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감동 실화 '아일라'
한국 전쟁을 배경으로 한 감동 실화 '아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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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2002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끝난 후 한국 선수들과 터키 선수들은 함께 손을 잡고 관중들에게 인사를 했다. 6.25 전쟁 당시 터키는 국제연합군으로 참전해 한국과 함께 피를 흘린 형제의 나라다. 그들은 UN 참전국 중 네 번째로 많은 2만1212명의 병력을 보내주고 세 번째로 많은 2365명이 전장에서 희생당했으니 우리 입장에서는 참으로 고마운 국가라 할 수 있다. 영화 <아일라>는 6.25 전쟁을 배경으로 터키 참전 병사 슐레이만과 전쟁 고아 김은자의 감동적인 실화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터키인 슐레이만은 한국전에 참전하고 그곳에서 고아 소녀를 만난다. 이 소녀에게 터키어로 달이라는 뜻의 아일라라는 이름을 붙여준 슐레이만. 처음에는 말도 없는 아일라이지만 슐레이만을 비롯한 터키 군인들의 지극한 정성에 입을 열고 슐레이만을 아버지처럼 따른다. 하지만 슐레이만은 가족과 약혼녀가 있는 터키로 돌아가야 하고 아일라는 고아들을 돌보는 시설을 향해야만 한다. 두 사람에게는 정해진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다시 만날 줄 알았던 기약은 무려 60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이뤄진다.

 

▲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아일라>의 장점은 '철저한 고증'과 '알고도 당하는 신파'라 할 수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예상 외로 당시 전쟁 상황에 대한 고증을 꼼꼼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준다. 좀 더 자극적이거나 흥미로운 요소를 넣을 법도 하건만 그런 조미료 대신 아역배우 김설의 귀여움과 중간 중간 코믹한 군인들의 모습을 통해 재미를 준다. 신파는 결국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최루성 짙은 감동을 선사하는데 그나마 마음에 드는 점은 영화가 눈물을 쥐어짜기 위해 내내 슐레이만과 아일라의 눈물샘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아원 장면에서 아일라가 눈물을 흘리기는 하지만 적재적소에 필요한 순간에만 눈물을 흘린다.

지나친 신파 요소를 배제했다는 점은 60년의 시간이 주는 감동을 더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보여준다. 만약 영화가 슐레이만과 아일라의 이별을 더 극대화시키기 위해 온갖 영화적인 장치와 눈물 섞인 기교를 선보였다면 관객들은 지쳤을 것이다. 어차피 정해진 만남의 순간이지만 이 순간을 위해 꾹 참고 기다렸기에 의미 있는 감동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재현의 느낌과 헐거운 이야기 구조라 할 수 있다. 서양 감독이 동양 영화를 만들 때 또는 동양 감독이 서양 영화를 만들 때 가지는 단점은 아무래도 그 나라에서 오래 살아 문화권이 익숙한 게 아니기 때문에 영화에 있어 어설픈 느낌이 어쩔 수 없이 묻어난다는 점이다.

▲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영화 '아일라' 스틸컷ⓒ (주)영화사 빅 배급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MBC 재현 프로그램 <서프라이즈>가 떠올랐다. 실화에 바탕을 둔 작품이기에 영화적인 기교가 적다는 점 그래서 당시 재현을 나열하는 전개를 택한다는 점에서 더 이런 느낌이 강하게 와 닿았다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영화가 아닌 TV 방송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결말부의 나이가 든 슐레이만이 아일라를 그리워하는 모습과 그를 찾아온 한국 다큐멘터리 팀의 모습은 <서프라이즈> 특유의 '그런데', '하지만'이 떠올랐다. 영화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가치라 할 수 있는 사랑과 친절을 다루고 있기에 자극적인 요소가 적다. 문제는 이런 자극적인 요소가 적은 작품은 관객에게 흥미와 재미를 줄 플롯 전개가 탄탄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상업영화의 문법은 관객이 재미를 느낄 만한 요소들을 몇 가지 형태로 정해놨기에 이 몇 가지 형태를 연결만 해도 제법 탄탄한 플롯을 완성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일라>는 이런 길을 택하지 않았고 플롯의 측면에서 헐거움은 어쩔 수 없는 요소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배우 권상우가 '욕, 폭력, 섹스 없는 영화를 만들기 힘들었다'고 말한 <신부수업>의 경우 순수하고 맑은 잔잔한 감동을 주는 데는 성공하였으나 대중들이 공감과 재미를 느낄 만한 영화가 되는 데는 실패하였다. <아일라>의 경우도 대중적인 재미를 느끼기 힘든 작품이다. 하지만 귀여운 아역 김설의 보고만 있어도 웃음꽃이 피어나는 연기와 60년의 시간을 기다려 온 피가 아닌 정으로 이어진 부녀의 사랑이 깊은 감동을 주는 영화라 생각한다.

▲영화 '아일라' 스틸컷 ⓒ (주)영화사 빅 배급
▲영화 '아일라' 포스터 ⓒ (주)영화사 빅 배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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