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 앤더슨 특유의 느낌이 인상적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개들의 섬'
웨스 앤더슨 특유의 느낌이 인상적인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개들의 섬'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7.0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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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감독의 신작

 

 

웨스 앤더슨 감독의 영화는 장면 하나하나에 회화적인 느낌이 강하다. 화면에 담아내는 인물들의 구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감독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들은 자연스럽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만화와 같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누군가 그려놓은 거처럼 인물들의 위치가 잘 잡혀 있기 때문이다. 단편 <호텔 슈발리에>에서도 이런 화면의 미학을 놓치지 않는 거 보면 그의 장인 정신이 얼마나 투철한지 잘 알 수 있다. 그의 화면이 주는 느낌은 애니메이션과 만났을 때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웨스 앤더슨의 팬들이라면 이 사실을 알고 있기에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인 <개들의 섬>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영화는 일본 덕후(?)인 웨스 앤더슨이 실컷 덕질을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왜 하필 배경이 일본인가’라는 질문은 이 작품에 크게 의미를 두기 힘들다. 일본에 관심이 많고 잘 알기에 어설프게 왜색을 표출하지 않는다. 본인의 장점에 일본의 색체를 입혀 색감은 물론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풍부함을 가져온다. 소재적인 면에서는 참으로 기발하는 생각이다. 우선 대상이 개다. 개는 어떤 존재인가. 충성심과 친화력으로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다. 이런 개가 독감을 퍼뜨린다는 소문이 돌고 시장 고바야시는 쓰레기 섬으로 개들을 추방한다. 그리고 그는 그 첫 번째 대상으로 자신의 조카 아리타를 지키던 충견 스파츠를 택한다.
  
가상의 기술발전을 이룬 인간 세계와 쓰레기 섬은 서로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첨단 과학기술이 발달한 사회와 달리 몇몇 정치인들의 선동적인 발언에 넘어가고 제대로 된 반박조차 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모습과 달리 비록 더럽고 열악한 환경에 있지만 개들은 각자의 의사를 존중하며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일을 진행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다섯 마리의 개들은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각자의 의사를 표현한다. ‘예스’ 사이의 ‘노’라는 대답도 어색하지 않게 말이다. 반면 고바야시 시장이 중심이 된 가상의 세계는 발언권이 강한 이의 소리만이 울리며 이를 거부하려는 이들은 철저하게 배척당하거나 제거 당한다.
 

 


이 두 세계를 연결해 주는 존재가 아리타이다. 아리타는 고바야시 시장의 조카이자 양자라는 점에서 인간 세계에서 풍족함과 관심을 누릴 수 있는 인물이다. 헌데 그가 사고로 부모를 다 잃은 후 실의에 빠졌을 때 처음으로 소통했던 대상이 개인 스파츠이다. 개는 인간과 달리 무조건적인 사랑과 믿음을 준다. 인간이 관계 속에서 배신도 하고 이용도 하는 반면 개는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주인을 지키며 믿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아리타는 스파츠를 찾으러 나선다. 그와 스파츠는 서로 교감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작품이 핵심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주제를 찾자면 교감이 아닌가 싶다. 사회는 어떤 문제에 대해 원인을 찾기 보다는 범인을 찾고 싶어 하고 그 대상은 약자 혹은 다른 존재-그것이 인종이건 종교이건 정치이건-를 향한다.
  
개는 인간과 가장 친한 존재지만 다른 종이다. 가깝지만 소통을 할 수 없기에 배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웨스 앤더슨이 일본이라는 국가의 특징을 이용해 이런 스토리를 구상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사회적인 해석을 시도해 보자면 일본이 지닌 전체주의 문화, 집단을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일본을 배경으로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왜색이 짙음에도 별다른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인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무거운 소재에도 불구 웨스 앤더슨 특유의 감정적인 동화를 배제시키는 전개 방법 때문인지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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