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죽음은 변화와 혁명을 이끌어 낸다 ‘한 남자가 죽었다’ [BIAF]
누군가의 죽음은 변화와 혁명을 이끌어 낸다 ‘한 남자가 죽었다’ [BI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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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BIA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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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죽음이란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죽음으로 새로운 을 피워내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인 영향력이 있는 이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죽음을 통해 변화와 혁명을 이끌어 낸다. <한 남자가 죽었다>는 시위 중 경찰의 발포로 사망한 한 남자의 죽음을 통해 계층이 품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하지만 빵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처지에 대한 저항 의식이 담긴 작품이다.

크리스와 에티엔 다보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제2차 대전 종전 후 재건 사업이 한창인 50년대의 브레스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실제 사건을 다룬 작품은 세 명의 남자를 등장시킨다. 배운 거 하나 없는 과격한 남자 제프, 시위 속에서 경찰의 발포로 죽은 유일한 사람인 에두아르, 영화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여기는 르네가 그들이다.

제프는 평화적으로 진행되며 폭력을 지양하는 파업과 시위에 불만이다. 그는 비폭력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여기며 경찰의 강압적인 진압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태도로 달려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까막눈이며 작은 키를 지니고 있어 꼬마 제프라는 별명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과격한 사상과 열등한 조건 때문에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편견과 경멸의 시선을 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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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에두아르는 못 배운 놈들 중에 배운 놈으로 주변 친구들 중 눈에 띄는 스마트한 남자다. 제프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냈던 짝사랑하는 풀레르가 에두아르를 좋아하고 있다고 단정 지으며 그의 죽음이 풀레르를 슬프게 했다고 여긴다. 르네는 예술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여긴다. 그는 파업과 시위 현장을 촬영함으로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담아낸다. 그리고 레지스탕스로 활동 중 독일군에 의해 사형 당한 청년의 죽음을 다룬 시 한 남자가 죽었다를 에두아르의 이름을 넣어 낭송, 녹음한다.

브레스트 지역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며 영화는 상영되고 브레스트 지역의 노동자들은 고취와 고양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프는 마음의 갈등을 겪는다. 과연 이 영화라는 게 우리를 도울 수 있는 것일까, 자신이 영화 제작과 상영을 돕는 이 일이 과연 유의미한 것일까, 특히 자신처럼 못 배우고 과격한 사람이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등 스스로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한다.

작품은 이런 제프의 내면의 심리와 변화, 이를 통한 노동자들의 인권과 권리를 이야기한다. 2차 대전 후를 배경으로 사랑과 인간을 이야기할 때 그 이면에서 고통 받던 노동자 계층을 다루었다는 점, 못 배우고 거친 사상을 지닌 제프를 통해 계층적인 고민을 담아냈다는 점은 플러스 요인이다. 아쉬운 점은 플롯적인 측면에서의 단순함이다. 색다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과 원작의 작가가 직접 작품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더 높은 흥미를 기대했으나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고 본다.

파업과 시위를 주제로 삼는 작품들이 감동을 뽑아내는 지점이 기존 작품들과 차별화된 점이 없다. 2018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전 작품들보다 조금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그런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감정을 고취시키는 지점도 예측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든다. 더 뜨겁거나 특별해야 되는 순간에 이를 살려내지 못하면서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한다.

BIAF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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