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우주 장면, '퍼스트맨'을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차별화된 우주 장면, '퍼스트맨'을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10.19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퍼스트맨> 포스터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는 동경의 대상 혹은 공포의 존재로 여겨졌던 영화 속 우주의 느낌을 바꿔놓았다. 광활한 어둠과 짙은 색채를 품은 우주는 인간이 정의 내릴 수 없는 역사와 깊이를 지닌 공간처럼 인식되었다. 이후 온전한 '우주'를 담아낸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그래비티>이다. '아이맥스의 혁명'으로 불리는 이 작품은 우주라는 거대한 그릇에 인간이 지닌 공포와 희망이라는 감정을 담아내면서 호평을 이끌어 냈다. <퍼스트맨>은 앞선 작품들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주를 보여준다. 달에 착륙한 최초의 인류,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통해.
 
<퍼스트맨>은 history가 his story 또는 her story가 되는 개인을 통한 역사의 투영을 보여주는 트렌드를 따라간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제로 다크 서티>를 들 수 있다. 빈 라덴 암살 작전을 다룬 이 영화는 세계를 지키는 미국과 이를 방해하는 테러 세력이라는 이야기를 생명을 위협받는 한 개인과 테러 단체의 싸움으로 포장하며 국가와 사상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축소시킨다. <퍼스트맨>은 닐 암스트롱이라는 개인에 집중한다. 냉전 시대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을 다루고 있지만 이를 통한 국가주의를 표면에 내세우기보다는 닐 개인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 <퍼스트맨> 스틸컷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비행기 조종사 닐은 어린 딸을 지병으로 잃은 후 슬픔을 감당하기 힘들어 한다. 그는 NASA의 우주개발계획에 참여하며 이 결정은 가족과 갈등을 빚는다. 하나둘 사고로 죽어나가는 동료들,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첫째 아들, 정신지체를 앓는 둘째 아들, 그리고 이 모든 가정의 문제를 짊어져야 하는 아내까지 말이다. '왜 닐은 우주에 가고 싶어 하는가'라는 핵심 질문에 대해 영화는 애국심과 개인의 사명 대신 고통이라는 답을 택한다. 닐은 상실의 고통을 겪었고 이 고통을 지구라는 곳에서는 지우기 힘들다 여긴다. 그리고 우주를 택한 그의 선택은 남은 가족들에게 아픔을 준다.
 
이런 이야기의 구조는 뻔할 것이라 여겼던 닐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동료의 죽음, 가족 간의 갈등, 닿을 듯 닿지 않는 달세계로의 여행을 겪으며 정서적인 변화를 보이는 닐의 모습이 이야기적인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의 핵심이 닐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서술한 것이라면 장면적인 핵심은 단연 우주여행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을 IMAX 또는 4DX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가 이 부분에 있다.
 
오프닝의 비행 장면부터 결말부의 아폴로 11호의 발사 장면까지 닐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만큼 더 실감나게 장면들을 담아낸다. 이런 장면들은 기술적인 효과에 힘입어 '우주비행사 간접체험'이라는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이런 효과는 우주 장면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데 <그래비티>나 <덩케르크>가 IMAX효과를 통해 극찬을 받은 거처럼 이 영화의 우주장면 역시 강한 인상을 남긴다. <콘택트> 등의 작품들이 시도한 우주와 인간의 정서적인 공감을 기술적인 효과로 실현한다.          

▲ <퍼스트맨> 스틸컷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다만 이 지점을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색다른 경험에 환호하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익숙하지 않은 경험에 무감각한 관객이 있다. 음악을 통한 감정의 고조는 익숙하지만 침묵을 통한 감정의 고조는 어색하다.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하는 지점에서 감독이 생각하는 효과가 와 닿지 않는 관객이라면 조금은 아쉬운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NASA의 달 착륙 프로젝트를 다룬 <히든 피겨스>의 경우 사회적으로 차별 받는 존재들의 유쾌한 반란을, 닐 암스트롱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 아폴로13 >은 휴머니티적인 감성을 준 반면 이들과 비슷한 소재의 <퍼스트맨>은 이런 감성과는 거리가 먼 이 영화만의 감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위플래쉬>와 <라라랜드>에서도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자신만의 이야기와 정서로 승부를 보았고 성공했다. <퍼스트맨>은 여기에 IMAX, 4DX 등 영화 상영의 기술적인 발전이 화면이 주는 느낌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추가되었다. <그래비티>가 주었던 우주의 매력에 빠졌던 관객들이라면 <퍼스트맨>의 우주에 다시 한 번 더 빠져들 것이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