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호러의 거장, 타카하시 히로시를 만나다 ⓵ [인터뷰:L]
J호러의 거장, 타카하시 히로시를 만나다 ⓵ [인터뷰: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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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심사위원 위촉 / '여우령', '링'으로 J호러를 이끌었던 타카하시 히로시를 만나다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타카하시 히로시는 감독 이전에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 <여우령>, <뱀의 길>의 각본을 썼다. 구로사와 기요시, 나카타 히데오 같은 유명한 J호러 감독들과 친분이 두터우며 그들과 함께 J호러의 전성기를 연, 그리고 나아가야 될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는 감독이다. 이번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심사위원으로 초청된 타카하시 히로시 감독을 루나글로벌스타가 만나보았다.

 

다카하시 히로시 감독 / 사진 최영철 기자
다카하시 히로시 감독 / 사진 최영철 기자

 

 

7년 전과 달라진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의 위상에 놀라

 

Q : 부천 초이스: 장편 심사위원을 맡게 되었다. 소감이 어떤지.

A : 일본 국내 독립 영화에 대해서는 일본만의 독특한 평가 기준이 있다. 개인적으로 그 평가 기준이 갈라파고스가 온 듯 갇혀있다는 느낌이다. 이번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이 되었기에 국제 기준에 맞춘 평가기준을 배워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Q :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경쟁력이 있다면 무엇이고 보완해야 될 점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 7-8년 전에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때는 규모가 작았을 때였다. 이번에 레드카펫에 왔을 때 그때보다 규모가 더 커서 놀랐다.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는데 부천 국제 판타스틱영화제가 한국에서는 부산영화제를 이을 만큼 규모가 큰 영화제라고 하더라. 경쟁력 부분에서는 따로 뭐라 할 필요 없다. 성공적이다. 개선점은 딱 한 가지. 영화관에서 엘리베이터가 잘 오지 않는다.(웃음)

7,8년 왔을 땐 한국 6-70년대 감독의 레트로 스펙티브터(회고전)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박노식 감독님 회고전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런 기회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아쉽다.

 

오하타 하지메 감독과 영화 '기묘한 사랑' 포스터
오하타 하지메 감독과 영화 '기묘한 사랑' 포스터

 

Q : 공포, 판타지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초이스 해 주었으면 하는 주목하는 일본의 신인 감독 또는 경력 있는 감독이 있는지.

A : 오하타 하지메 감독을 추천하고 싶다. 일본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한 감독이다. 아직 해외에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대표작으로는 <기묘한 사랑>을 뽑을 수 있다. 일본에서 그와 함께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Q : 이번 영화제에서 본 작품들 중 어떤 작품이 인상적이었는지. 또 주목하게 된 감독이 있는지.

A : 아직 심사발표 전이라 말할 수 없다.(웃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의 작품 중 일본에서도 평가가 좋았던 작품을 뽑자면 <원 컷 오브 더 데드(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한국 관객들도 격하게 반응해줬다. 이 영화의 감독도 한국 관객 분들의 반응에 기뻐했다.

 

*기자도 인터뷰가 끝나고 감독님의 추천에 의해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왜 언급했는지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영화 '오컬트 볼셰비즘'
영화 '오컬트 볼셰비즘'

 

영적 볼셰비키라는 단어가 지닌 무서움, <오컬트 볼셰비즘>

 

* 타카하시 히로시 감독은 이번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그의 신작 <오컬트 볼셰비즘>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되었다.

 

Q : 오컬트라는 공포장르에 볼셰비즘을 결합시킨 아이디어가 굉장히 독특하다. 아이디어를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는가.

A : 일본 제목은 영적 볼셰비키이다.(Spiritual Bolshevik, 부산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는 오컬트 볼셰비즘(Occult Bolshevism)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내가 생각해낸 콘셉이 아니라 일본 70년대 오컬트 연구자인 타케다 스겐 씨가 생각해낸 컨셉이다. 일본 내에서는 혁명 운동이 사회적인 방향으로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 여기기에 오컬트 쪽으로 가능성을 열어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영적 볼셰비키 단어를 알게 된 게 1995년 옴진리교 사건(옴진리교 신도들이 교주의 종말론 예언을 실현하기 위해 도쿄 지하철 전동차 안에 맹독가스인 사린을 살포한 사건)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 사건에 영향을 준 게 영적 볼셰비키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단어 자체를 알고 충격을 받았다. 뜻은 정확히 몰라도 단어가 가지는 힘 그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 제목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쭉 생각하다 이번에 만들게 되었다.

 

Q : 영화를 보면 스탈린과 레닌 사진이 걸려있다. 사회주의 볼셰비키의 의도를 드러낸 것인가?

A :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영적혁명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적 혁명이 아닌 스피리츄얼(영적혁명)이 이들의 목표다. 숭배하는 볼셰비키 인물들을 스탈린이나 레닌으로 나타냈다고 할 수 있다. , 스탈린과 레닌의 사진은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

 

영화 '공포'
영화 '공포'

 

Q : 이전 작품이었던 <공포>의 경우 사후세계라는 또 다른 세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작품의 경우도 또 다른 세계와의 접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A : 맞다. <공포>도 사후세계에 대한 이야기였다. 영어로 치자면 another world라 할 수 있는데 이 개념에 대해 설명하기는 어렵다. 생각하기에 따라 디멘션(dimension-관점)이 다른 차원의 세계라 생각할 수도 있다. <공포>라는 영화 안에서는 사후 세계는 없다는 걸 표현했다. 사후 세계라기보다는 같은 세계가 계속되고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세계관을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오컬트 볼셰비즘><공포>와 같은 스탠스의 영화다. 아예 차원이 다른 세계를 부르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오는 이계(異界)가 있다는 걸 다른 힘을 부르는 걸 영적 볼셰비키 안에서 표현했다. <공포>라는 작품과 같은 테마를 가지고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Q : 이번 작품에서 공포를 유발하는 장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관객들이 가장 공포를 느낄 만한 장면은?

A : 주연 칸 하나에가 인형 태우는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다. 인형이 2-3보 움직이는 이야기를 하는데 영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주연이 손가락으로 움직이는 걸 표현한다. 이 장면에서 관객이 상상력을 발휘해 공포를 느꼈으면 좋겠다. 그래도 관객에 따라 반응이 다를 거 같다. 결국 공포를 느끼는 건 관객의 몫이다.

일본에서 공개했을 때 케치코피(극장에서 심령체험이 가능)를 통해 홍보했다. 말 그대로 체험적 공포영화라고 말이다. 일본에는 햐쿠모노가타리(100가지의 이야기)라는 게 있는데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자신이 체험한 무서운 경험을 같이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영화를 보았을 때 관객들은 스크린을 보면서 억지로 이 체험에 참여하게 된다. 스크린의 경계를 부수고 좋던 싫던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되는 체험을 통해 등장인물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 속 등장인물의 에피소드를 들으면서 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다.

일본은 하쿠모노가타리가 하나씩 할 때 마다 촛불은 하나씩 끈다. 일본은 그런 영적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 한국도 있나? (우리는 한 명씩 돌아가면서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게 전부다.) 한국에도 있는 줄 알았다(웃음)

 

Q : 감독님의 작품을 보면 공포영화의 클리셰적인 측면에서 벗어난 독특한 체험을 하는 맛이 있다. 의도적으로 클리셰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A : 우선 고맙다.(웃음) 몽키리가타(もんきりがた - []에 박힌 양식[방식]이라는 뜻)라는 표현이 있다. 이 표현에서는 양식이 갖는 단순한 강함이 있다. 클리세의 힘은 어디에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의식적으로 이런 클리셰를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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