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인 인식을 낮추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불량소녀’ [BIFAN]
도덕적인 인식을 낮추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불량소녀’ [B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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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상영작] / 베트남 흥행 돌풍을 일으킨 화제의 로맨틱 코메디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과거 유행했던 코미디 프로그램 시커먼스는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인종차별의 논란이 있는 개그다. 어디 시커먼스 뿐이겠는가. 별 생각 없이 내뱉은 개그가 외모비하부터 성차별까지 온갖 논란이 불 만큼 대한민국 국민들의 의식 자체는 상당히 높아졌고 점점 더 높아지는 중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 <불량소녀>가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딱 한 번 상영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정말 논란이 크게 될 만한 내용을 영화는 다루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과거 성별에 있어 암묵적으로 당연시 되었던 요소들이 문제가 되는 시기에 말이다.

주인공 호앙은 여자만 보면 사족을 못 쓰는 플레이보이 요가 강사다. 그는 탑 여배우의 요가 수업을 담당하게 되며 그녀와의 하룻밤을 보낼 날만 기다리고 있다. 항상 클럽에서 여자를 꼬시고 원나잇을 즐기는데 열을 올리는 그는 그날도 한 여성을 꼬셔 하룻밤을 보낸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여자가 미성년자였던 것. 고등학생 른덩은 마지막 학기 축제를 앞두고 졸업무도회 킹과 퀸을 남자친구와 함께 뽑히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치어리더와 바람이 나자 모든 의욕이 꺾여버린다. 이때 그녀의 절친의 조언으로 른덩은 남자친구에게 복수를 계획한다. 그 복수의 계획이란 농구부 에이스인 남자친구보다 잘 나가는 남자를 남자친구로 만들어 본인이 졸업무도회 퀸카가 되는 것.

 

한 마디로 호앙은 른덩의 계획에 걸려 이용당하게 된 것이다. 른덩은 원나잇 비디오를 통해 호앙을 협박하고 호앙은 울며 겨자 먹기로 른덩의 계략에 빠져든다. 이 지점에서 관객들은 이 영화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고 있다. 마치 김순옥 작가의 막장 드라마처럼 도덕성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끝날 러브 스토리를 말이다. 른덩은 호앙을 이용했다. 그녀는 계속 호앙에게 거짓말을 치고 호앙은 그 거짓말에 상처받는다. 이런 스토리 전개는 90년대 멜로드라마에나 등장할 법한 전개다. 심지어 호앙에게 적반하장으로 행동하는 른덩의 모습은 몇몇 관객들에게 분노를 느끼게 할지도 모른다.

호앙의 캐릭터 역시 여성들에게 호감을 살 만한 캐릭터가 전혀 아니다. 그는 전형적인 플레이보이이며 그가 보이는 반전-그러니까 작업에는 고수지만 사랑에는 호구인 순진남의 면모는 예측이 뻔한 반전이기에 오히려 가증스럽게 보인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사랑에 있어 서로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며 기본적인 도덕성을 밥 말아 먹은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딱 한 번상영한 게 너무나 아쉬운 이유는 재미적인 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이 영화의 매력은 도덕성을 포기한 스토리가 가져오는 재미다. 일본 예능을 보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게스트를 막 대한다. 이런 독한 모습은 원초적인 측면에서 큰 재미를 준다.

 

<불량소녀> 역시 마찬가지다. 플레이보이 남자주인공, 남을 속여먹는 적반하장 여자주인공의 캐릭터에 대한 양보만 있다면 이들이 펼치는 웃음 가득한 이야기에 미소가 지어지게 된다. 기본적인 유머가 과장된 표정과 몸동작, 상황에 기초하기에 웃음 장벽이 높은 이들이 아니라면 보는 내내 미소를 지을 수 있다. 특히 진지한 지점에서도 웃음을 유발해내는 상황 설정은 감독의 유머감각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다. 아직은 인식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영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본다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하지 않나, 이건 너무 억지스럽지 않은가 라는 생각을 가진다면 시간이 아까운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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