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다큐멘터리스트,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을 만나다② [인터뷰:L]
14년차 다큐멘터리스트,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을 만나다② [인터뷰:L]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9.1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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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나부야 나부야'의 최정우 감독 인터뷰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1부에서 이어집니다.)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서 78년을 함께 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나부야 나부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호평을 등에 업고 오는 9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2의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주목받고 있는 <나부야 나부야>는 깊은 사랑의 감정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이다. 루나글로벌스타는 <나부야 나부야>의 개봉을 앞두고 최정우 감독과의 단독 만남을 가졌다. 경력 14년차의 베테랑 다큐멘터리스트 최정우 감독에게 <나부야 나부야>는 첫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영화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나부야 나부야>의 제목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할아버지가 나비를 보고 나부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제목을 가져왔다고. 그 장면에 대해 감독은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일주일 후에 전해 들었다. 할아버지 집에 찾아갔는데 마침 비가 왔다.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호랑나비가 돌아다니더라. 우선 나비부터 촬영했다. 그리고 할아버지에게 저기 할머니 오시네요.‘ 라고 말하였다. 나비가 환생의 상징이지 않나. 할아버지께서 할머니가 예전에 호랑나비를 참 좋아하시더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러면서 나비를 쳐다보는 모습이 먼저 간 할머니를 부르듯이 호흡이 환청처럼 들렸다. 그쪽 분들은 나비를 나부라고 하신다. 사투리다. 나비야 나비야를 할머니 부르듯이 나부야 나부야 하시는 거 같았다. 그때 할아버지 표정이 생각을 놓은 듯한 모습이었고 어떤 찰나에는 애절하게 할머니를 부르는 듯한 표정이셨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노부부의 집에서만 이뤄지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의 연출에 대해 감독은 한계와 의도 두 가지 다 해당된다고 말하였다. ‘두 분 다 연로하시기에 동선이 할아버지가 시장 가시는 거 말곤 집에 한정되어 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하나는 내심 이렇게 생각했다. 방송이 취소된 게 아무래도 방송은 다양한 구성을 요구한다. 한정된 공간을 가지고 방송을 한다는 건 일종의 방송 사고다. 내심 이런 것들 때문에 (특집방송이) 안 된다고 짐작했다. 여기서 생각을 바꿔 자신감을 얻은 게 이 두 분의 집은 어떤 연극의 무대고 이 두 부분은 주인공이다. 연극무대는 막마다 세트장이 바뀐다. 계절이 바뀌면 배경이 바뀌고 의상이 바뀐다. 아침이 있고 저녁이 있으니 이 공간은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겠구나 여겼다. 그래서 한정된 공간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게 되었다. 만약 거기서 생각을 못 벗어났다면 아마 포기했을 것이다. 일상이 반복되기 않나. 공간이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는 갑갑함도 주고 말이다. 하지만 연극 무대라는 생각 때문에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며 발상의 전환이 작품으로 이어졌음을 설명하였다.

 

<나부야 나부야>의 핵심적인 주제라 할 수 있는 부부의 사랑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정우 감독은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은 영화에서 할아버지의 대사처럼 젊었을 땐 그럭저럭 살았는데 나이 들면서 정이 든다.‘이다. 그 정의 시작이 사랑이다. 사랑이 무르익으면서 나오는 게 정이라 생각한다. 결국 두 부부가 사랑으로 시작해서 두터운 정으로 노년을 살지 않나. 또 정 속에는 관심과 배려가 있다. 7년 동안 이 두 분을 바라보며 사랑이 정이 되고 두터운 정이 되는 과정, 두터운 정이 되는 과정에는 관심과 배려가 있다고 생각한다. 할아버지가 겨울에 설거지를 하시면서 할머니가 몸이 불편해서 많이 도와주신다는 점에서 관심과 배려가 나타난다. 내가 세상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 특히 노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가 그 장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부부라 하면 늘 좋은 것만 있진 않지 않나. 좋은 날이 있지만 잠시다. 이런 것들을 어우르면서 서로를 배려해주고 관심을 가질 때 이 두 부부처럼 근 80년을 살 수 있지 않겠느냐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중간에 갑자기 할머니 죽음을 듣게 되고 그러다 보니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며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부부의 사랑에 대해 설명하였다.

 

<나부야 나부야>에게 있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는 소재적인 측면에서 비교되는 작품일터. 이 점에 대해 최정우 감독은 흥미롭고도 안타까운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14년도인가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에피소드가 방송을 탔다. 그때 이 작품(<나부야 나부야>)은 소재가 같다고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님아...>를 안 봤다. 특집이 <님아...> 때문에 무산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상당히 힘들었다. <님아...><나부야 나부야>에 미치는 영향이 이것이다. 어쩌면 <님아...> 때문에 tv에서 극장으로 플랫폼이 바뀐 것이다. (영화가)개봉되고 나면 편안한 마음으로 <님아...>를 관람할 예정이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덧붙여 그 당시에 <님아...>란 말만 들어도 내 방송(<나부야 나부야>)....‘하고 괴로워했다.(웃음) 방송하는 사람들은 다 그럴 것이다. 자기 이름으로 크레딧이 올라가는 특집이 그 어떤 것과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특별하다. 처음으로 1시간짜리 특집을 하면 내 필모그라피에 더 좋은 일이고 다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데 무산되어서 아쉬웠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영화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영화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작품의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정우 감독은 노부부의 사랑을 통한 부부간의 사랑과 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촬영 도중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의도와는 다르게 작품이 흘러가게 된 것. 이어 감독은 영화 쪽 커리어 전환에 대한 질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왜 영화 쪽으로 안 갔느냐면 같이 작업했던 친구들이 방송 대신 다 영화 쪽으로 돌아섰다. 다들 배가 고프더라. 난 계속 방송을 해 (그 친구들에게) 밥을 사줬다. 영화를 하니 배가 고프더라. 난 결혼을 한 상태였고 (이 일이) 직업이고 생계였다. 그러다 보니 방송 쪽으로 선호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 쪽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전적으로 영화로 돌아서는 순간 생활이 힘들 것이다. 앞으로 계속 방송 쪽 일을 하게 될 것이다.’라며 현실적인 여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부야 나부야>를 기획하면서 참조한 작품에 대해 부끄러운 이야기가 될 수 있지만 남의 작품을 절대 보지 않는다. 본 순간 내가 생각했던 창작의 감이 떨어진다. 나도 모르게 따라가게 되는 경험을 몇 번 했다. 그 이후에는 다른 작품으로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창작하는 분들의 공통된 고민일 것이다. 닮아가게 된다. 600편인가 촬영했는데 남의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창작을 위한 작품 감상이 모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앞서 언급한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첫 번째가 노부부의 사랑, 두 번째가 치매 노인의 이야기인데 세 번째는 다른 방향으로 계획을 했다가 다시 노인 시리즈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다. 방송촬영을 하면서 시나리오 작업을 한 것이 있다. 판소리 다큐멘터리이다. 판소리를 소재로 한 작품을 만들려고 시나리오 작업을 해놓았다. 그러다 다시 노인 시리즈로 오게 되었다. 치매 노인 이야기는 제목이 '기억'인데 어느 정도 밝혀져서 공개하는데 새로운 작품은 아이디어를 말하면 누가 쓸 수도 있지 않나.(웃음) 촬영은 한 40% 정도 완료되었다. 노인 분들을 촬영할 때 힘든 일이 이런 점이 있다. 돌아가실까 걱정이다. 하지만 두려움은 없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면 되니 말이다.’라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만들어 나갈 것을 다짐하였다.

 

첫 작품이니 만큼 흥행과 비평에 대해서도 기대가 있을 것. 하지만 최정우 감독은 흥행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흥행은 생각해 본 적 없다. 이 세상 부부들이 부담 없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계산하지 않고 편안하게 극장 나가실 때 두 손 꼭 잡으시고 나가셨으면 좋겠다. 독립영화는 흥행할 것도 없고 망할 것도 없다. 꼭 이것만은 이뤄졌으면 좋겠다. 관객 수를 떠나서 대부분의 부부들이 꼭 보셨으면 좋겠다. 이게 부부 이야기이지만 부모님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부모님 살아생전에 자주 찾아뵙고 전화 자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하면 부모 생전에 하루라도 더 만나드리는 것이 부모님에 대한 소중한 기록이며 부모님의 기억을 늘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제발 부모님 좀 자주 찾아뵈라고 전해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최정우 감독 스스로 <나부야 나부야>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두 분이 78년간 해로하셨다. 지금 세상에 78년을 해로하긴 힘들다. 결혼을 늦게 하고 황혼이혼, 졸혼이 생겨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 이 두 부부를 길잡이처럼 바라보고 시작한다면, 젊은 분들이 이 두 분을 보고 느끼는 게 있다면 78년 해로도 불가능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즘 결혼이 늦는 이유는 서로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생각하면 결혼은 어느 정도 조건만 맞는다면 또 서로에 대한 좋은 감정만 있다면 살아가는 게 부부가 아닌가 싶다. 부부는 살면서 채워가는 존재다. 사랑으로 시작해서 정으로 가고 관심과 배려로 이어간다. 이런 마음이면 서로 좀 더 길게 행복하게 살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지지고 볶고 살아가도 계속 살아갔으면 한다. 오늘은 아파도 내일은 행복할 수 있는게 부부라 생각한다. 너무 계산적으로 살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여담으로 다른 소재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해 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최정우 감독의 답은 ‘NO!’ 였다. ‘부부, 사랑, 자식, 효 주로 그런 주제들만 다룬다. 다른 제안은 받지 않는다. 세상의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다. 하동의 사계절 변화가 예쁜 컷이 있다. (<나부야 나부야>에서) 두 부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지금도 할아버지가 노을을 맞는 장면을 너무 좋아한다. 92세 되시는 할아버지에게 한 해가 넘어가는 의미는 무엇일까. 나이가 들수록 동선이 짧아지고 행동이 단순해지지 않나. 멍 때리는 시간이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때 할아버지의 눈에는 풍경이 있고 내일 당장 만리장성이라도 만들 수 있을 만한 의지가 보였다. 그래서 그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 '나부야 나부야' 포스터 / Ⓒ인디스토리
영화 '나부야 나부야' 포스터 / Ⓒ인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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