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진 스펙타클 막장 영웅 신화 '바지라오 마스타니' [JIMFF]
고급진 스펙타클 막장 영웅 신화 '바지라오 마스타니' [JIMFF]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8.12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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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국제음악영화제상영작 / '블랙'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

영화 포스터 / 네이버 무비 제공
영화 포스터 / 네이버 무비 제공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18세기 인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이 한창이던 때 인도 왕조와 적대적인 관계의 무굴제국의 다툼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새 재상으로 이전 대상의 아들 바지라오가 왕위에 오른 뒤 인도는 무굴 제국과의 대결에서 연전연승을 올린다. 어느 날 마스터니라는 이슬람을 믿는 왕국의 공주가 도움을 요청하고 바지라오는 이를 승낙한다. 전투 중 바지라오는 마스타니 덕분에 목숨을 건지고 마스터니는 바지라오 덕택에 왕국을 지키게 된다. 바지라오는 마스터니에게 칼을 한 자루 선물로 주는데 이 왕국의 법에 따르면 남자가 여자에게 칼을 주는 건 청혼이며 이는 결혼을 신청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바지라오는 힌두교이고 마스타니는 이슬람교이다. 두 국가는 적대적이며 서로 칼을 맞대고 있다. 그럼에도 마스터니는 바지라오에 대한 사랑을 잊지 못해 그를 만나기 위해 왕국을 떠난다. 이 영화의 막장 스토리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부인이 있으면서 공주를 사랑하는 재상 바지라오, 유부남인줄 알면서도 정실부인 시켜달라며 왕실에 자리 잡은 마스타니, 마스타니를 쫓아내기 위해 온갖 악랄한 짓을 하는 종교에 심취한 바지라오의 어머니까지. <사랑과 전쟁> 또는 <실제상황>에서나 볼 법한 막장 스토리를 인도 왕실, 그것도 재상과 공주의 사랑 이야기로 참 고급지게 포장한다.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이런 막장 치정극은 2시간 반이 넘어가는 상영시간을 참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아들 대까지 이야기가 전개되는 건 물론 스펙타클한 전쟁 장면, 유쾌한 뮤지컬 장면이 연달아 펼쳐지며 한 시도 지루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특히 불륜과 고집임에도 불구 지나치게 진지하고 근엄한 바지라오와 마스타니의 러브 스토리는 지나친 무게감으로 인한 피로보다는 실소를 머금게 만든다. 이 작품이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 이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스토리가 지금의 정서에 맞지 않아 막장으로 보일 뿐 못 만든 작품이라 할 순 없다.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그럼 이 영화의 정체는 영웅 신화를 바탕으로 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현대의 우리가 보기에는 막장인 사랑 이야기일까. 주 내용은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오히려 더 깊게 담겨 있다. 바지라오는 힌두교, 마스타니는 이슬람교이다. 이 두 사람의 사랑-여기에 마스타니와 바지라오 부인의 화해는 두 종교의 화합을 주 주제로 끌고 가는 거처럼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바지라오 어머니와 브라만 계급의 승려들의 모습을 통해 종교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 장면을 뽑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마스타니를 암살하려고 한 승려들을 죽인 뒤 오히려 당당한 승려들의 자세다. 그들은 이슬람 여자를 들인 건 물론 그녀와의 정혼을 인정해 달라고 고집을 부린다. 이에 승려들은 암살 작전을 시도하나 실패한다. 승려들을 몰아치는 바지라오를 어머니가 말리는 건 물론 살인에 정당성마저 부여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입으로 법 위에 종교가 있다고 말한다.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영화 스틸컷 / 네이버 무비 제공

 

두 번째 장면은 이런 종교의 한계와 부질없음을 잘 보여준다. 전쟁이 일어나자 신하들은 바지라오를 찾는다. 그들은 종교의 이름으로 바지라오를 꾸짖었으나 결국 위기 상황에 몰리자 그의 능력에 의존하게 된다. 영화는 바지라오가 전장을 향하는 후반부에 승려들이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자주 노출시키는데 이는 종교에 비판적인 의식을 보여준다. 그저 신에게 빌고 신의 이름으로 규칙을 정하고 억제를 하는 것이 현실에서 대체 무슨 소용이냐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두 주인공의 사랑을 억누르는 종교란 건 어떠한 명분도 실리도 없음을 영화는 보여준다. 다만 이들의 사랑이 종교 때문에 막혔다는 설정이 워낙 막장인 스토리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스토리적인 약점을 당시 시대를 고려해 본다면 지루함이라고는 1도 없는 화려한 액션과 음악,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인상적인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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