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방가르드한 시도가 돋보이는 짬뽕 장르 영화 ‘성스러운 것’ [BIFAN]
아방가르드한 시도가 돋보이는 짬뽕 장르 영화 ‘성스러운 것’ [B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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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상영작] / 전위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색다른 느낌의 영화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카메라에 기록된 프레임은 영화 시나리오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지점을 담아낸다. 일상을 카메라로 기록한다면 필름 속에 담긴 장면 하나하나는 그 날 가장 중요하다 생각된 순간일 것이다. 감독이 직접 연기한 영화 속 영화동아리 써클의 이와키리가 담은 일상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영화 촬영을 하는 자신 두 번째는 자신이 찍은 영화다. 그에게 있어 성스러운 것은 영화라 할 수 있다. 무엇이 환상이고 현실인지 알 수 없는 영화 속 이야기처럼 감독의 일상 역시 영화라는 환상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

감독 이와키리는 좋은 작품을 찍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의 시나리오는 선배에 의해 욕을 먹고 여배우 캐스팅은 난항이다. 그는 후배에게서 4년에 한 번 나타나는 긴 머리의 여성을 주연으로 영화를 찍으면 대박이 난다는 소문을 듣게 된다. 그리고 그의 카메라는 우연히 이 여성을 발견하게 된다. 미나미의 캐릭터는 마치 라이트 노벨에 나오는 여성 주인공 같다. 긴 생머리에 큰 눈, 새하얀 피부를 지닌 미인이지만 항상 웃고만 있다. 표정에는 변화가 없고 말도 없다. 심지어 주인공과 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동거를 한다. 감독이 직접 맡은 남자주인공 이와키리 역시 주류와는 거리가 먼 인물이기에 여주인공의 수동적인

 

싶어 하는 영화(이상)를 상징한다면 오가와 사라는 이와키리가 처한 현실(촬영 현장)을 말한다. 그녀는 폭포 장면에 당황스러워 하는 건 물론 갑분싸를 일으키는 대사를 내뱉는다. 이와키리 감독의 예술을 향한 고민은 다양한 형태로 영화에 나타난다. 촬영에 있어서도 핸드 헬즈 기법부터 유튜브 개인 방송까지 다양성을 추구하며 장르에 있어서도 코미디부터 공포, 미스터리, 동성애적 요소까지 전 범위를 건드리고 있다.

그의 연출은 아방가르드 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문법을 파괴하면서 하고 싶은 걸 다 집어넣는다. 이는 마치 우리가 컴퓨터 앞에 서 있을 때의 모습과 같다. 웹서핑을 하면서 sns 알림을 확인하고,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채팅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다. 영화 역시 이와 비슷한 형태로 나아가고 있다. 이전에는 과한 시도라 여겼던 지점들이 최근에는 연출적인 효과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마찬가지다. 꿈과 환상,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능력은 소노 시온 감독을 연상케 한다. 이런 소노 시온 식 연출에 라이트 노벨 식 캐릭터, 모큐멘터리와 특촬물, 유튜브, 셀프샷 등을 결합한 방식은 신선함과 당혹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와키리 이소라 감독의 이러한 시도는 결국 영화에 대한 고민으로 비춰진다. 특히 장르 영화는 그 완성도적인 측면에서 평론가들의 비판에 시달릴 확률이 높으며 일부 매니아층을 위한 작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장르적인 성장에 있어 더딘 건 물론이며 획기적인 시도나 연출 흐름에 있어 변화가 적다. 무엇보다 예산에 있어 제약이 심하다. 718일 오후 5, 판타스틱 큐브에서 니노미야 켄, 정가영, 고봉수 감독과 함께 메가토크 | 한일 저예산 장르 영화 생존기가 진행된다. 이와키리 이소라는 기성 영화계와 약간 거리를 두고 연이어 영화를 만들었다. 왜 메이저가 아닌 저예산 영화를 택했는지 제작과정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며 한국에서 저예산 영화를 만들고 있는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일의 제작 환경을 고민, 함께 돌파해갈 방법이 있는지 생각해 보는 자리다. <성스러운 것>을 본 관객들이라면 그의 고민에 함께 동참할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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