉬움이 들어요.

 

Q <버블 패밀리>는 굉장히 사적인 이야기로 시작하는데요, 이런 점에 대해 부담감이 있진 않았는지요.

 

A 사실 처음 촬영을 시작했을 때 사적 다큐멘터리 장르 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주변 여성 감독분들이 사적 다큐를 많이 찍기도 해서 많이 접하다 보니 이질감은 없었어요. 작업을 하다 보니 개봉을 생각하게 되고, 스케일이 커지다 보니 그 다음에야 부담감이 들더군요. 그전에는 계속 작업을 하고 있어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잡고 갈 수 있어야 다른 문제를 말할 수 있다 여겨서 부담감은 없었어요.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한 부담보단 영화를 잘 만들어야 된다는 부담감이 컸어요. 특히 부모님께 보여드려야 된다는 게 가장 걱정이 되었어요.

 

Q 가족을 촬영한다는 점에서 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힘들거나 어려운 점도 있었을 거 같습니다.

 

A 이를 테면 윤리적으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보호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이 있었어요. 타인이면 양해를 구하고 설득을 하는 과정을 거쳤겠는데 가족이라 모호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잖아요. 감독으로써 그 경계를 지켜야 하니까. 이 부분에 대해 부모님과 이야기하는 게 어려웠어요. 평소에는 딸의 입장에서 편하게 말하다 감독이니까 부모님께 허락을 구해야 되는 과정이 있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어머니는 직장 안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안 보여주길 원했어요. 촬영은 했는데 상의 끝에 걷어내도록 결정해서 다 편집했어요.

 

Q <버블 패밀리>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욕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품을 찍으면서 느꼈던 점 또는 원래 가지고 있던 생각에서 변한 것이 있는지.

 

촬영하면서 두 가지에 초점 맞췄어요. 사실 전에는 부모님을 원망했던 만큼 경제 실패나 부동산 정책 실패가 개인을 싫어지게 만드는 거 같은 인상을 받았어요. 부모님만 원망하다 정책이나 시대맥락을 살펴보니 한 개인의 책임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있는데 개인들이 서로가 서로 짊어져야 되는 방식으로 가는 게 속상했어요. 그 부분을 영화 찍으면서 또 리서치를 하면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에요.

 

마지막 장면을 보면 땅 장면이 나오는데 거의 기대를 안 하고 가봤는데 그 전에는 땅을 사둔 어머니가 원망스럽게 느껴졌는데 막상 찾아가 땅을 촬영하니 좋아지더라고요. 땅을 보니 미래에 대한 희망도 생기고 땅값이 오르면 학자금 갚고 전셋집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옆에서 보면 탐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본인 일이 되면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을 과거 경제사를 보며 이해할 수 있었다면 개인의 욕망이 어떻게 비춰지는지는 제가 땅을 보며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이 부분을 통해 관객과 공감하고 싶어요. 강남부자 뿐만 아니라 집값이 떨어지면 다들 조마조마 하잖아요. 당사자가 되면 욕망이 작용하는 건 모두 같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제 땅값은 올랐으면 좋겠어요.(웃음)

 

(2부에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