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보는 소년의 우울했던 유년시절...결말은 감동적인 '나츠메 우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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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포스터 ⓒ (주)애니플러스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10월 19일~23일)에서 상영된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나의 눈물샘을 훔쳤다. 하나는 <여주인님은 초등학생>으로 부모를 잃은 어린 소녀가 귀신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아픔을 이겨내고 성장한다는 내용을 다룬 작품이고, 다른 하나는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로 지난 9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를 제치고 일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화제작이다.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는 오는 10월 31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원작 만화 연재 15주년, TV 애니메이션 방영 10주년을 기념하여 완성된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는 요괴와 인간이 공존하는 판타지 세계관과 요괴에게 이름을 돌려준다는 흥미로운 내용이 담긴 가슴이 따뜻한 힐링 애니메이션이다. 원작자의 감수를 거친, 100%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담은 이번 극장판은 '치유물'이란 이유로 우려되었던 지점들을 말끔히 해소하면서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치유물은 자극적인 요소가 거의 없고 한 번 접하고 나면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르로,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라이트 노벨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이 장르의 단점은 자극이 적은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가 적다는 것이다. 또 적은 갈등으로 깊은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야 되기 때문에 억지스러운 설정이 따라오기도 한다. 어떤 작품은 장르만 치유물일뿐 설정은 막장 드라마보다 더 자극적인 경우도 있다.          

▲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스틸컷 ⓒ (주)애니플러스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는 두 가지 점에서 치유물의 매력을 살린다. 첫째는 제목에 드러나 있는 '연'이다. 연(緣)은 인연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는 이 인연의 범주를 사람을 넘어 귀신에게까지 적용한다. 소년 나츠메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친척 집을 전전한다. 귀신을 볼 줄 아는 능력 때문에 친구들에게 거짓말쟁이로 낙인찍히고 불우한 가정사로 인해 우울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나츠메의 귀신을 볼 줄 아는 능력은 할머니 레이코와 연관되어 있다. 레이코는 본인의 능력 때문에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귀신들을 친구로 삼았다.
 
레이코는 귀신들과 내기를 해 '우인장'이라는 작품 내 가상의 수첩에 그들의 이름을 적는다. 이름이 적힌 요괴는 레이코가 부르면 언제든 나타나야 한다. 그렇게 레이코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멀어지는 대신 귀신들의 세계에 발을 담갔다. 나츠메는 레이코가 맺은 귀신들과의 '연' 때문에 그들의 세계를 경험한다. 다만 나츠메는 레이코와 다르다. 레이코가 그녀를 박해하는 사람들 때문에 인간을 멀리하고 귀신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던 반면 나츠메는 양쪽 세계에서 균형을 이룬다. 그 이유는 자신을 친아들처럼 받아준 후지와라 부부의 사랑과 나츠메를 난폭한 귀신으로부터 지켜주는 대요괴 야옹 선생 때문이다.
 
나츠메는 사람과 요괴, 양측에서 소중한 연을 맺고 있다. 이런 나츠메의 연은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말하고자 하는 연의 의미를 강화시킨다. 할머니의 기억 속에 자리한 요리에라는 여인과 그녀의 아들 무쿠오와의 이야기는 사소한 인연 하나가 엮이고 엮여 고통을 덜어주고 따뜻함을 줄 수 있다는 깊은 감동을 전한다. 다만 이 감동을 '무공해 청정 스토리'로 전하기 위해서는 자극을 덜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택한 방법이 야옹 선생을 통한 웃음 유발이다.           
  

▲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스틸컷 ⓒ (주)애니플러스

 

치유물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택한 또 다른 방법은 캐릭터들의 활용인데 그 중 야옹 선생의 활약은 단연 눈부시다. 짧은 다리에 통통한 외형을 지닌 복고양이 야옹 선생은 귀여운 외모와는 다른 '아재 감성'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먹을 것에 눈이 돌아가고 술을 좋아하며 자신의 몸매를 매력적이라 말하는 그의 모습은 작품에 유쾌한 웃음을 더하면서 지루해질 수 있는 치유물의 이야기를 통통 튀게 만든다. 특히 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고 자그마한 세 마리의 새끼 고양이가 되는 야옹 선생의 모습은 최고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원작의 캐릭터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점도 스토리의 공백을 채운 힘이라고 본다. 타누마, 사사다, 타키 등 나츠메의 친구들을 통해 야옹 선생 실종 사건을 흥미롭게 이끌어 가며 미스터리의 요소를 강화시켰다. 또 나토리 슈이치를 등장시킴으로 자칫 흥미를 잃어버리거나 표류할 수 있었던 결말을 깔끔하게 봉합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나츠메 우인장>의 첫 번째 극장판은 나츠메와 레이코, 그리고 유령들을 통해 시간을 뛰어넘는 인연의 힘을 보여준다.
 
사람은 수명과 나이에 의해 그 생명을 잃지만 귀신은 세상에 남아 산 자와 죽은 자를 이어준다. 때론 산 자의 아픔을 죽은 자가 감싸주기도 하며 어떨 때는 죽은 자의 원혼을 산 자가 달래주기도 한다. 인연(因緣)은 인연(人緣)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오직 인간(人間-사람과 사람 사이)으로만 이뤄졌다는 생각을 깨버리는 이 영화의 깊이는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치유를 선사할 것이다.  

▲ <나츠메 우인장: 세상과 연을 맺다> 스틸컷 ⓒ (주)애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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