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의 위용은 보여주지만...아쉬운 구성이 발목을 잡다 '모털 엔진'
헐리웃 액션 블록버스터의 위용은 보여주지만...아쉬운 구성이 발목을 잡다 '모털 엔진'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12.06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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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잭슨 사단 작품 / 12월 5일 개봉

▲<모털 엔진> 포스터ⓒ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5일 개봉한 영화 <모털 엔진>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첫 번째는 '피터 잭슨' 사단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피터 잭슨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 <킹콩>, <호빗> 시리즈를 통해 기술력과 서사 구성에 있어 기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수준을 한 단계 상승시킨 감독이다. 그의 사단이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필립 리브의 4부작 소설의 깔끔한 구성과 한 단계 진보한 기술력을 선보일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두 번째는 '도시가 도시를 집어삼킨다'는 영화의 콘셉트다. 60분 전쟁 후 황폐화가 된 미래를 그린 이 작품은 거대 도시 '런던'이 움직이면서 다른 도시들을 집어삼킨다는 독특한 설정이다. 특히 공개된 예고편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상시키는 거대 도시의 모습과 도시가 도시를 공격하는 액션의 박진감은 기대를 품게 만들기 충분했다.
   

▲<모털 엔진>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의 액션과 시각적인 효과는 '역시 피터 잭슨 사단'이라는 생각이 들만큼 꽤나 인상적이다. '도시가 도시를 집어삼킨다'라는 설정을 강렬하게 보여주는 도입부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움직이는 도시는 어설프거나 애니메이션처럼 비현실적인 인식을 주지 않는다. 이런 자연스러움은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독특한 세계관에 금방 몰입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런 시각적인 효과와 강렬한 도입부가 큰 몫을 해낸다.
 
여기에 '에어 헤이븐'을 기점으로 한 저항세력이 공중전을 주로 펼친다는 설정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지상 대 지상전이 줄 수 있는 파괴력 대신 공중전 대 지상전으로 범위를 확장시키며 비록 파괴력은 감소되지만 다양한 장면을 연출해내며 지루함을 최소화시킨다. 여기에 거대한 에어 헤이븐을 구현해낸 시각효과는 웅장함과 신비함을 주어 거대 도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런 '기술적인 효과'들만 놓고 보았을 때 <모털 엔진>은 분명 흥미로운 작품이다. 문제는 이런 효과를 돋보이게 만드는 스토리의 구성이다. 2시간이 조금 넘어가는 시간에 방대한 내용을 다 담으려다 보니 사건의 해결이 지나치게 빨리 일어나는 양상을 보인다. 시간이 부족하니 이 장면은 여기서 끝내고 다음 장면으로 빨리 넘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지나치게 투영된다.
 
볼 게 많은 박물관에 왔는데 가이드가 시간이 부족하다며 빨리 빨리 이동시키는 기분이 든다. 특히 거대 도시의 위력과 에어 헤이븐은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 빠르게 전환이 이뤄지다 보니 재미를 붙이기 힘들다. 이런 구성의 단점은 중반부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다 담으려다 보니 무엇에 집중해야 될지 모르게 만든다.
   

▲<모털 엔진>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헤스터 쇼(헤라 힐마 분)의 과거와 발렌타인(휴고 위빙 분)의 음모, 슈라이크(스티븐 랭 분)의 등장과 안나(지혜 분)의 활약이 중반부에 다 겹치다 보니 오히려 무엇에 집중해야 될지 몰라 지루함을 느끼게 만든다. 마치 중창단이 전부 자기가 돋보이려고 고음을 질려대다 보니 화음이 맞지 않아 듣기 싫은 노래가 들리는 기분이다. 지난 11월 28일 개봉한 영화 <후드> 역시 스토리에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관객이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부분을 잘라내며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갔다.
 
반면 <모털 엔진>은 이것도 저것도 버리기 아까우니 모두 담아내려다 보니 이야기의 속도는 빨라지고 곁가지도 많았다. 이런 구성의 아쉬움은 감정에서도 비롯된다. 사랑, 우정, 복수, 야망, 연민 등이 복잡하게 섞인 영화 속 감정은 관객이 무엇 하나 제대로 이입하기 힘들다. 영화가 하나의 핵심적인 감정을 주는 건 중요한 포인트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 <아마겟돈>이 아버지의 죽음에 오열한 딸이 귀국한 남자친구와 사랑의 키스를 나누는 장면으로 욕을 먹은 것처럼, <모털 엔진> 역시 관객에게 통일성이 부족한 감정을 주면서 아쉬움을 남긴다. 한 번의 감정을 털어내고 다음 감정으로 가기엔 이 영화의 속도는 너무 빠르다. 그 속도를 따라 촘촘하게 이야기를 구성했어야 했지만 허술하고 집중력 부족한 구성으로 아쉬움을 남긴다.
 
장점만 따지자면 <모털 엔진>은 분명 좋은 작품이다. 화끈한 블록버스터 액션과 신비로운 세계관의 흥미로운 시각효과, 여기에 시선을 강탈하는 한국계 배우 지혜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액션과 시각효과만을 생각한다면 흥미로운 작품이 될 수 있겠지만 스토리의 구성을 중시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운 작품이 될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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