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바라본 세상, 괴물을 창조하다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그녀가 바라본 세상, 괴물을 창조하다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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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르 패닝 주연 / 12월 20일 개봉예정

 

<메리 셸리>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메리 셸리' 포스터 / (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언 에듀케이션>이라는 영화가 있다. 17세의 우등생 소녀 제니는 보수적이고 엄격한 부모님 아래에서 답답한 생활을 한다. 비 오는 날, 하굣길에 그녀를 태워준 연상의 남자 데이빗에 빠진 제니는 답답한 학교생활을 뒤로 하고 유머러스하고 젠틀한 데이빗과의 일상에 젖어든다. 하지만 이내 그녀는 깨닫게 된다. 세상은 학교처럼 순수하고 정직하며 모범적이지 않다는 걸. 이 어린 소녀는 뒤늦게야 자신이 데이빗이란 남자에게 속았다는 걸 알게 된다.

 

<메리 셸리><언 에듀케이션> 사이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여성 감독이라는 점이다. 여성 감독은 오직 여성만이 느낄 수 있는 섬세한 심리를 담아낸다. 남성의 이성적인 판단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여성 감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메리 셸리>의 메리와 <언 에듀케이션>의 제니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고귀하고 우아한 아가씨라는 점이다.

 

'메리 셸리'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메리는 문학적인 재능이 탁월하다. 그녀의 재능은 집안의 내력인데 문학가인 아버지는 물론 돌아가신 어머니의 재능을 타고 났다. 메리는 자신을 낳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동경한다. 그녀는 어머니처럼 진취적인 여성이 되기를 원한다. 하지만 서점을 운영하는 집안 사정은 좋지 않고 새어머니는 책만 읽고 일은 하지 않는 메리를 나무란다. 아버지는 메리가 자신의 재능을 피우지 못하는 걸 아깝게 생각해 그녀를 스코틀랜드의 친구 집으로 보낸다.

 

그곳에서 메리는 퍼시라는 낭만파 시인을 만나게 된다. 잘생긴 외모에 낭만이 가득 담긴 말을 내뱉는 그에게 첫눈에 반한 메리는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그를 잊지 못한다. 그러던 중 퍼시는 메리를 찾아오게 된다. 알고 보니 퍼시는 아버지의 제자였던 것. 퍼시의 계속되는 애정공세에 메리는 그에게 마음을 건다. 그가 아이가 있는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메리는 여긴다. 그리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퍼시를 따라 집을 나선다.

 

처음 사회로 나간 메리는 두 가지를 경험한다. 첫 번째는 그녀의 울타리가 되어줄 존재가 없다는 점이다. 집에서는 비록 가난에 시달렸지만 아버지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울타리가 되어 그들 가족을 지켜주었다. 반면 남편 퍼시는 아내를 버렸다는 사실 때문에 나빠진 사회적인 인식과 자금난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생활을 반복한다. 아이를 가진 메리는 남편이 그들 가족을 지켜주지 못하면서 그녀 역시 아이를 지켜주기 힘든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

 

두 번째는 세상이 가진 따스함이란 게 없다는 점이다. 울타리가 벗겨진 가정에서 그녀가 마주한 건 세상의 조롱과 멸시, 그리고 편견과 냉혹함이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이 메리 부부가 바이런 경의 저택을 향했을 때이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메리와 퍼시 부부에게 함께 집을 나온 의자매 이자벨은 바이런 경의 저택을 향하자고 말한다. 그녀가 바이런 경의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이다.

 

'메리 셸리' 스틸컷 / (주)팝엔터테인먼트 제공

하지만 거만한 귀족 바이런 경은 이자벨을 무시하고 그녀의 사랑을 차갑게 외면한다. 메리는 바이런에게 자신과 퍼시, 그리고 이자벨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한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어머니처럼 주체적이고 강한 여성이 되기 위해 세상에 뛰어든 메리는 지옥 같은 현실에 좌절을 겪는다. 그녀의 이런 좌절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괴물을 탄생시킨다. 프랑켄슈타인은 자신을 만든 박사에게 버림받고 자신을 괴물로 취급하는 현실에 좌절한다.

 

<프랑켄슈타인>이 발간되었던 1800년대 초에는 젊은 여성 작가라면 세상을 향한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작품들을 써야 했다. 그게 여성이 지녀야 될 사고이자 인식이라 여겼다. 하지만 온실을 벗어나 현실을 바라본 메리에게 당시의 영국은 다시 태어나도 행복을 느낄 수 없는 나라였다. <메리 셸리>왜 메리는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켰는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문학을 사랑하던 어린 소녀가 울타리를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면서 겪은 좌절과 고통이 <프랑켄슈타인>에는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기를 잃은 그녀는 이 차가운 현실에서 다시 아기를 살릴 수 있다 한들 행복을 줄 수 없을 것이라 여긴다. 로맨스와 드라마를 적절하게 섞으면서 괴물 프랑켄슈타인의 탄생 비화라는 중심을 잃지 않는 스토리가 매력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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