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소재를 영리하게 담아내다, '숲에 숨은 달' [BIAF]
한국적인 소재를 영리하게 담아내다, '숲에 숨은 달' [BI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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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상영작 / 하반기 개봉 예정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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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가장 최근에 본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 <달빛궁궐>은 분위기가 좋았던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작품이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에 아이들도 싫어할 법한 노골적인 주제의식의 표출, 결정적으로 네이버 평점 이벤트라는 별점 조작에 가까운 을 하면서 아쉬운 작품으로 남게 되었다.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1년에 한 편 개봉하기도 힘들 만큼 작은 시장을 지니고 있다. <숲에 숨은 달>은 이런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에 부흥을 줄지 아니면 또 아쉬움을 남길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디알무비가 제작을 맡은 <숲에 숨은 달>은 일본 감독 우메하라 타카히로가 감독을 맡았다. 해외 유명 작품에 제작에 자주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린 디알무비는 헌터 헌터등을 연출한 우메하라 감독을 기용하면서 캐릭터의 작화와 완성도적인 측면에 공을 들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측면이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한국 전통 문화를 활용한 부분이다. 장구, 꽹가리, 소고, 해금, 5인방은 한국 사물놀이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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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에서 이들이 음악으로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한국의 전통문화인 사물놀이의 매력을 보여주면서 비트 게임의 느낌을 준다. 여기에 농사 후 즐기는 사물놀이의 모습은 우리 민족 특유의 흥과 멋을 살려낸다. 두 번째는 이런 흥과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음악이다. 작품의 내용과 정서가 담긴 음악은 깊이는 물론 감정의 고조를 가져온다. 작품을 다 보고 나면 OST가 기억에 남을 만큼 신경을 쓴 티가 난다. 한국 고전 음악을 현재의 관객들도 귀를 열고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세 번째는 달이다. <숲에 숨은 달>은 독특하게 달과 숲을 통해 망가진 왕국을 보여주며 망가진 왕국에 나타난 어둠의 괴물 쉐도우와 세상을 갉아먹는 존재인 무주가 빛에 약하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생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태양 대신 어둠을 밝히는 달을 핵심 소재로 삼은 건 토끼와 달이라는 우리 전통 소재와 연관되어 있다. 달나라-토끼로 이어지는 전래동화에서 토끼는 방아를 찧는다. 방아는 풍요를 의미한다. 작품 속 폭군 타르에 의해 왕국 주변은 병든 이유는 달을 잃어버렸고 토끼라는 달의 요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달과 토끼를 지상에서 볼 수 없게 된 이유는 물과 연관되어 있는데 이 물은 숲을 지켜주는 역할을 한다. ‘깊은 산속 옹달샘이라는 동요에도 나와 있듯 토끼는 또 물과 연관되어 있다. 물이 사라진 숲에서 토끼는 괴물로 변하고 토끼가 사라진 달은 모습을 감춘다. <숲에 숨은 달>은 한국 전통과 문화를 담아내되 흥미를 느끼고 스토리가 통일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지혜롭게 컨텐츠를 담아낸다. 다만 이 지혜로운 구성이 어떤 관객층을 조준했는지는 의문이다.

Ⓒ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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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으로만 보자면 어린이 관객들을 노렸다는 생각이 든다. 진지한 상황에서도 유머를 택하는 용기나 사물놀이의 이름으로 단순화된 캐릭터들, 잔인함이 전혀 없는 작화가 그 이유이다. 헌데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낄 만한 요소가 부족하다. 과감하게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 어드벤처나 액션을 택해야 할 지점에서 완성도를 위한 감성적인 선택을 한다. 헌데 이런 선택이 성인 관객들을 매료시킬만한 힘은 부족하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처럼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다 보니 생각할 여지가 적다.

또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캐릭터성은 살렸으나 이들의 조합이 눈에 들어오진 않는다. 흔히 말하는 치이는 캐릭터가 없다. 인물 간의 관계를 한 두 캐릭터라도 질기게 설정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않았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인 감성에는 빠질 수 있으나 인물 사이의 역사와 드라마를 통한 감정의 이입은 쉽지 않다.

<숲에 숨은 달>은 올 겨울 개봉을 앞두고 있는 애니메이션이다. 국산 애니메이션 중 한국적인소재를 참 잘 살려냈다는 점, 음악이 인상적이라는 점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관객층 설정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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