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다큐멘터리스트,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을 만나다① [인터뷰:L]
14년차 다큐멘터리스트,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을 만나다① [인터뷰:L]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9.13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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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전주국제영화제 화제작 '나부야 나부야'의 최정우 감독 인터뷰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서 78년을 함께 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나부야 나부야>는 전주국제영화제의 호평을 등에 업고 오는 9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2<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주목받고 있는 <나부야 나부야>는 깊은 사랑의 감정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이다. 루나글로벌스타는 <나부야 나부야>의 개봉을 앞두고 최정우 감독과의 단독 만남을 가졌다. 경력 14년차의 베테랑 다큐멘터리스트 최정우 감독에게 <나부야 나부야>는 첫 장편 데뷔작이다.

최정우 감독을 본인을 다큐멘터리스트라 소개하며 현재 TV방송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KBS ’우문현답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어르신들에게 지혜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내가 바보스런 질문을 하면 어르신들의 대답에서 삶의 연륜에서 묻어나는 지혜를 얻어오는 프로그램이다. 영화는 이전부터 시나리오 작업을 쭉 해왔다. 우연찮게 이번에 극장으로 플랫폼이 바뀌어 데뷔하게 되었다. 전주에 초청받게 되어서 영광스러웠다.‘고 답하였다.

첫 장편 다큐멘터리 <나부야 나부야>가 제 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 호평을 받은 것에 대해 사실 평을 기대하고 작품을 만드는 일은 없다. 영화제 현장에서 가슴 뭉클했다, 먹먹했다, 결국은 먼 훗날 나 자신 이야기일거 같다, 부모님 생각이 났다등등 좋은 평을 들어서 좋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부부든 결혼을 앞둔 젊은 사람이든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이걸 영화로 만들기 잘했단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로 많은 분들이 공감을 가지고 다시금 노인 분들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앞으로 노인 분들을 다룬 작품을 계속 만들 거라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답하였다.

이후 활동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해 주었는데 노인 시리즈로 갈 예정이다. 이번에 노인 대상 작품이 처음이었다면 다짐이 없었을 텐데 맨 처음 카메라를 잡을 때부터 14년 동안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어 왔기에 청사진이 그려졌다.’며 차기작에 대해 말하였다.

첫 장편 연출작의 소재로 노부부의 사랑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특별히 선정한 이유라기보다 두 부부를 길게 찍은 게 이유다. 2011년도에 촬영해 2012년에 방송이 23분짜리가 나갔다. 이 부분을 시간을 늘려서 1시간 특집방송으로 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1차적으로 무산이 되었다. 201210월쯤 명절특집으로 준비했는데 또 무산이 되었다. 2013년에 설날에 방송해 보려고 반복촬영을 했는데 또 무산되었다. 그렇게 7년이 걸렸다. 영화는 전혀 생각 안 했다. 오직 이 두 분을 더 길게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다. 찍어 놓은 자료는 있고 하니 가족 분들에게 드릴까 하고 가족 분들을 만났다. 이때 처음으로 영화 이야기가 나왔다. 영화로 해 볼 생각이 있는데 동의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는데 동의해 주셨다.’고 답하였다.

최정우 감독은 영화 촬영 중 고마운 분들로 노부부의 가족들을 이야기하며 이들의 허락과 인내가 없었다면 촬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 말하였다. 특히 두 노부부를 중심으로 한 촬영에서 가족들이 소외됨에도 기다려주신 게 고마웠다고. 감독은 이런 히스토리 때문에 영화화가 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나부야 나부야' 최정우 감독

 

7년이라는 오랜 촬영 기간이 힘들었을 터.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에 대해 최고 힘든 점은 두 분이 연세가 있으시다는 점이었다. 행여나 촬영 도중에 두 분이 다치시거나 아프시다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었다. 그 점이 가장 힘들었다. 촬영할 때는 마당에 빨래를 걷으러 할머니가 가는 장면이 있다. 내가 도와주면 되는데 도와주면 장면을 살리지 못한다. 촬영하면서 윤리와 상충되는 고민이 들었다. 그 순간 눈에 들어오는데 마루에서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지켜보시더라. 이때 이게 두 분의 일상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할아버지가 할머니가 아니라 날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좀 도와주었으면 하는 느낌말이다. 이런 두 가지 감정이 갈등을 겪었다. 이 지점이 최고로 힘들었다. 되도록이면 그분들 편에 서서 촬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출자들은 원하는 게 안 나올 수 있기에 고민이 많았다.’며 윤리적인 딜레마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계절에 대한 이야기도 하였다. ‘계절변화가 많았다. 겨울촬영을 거의 다 했는데 편집상 눈 내린 집이 필요했다. 그런데 눈이 안 내리더라. 그해 기상정보를 보니 몇 년 만에 눈이 온다더라. 근처에서 숙소를 잡고 대기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온 세상이 하얗더라. 너무 좋았는데 문제가 차가 못 다닐 정도로 눈이 왔다. 그래서 걱정했는데 제설차가 나와 꽁무니를 따라 이동했다. 차가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마을까지가 2km. 그 길은 차가 못 올라가서 장비를 메고 2km되는 눈길을 올라갔다. 힘든 것보다 너무 행복했다. 원하는 그림을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도착해서 여러 가지 겨울 풍경을 찍었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찍어내기 위한 고충을 이야기 하였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로는 할머니에게 계절을 물어보는 장면을 찍을 때의 일화를 말하였다. ‘이 에피소드 때문에 48초가량 되는 롱테이크가 완성되었다. 초창기에는 할머니가 내 말을 잘 알아들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청력을 잃으시더라. 봄이 좋아요, 가을이 좋아요 라고 여쭤봤는데 못 알아들으시더라. 이 질문을 할아버지에게 물어봐 달라고 부탁드렸다. 그래서 탄생한 장면이다. 개인적으로 가슴 아픈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관객들에게 가장 추천해주고 싶은 장면으로는 엔딩 부분 장면을 뽑았다. ‘엔딩 부분에 마당 씬이 롱테이크로 등장한다. GV(관객과의 대화) 때 질문을 받는 경우가 있었다. 이 부분을 꼭 어필하는 이유가 할머니가 집 마당에서 돌아가셨다. 할아버지가 출타하신 사이에 말이다.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컷이 연달아 이어지는 장면과 연결된다. 이건 다큐지만 감독의 개입이 이 지점에서 이뤄진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장소이니 길게 찍었다. 이 지점은 관객 분들이 주의 깊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당부했다.

 

이종수 할아버지는 영화를 관람하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이 점에 대해 최정우 감독도 굉장히 아쉬워하였다. ‘할머니가 2015년에 돌아가시고 18개월 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안타까운 이야기(영화 <나부야 나부야>)도 못 듣고 돌아가셨다. 감독으로써 안타까웠다. 이종수 할아버지는 어떨 때는 우리 할아버지 같았고 어떨 땐 아버지 같았다. 이럴 때 있지 않나. 친한 사이가 아니라면 인터뷰 할 때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게 힘들더라. 첫 촬영부터 그런 소통이 이뤄졌다. 서로 눈을 보며 이야기했다. 그 정이 엄청나다. 언제 촬영할 때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촬영하는 7년 내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그만큼 좋은 시간이었다. 두 분이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젊은 사람한테 나이 많은 어르신분이 자기 사는 이야기를 해주시고 손자에게 이야기 하듯이 말해주셨다.’며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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