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넘치는 웃음을 선사하는 좀비 호러 코미디 '카메라를 끄면 안 돼!(원컷 오브 더 데드)' [BIFAN]
재치 넘치는 웃음을 선사하는 좀비 호러 코미디 '카메라를 끄면 안 돼!(원컷 오브 더 데드)' [B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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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상영작] / 8월 개봉 예정작

 

좀비 호러 영화에 출연하는 남녀 주인공이 연기를 펼친다. 촌스런 남방을 입은 감독은 두 배우의 연기를 지적하며 몰아친다. 두 사람은 다음 촬영을 준비한다. 이때 감도는 어설픈 기운. 그리고 문 밖에서 나타난 좀비. 알고 보니 그 좀비는 감독이 실감나는 공포영화를 찍기 위해 불러낸 것이며 배우들은 이 좀비 때문에 위험에 처한다. 첫 번째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관객들은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른다. 앞서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들의 무대인사가 머쓱하게 느껴질 만큼 영화적인 재미도 완성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는 작품마다 격차가 크다던데 이 작품은 잘못 선택한 걸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 걱정은 접어두길 바란다. 이 영화는 제2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손꼽히는 재미있는 영화이니 말이다.

 

앞서 관객들이 보았던 ‘좀비 영화’는 감독 타카유키의 감독이다. 마음씨 착하고 온순한 그는 제작자들이 참 좋아하는 감독이다. 빠르고 저렴하며 그럭저럭 만들어낼 줄 아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영화적인 완성도를 위한 감독의 고집보다는 작품을 제작자의 입맛에 맞춰 만들 줄 아는 감독이다. 그는 TV 좀비 시리즈 영화를 제안 받는다. 헌데 그 조건이 생방송이라는 것. 한 마디로 한 컷도 끊이지 않고 영화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은 없지만 그냥저냥 만들 순 있기에 일단 받아들이는 타카유키. 그에게는 같은 연출 쪽을 달리는 딸 마오가 있다. 헌데 마오는 아빠와 다르게 고집이 있다. 연출에 있어 완벽함을 추구하는 마오. 어쨌거나 타카유키는 촬영을 준비한다. 헌데 당일 날 촬영에 감독 역과 여배우 하나가 사고로 오지 않는다. 결국 대본을 완벽하게 알고 있는 타카유키와 그의 아내 하루미가 영화에 투입되면서 좀비 영화는 예상치 못한 흐름을 타기 시작한다.

 

<원 컷 오브 더 데드(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는 어설픈 완성품(좀비영화)을 먼저 보여주고 제작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왜 이 완성품이 어설펐는지를 알아가는 웃음폭탄을 선사하는 영화다. 결말이 되는 사건을 먼저 보여주고 그 원인을 파헤치는 과정을 후에 보여주는 추리 영화의 구조를 차용하면서 그 빈 공간을 웃픈 사연으로 채워 넣는다. 예를 들어 영화의 좀비가 이상한 하얀 액체를 내뱉는데 이건 배우가 술을 마시고 숙취가 되지 않아 내뱉는 토다. 앞서 완성작을 보았던 관객들에게는 어설퍼 보였던 좀비의 설정이 제작과정을 통해 웃음으로 변하는 것이다. 여기서 칭찬해 주고 싶은 점은 단 한 장면도 관객의 예측과 맞지 않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 영화의 웃음 폭탄이 가진 약점 중 하나는 관객이 빈 공간에 대한 예측이 쉽게 될 시 재미가 뚝 떨어진다는 점이다. 영화는 그 예측을 뛰어넘는 상상력을 발휘함으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웃음을 유발해낸다.

100년이 지나도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에게 열혈한 환호를 받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영화적인 기교와 구조적인 장치, 웃음을 유발하는 방법이 뛰어나다. 특히 기존이 코믹 좀비물들이 보여주었던 낮은 완성도와 찝찝한 웃음, 허무한 결말을 탈피해 냈다는 점에서 장르적인 성장의 가능성도 보인다. 웃음을 줄 때 어떻게 줄 것인가, 무조건 웃기기만 하면 되는 것인가, 웃음에도 건강한 웃음이 있고 개운치 못한 웃음이 있다. 걱정을 풍기는 포스터와 좀비 호러 코미디라는 장르에 염려하지 말자. 이 영화가 주는 뒷맛은 참 개운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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