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부동산 부자였지만...강남 월세방 살게 된 어느 감독의 이야기
한때 부동산 부자였지만...강남 월세방 살게 된 어느 감독의 이야기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12.12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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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버블 패밀리' / 2018.12.20 개봉예정

▲  '버블 패밀리' 포스터ⓒ 무브먼트
▲ '버블 패밀리' 포스터ⓒ 무브먼트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책을 내놓지만 뾰족한 수가 등장하지 않는 문제가 '부동산'이다. 매 정권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말하지만 이를 무시하듯 집값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부동산 부자가 진정한 승자라는 인식이 파다하다. <버블 패밀리>는 한때 부동산 부자였지만 지금은 월세집에서 쫓겨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마민지 감독의 가족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마민지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여주며 말한다. '나는 어린 시절 좀 살던 중산층'이라고. '좀 살던'과 '중산층'이 이루는 말의 모순은 80년대 당시 대한민국의 모습을 말한다. 당시 대한민국에는 부동산 열풍이 불었다. 전두환-노태우 정권 하에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건축 붐이 일었고 마 감독의 어머니는 그 '맛'을 보게 된다. 100만 원에 산 집이 팔 때는 200만 원이 된 것이다. 

 

▲  '버블 패밀리' 스틸컷
ⓒ 무브먼트

 

울산 공장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으로 '집장사'에 뛰어들었고 성공을 거두었다. 당시 대한민국 경제는 호황이었고 국민들 대다수는 자신들이 중산층 이상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당시 뉴스에는 이런 말이 등장한다. '우리 국민의 60%는 자신들을 중산층 이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실제 조사 결과 약 30%가 실질적으로 이에 해당한다'고 말이다. 
  
이런 차이는 '버블(거품)'에 존재한다. 투자를 하면 무조건 돈을 벌 수 있었던 당시의 환경은 누구나 목돈이 있으면 지금의 생활수준 그 이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환상에 젖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환상은 IMF와 함께 깨지고 만다. 거품이 가라앉은 것이다. 마 감독의 아버지는 부동산에 거금을 투자했지만 투자 지역이 개발되지 못하면서 돈을 잃게 된다. 작품은 이런 현실을 두 가지 측면에서 독특하게 담아낸다. 
  
첫 번째는 부동산을 포기하지 못하는 가족의 모습이다. 마 감독의 부모는 강남의 월세 집에서 산다. 돈은 없지만 강남이라는 위치는 포기하지 못한다. 여기에 아버지는 부동산을 알아보러 다닌다. 딸이 영화지원금으로 받은 금액까지 투자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그들은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길이 부동산 밖에 없다고 여긴다. 
  
가족을 먹여 살렸던 것도 부동산이고 윤택한 생활을 살게 만들어주었던 것도 부동산이다. 여전히 목돈만 있으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 부동산에 부모님은 집착한다. 두 번째는 이런 한 가족의 부동산 '잔혹극'을 '한국사'와 엮어냈다는 점이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중반까지의 3저(저금리, 저유가, 저달러)로 인한 호황기는 말 그대로 누구나 노력을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  <버블 패밀리> 스틸컷
ⓒ 무브먼트

 

누구나 노력해 돈만 벌면 그 돈을 불릴 수 있다는 희망이 가득했던 시대. 헌데 알고 보니 그 시대는 거품이었고 부모는 아직도 그 거품에 빠져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에도 이어지는 부동산에 대한 집착은 이 거품이 빠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여전히 부동산 가격은 높고 잡힐 방도가 보이지 않으며 내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며 서민층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마 감독 가족의 비극은 그들만의 고통이 아닌 한국사회 전체가 겪었던 그리고 겪고 있고 겪어나갈 고통임을 이 작품은 보여준다. 
  
다큐멘터리의 매력은 개인적인 삶의 단편을 통해 인생 또는 역사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제14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버블 패밀리>는 거품처럼 차오른 가격과 이에 오르기 위해 여전히 애를 쓰는 부모의 모습을 통해 한국사회의 영원한 '숙제'인 부동산 문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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