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담기에는 부족한 일상 미스터리물 '빙과' [BIFAN]
영화에 담기에는 부족한 일상 미스터리물 '빙과' [B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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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영작] '히로인 실격', '일주일간 친구' 야마자키 켄토 주연 / 인기 애니메이션 원작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이 실사화를 선택할 때 가장 주의 깊게 생각해야 될 점은 핵심 에피소드를 무엇으로 잡느냐이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 영화화하기 가장 좋은 에피소드를 영화에 맞게 가공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건 과연 이 에피소드가 영화화되기 좋은 소재인가 하는 점이다. 영화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주어진 시간 내에 뚜렷한 재미를 주어야 한다. 이런 영화화에 있어 일상 미스터리물 <빙과>는 최악의 선택이었다 생각한다. <빙과>라는 작품 자체가 애니메이션으로는 재미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영화로 본다면 정말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빙과>가 다루고 있는 사건들은 사소하지만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기에 애니메이션으로만 보자면 재미가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연결된 재미를 주는 게 만화기 때문이다. <아기와 나>, <나츠메 우인장> 등의 작품들이 자극적인 재미없이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생각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잔잔한 일상물이 포인트를 준다. 마치 하나의 가족 같은 연대를 주고 이들의 행동 하나, 표정 하나에 기쁨과 슬픔, 불안과 안도를 느낀다. 반면 영화에서는 이런 연대의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일상물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약점은 사건이 약해도 너무 약하다. 첫 에피소드부터 그렇다. 치탄다는 자신은 문이 열려 있어 들어왔는데 호타로는 문을 따고 들어오자 의문을 표한다. 치탄다는 잠깐 감금을 당했다. 그러면 그녀는 그 감금에서 위험을 느꼈나. 아니, 전혀 느끼지 않았다. 일상물은 이런 호기심을 파고든다. 소소한 사건이지만 해결의 재미를 준다. 헌데 영화는 다르다. 호타로의 능력을 부각시켜야 되는 이 에피소드가 허무하기 짝이 없으니 미스터리가 주는 스릴감이 없다. 치탄다에게 위기가 온 것도 아니고 위기를 겪은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끼리 해결하고 킥킥거리는 게 애들 소꿉장난처럼 느껴진다.

 

영화가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에피소드 역시 마찬가지다. 10년 전 사라진 치탄다의 외삼촌, 33년 전 학교의 비밀, 그리고 무서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고전부 창간잡지와 사라진 창간호는 흥미를 끌어당기기 충분하다. 문제는 이 흥미에 비할 때 결국 내놓는 결말, 풀어나가는 방식이 허무하기 짝이 없다. 공포 영화를 만들어 왔던 아사토 마리 감독은 좀 더 흥미를 줄 만한 포인트를 살려내지 못했다. 장기를 포기하고 원작에 치중했는데 원작은 영화화에 정말 어울리지 않는 작품이었다고 본다. 마치 이쿠타 토마가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으나 그 깊이를 담아내기에 영화라는 매체가 어울리지 않았던 <인간중독>처럼 말이다.

하지만 일상 미스터리 물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작품에 흥미를 느낄 것이라 생각한다. 조미료가 약하기 때문에 자극이 덜하다. 특히 피가 흘러넘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보기 드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추리 미스터리지 작품이다. 또 고등학교 생활은 장밋빛이지만 자신의 고등학교 생활은 잿빛이라 말하는 에너지 최소한 소비주의자 호타로의 캐릭터는 꽤나 매력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실사화에 빠지지 않는 배우 야마자키 켄토는 캐릭터 구축에 있어 능숙함을 발휘한다. 만화 속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스크린에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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