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5화
[연재/소설] 우리 스타의 범죄 45화
  • 김준모 기자
  • 승인 2018.07.04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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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발 년 존나 나대네. 이세찡 방송 껐냐능? 잘했다능. 이거 봐. 나랑 종가집이랑 찾아가 그년 혼내줬음. 쌍년이 집 번호키도 바꾸지 않고 우릴 공격하다니 대범한 년임. 번호키는 우리가 몰래 봤음. 한 대에 십만 원이라고 하고 100대 때리고 왔음. 피떡 되긴 했는데 각서 받았으니 큰 문제없을 거임.

 

협박에 의한 각서는 무효라고 말을 하려다 말았습니다. 표정을 보니 다시 방송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 MC 다루가 불러 세웁니다.

 

-이거 동영상 세가 껐음? 영상도 지웠네. 왜 지웠음?

 

그야 남자 성기가 나오니까요. 보고 너무 당황해서 지웠어요. 그럼 이만 가볼게요.

 

-김진석이 모세 죽이는 거 때문에 지운 거 아님? 동업자 정신이 투철한 듯.

 

이게 뭐죠. 영상을 앞부분만 본 줄 알았는데. 다 본 영상이었나 봅니다.

 

-이거 내가 단독으로 뿌리려고 했던 영상임. 딸딸이 좀 더 치고 편집해서 방송으로 송출할 예정이었는데 지울 줄 몰랐음. 근데 세 좀 멍청한 듯. 이건 하드에 있는 거고 USB에 따로 있음. 그리고 내 외장하드에도 있고. 오늘 편집해서 다음 방송 때 쓸 거임. 그러니 쓸데없이 나불대지 마셈.

-, 저기, 그거 안 내보내면 안 돼요? 그쪽 김진석 좋아하잖아요. 팬이 스타를 위해 그 정도는 눈감아 줄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 그리고 그거 합성이나 조작된 영상일수도 있어요.

-노노. 이거 내가 직접 이마트 화장실에 단 몰카임. 순서대로 보는 내 규칙 때문에 영상을 늦게 본 거 뿐임. 진짜 맞음. 원한다면 조작인지 아닌지 전문가에게 맡겨볼 수도 있음.

-제발 방송하지 말아줘요. 그거 공개되면 진석 오빠는 끝이라고요.

-~ , 김진석이랑 아는 사이였음? 그래서 지난번에 물어본 거구만.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음. 이런 걸 묻히는 건 내 자신을 속이는 큰 죄임. 그리고 이거 화제 되면 방송 대박 남. 잘하면 구라 형처럼 지상파 MC로 진출도 가능할 수 있음.

-제발 부탁이에요, 제발. 그 사람이 불쌍하지도 않아요? 제가 무릎이라도 꿇을 까요? 뭐라도 할게요. 원한다면 해줄게요. 그러니까 제발 영상 공개하지 말아주세요.

-이거 수상한 걸. 세 혹시 김진석이랑 사귐? 전에 방송에서 말한 김진석 아이돌 여친이 세임? , 이런 듣보 아이돌이랑 사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음. 그리고 세 머리가 나쁘거나 내 이야기는 귀담아 듣지 않는 듯. 난 여자한테는 서지도 않음. 시츄 그년이랑 할 때도 게이 야동 틀어놓고 한 거임. 세가 나한테 해줄 수 있는 건 1도 없음. 영상은 내일 공개될 예정이니 그렇게 아셈. 그럼 수고.

 

이럴 순 없습니다. 오빠를 이렇게 떨어뜨릴 순 없어요. 방금 전까지 터져 나올 거 같은 눈물이 쏙 들어갑니다. 머리는 극도로 침착하게 수를 생각해 냅니다. 몸을 돌려 컴퓨터를 향한 저 인간을 어떻게 할 것인지 뚜렷한 어조로 명령합니다. 나가는 척 신발장을 향합니다. 첫 번째 서랍 안에서 빨랫줄을 꺼냅니다. 서랍 안의 커터칼로 적당히 잘라낸 뒤 양손에 움켜쥡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움직임으로 다루의 등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줄이 남자의 목을 움켜쥡니다. 의자 뒤에 다리를 가져다 댑니다. 일어서지 못하게 뒤로 몸을 늘립니다. 컥컥거리는 소리가 귓가에 울립니다. 어차피 이런 더러운 오타쿠 하나 사라져 봐야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화로워지겠죠. 몰카나 찍고 스너프나 소비하는, 하찮은 권력으로 남을 괴롭히는 이런 쓰레기 따윈 차라리 사라지는 게 더 이로울지도 모릅니다. USB고 하드디스크고 보이는 건 모두 챙깁니다. 핸드백에 집어넣고 자리를 떠납니다. , 문을 닫기 전 빨랫줄도 챙깁니다. 평소와 같은 얼굴로 매니저를 바라봅니다. 차가 모퉁이를 돌고서야 몸이 떨려옵니다. 방금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 사실을 지금에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

 

폭행죄로 처벌은 받지 않을 예정이란다. 형사라는 새끼는 뭐가 그리 당당한지 어깨를 쭉 펴고는 거만한 어투로 설교하듯 말한다. 뉘에~ 뉘에~ 잘 알았습니다요, 그만 꺼지지 그래. 동수 녀석은 의식불명이란다. 의식불명인 척일 수도 있어서 경찰이 24시간 감시 중이란다. 내가 가서 한 대 때려주면 정확하게 알 수 있을 텐데. 녀석은 원섭이에 대한 살인미수, 폭행상해로 처벌받을 예정이란다. 퇴원하기 전 동수가 깨어났다. 녀석은 나를 만나고 싶다며 애절한 표정으로 말했단다. 형사 두 명과 함께 놈을 만나러 갔다.

 

-그래서 날 보자고 한 용건이 뭐야?

-배드 보이. 당신 친구 정말 끝내줬어. 그 친구 덕분에 네가 목숨을 건진 줄 알아. 그때 육교에서 널 죽였어야 되는 건데 운이 나빴어. 코끼리 똥 같은 네 친구만 아니었어도........

-그딴 소리 할 거면 간다. 톱스타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 애새끼가.

-잠깐 기다려. 지금부터 네 과거에 대해 이야기할까 하는데 이 사람들 있어도 되는 거야?

 

양 손목에 수갑을 채우고 형사들은 퇴장했다. 어차피 문밖에 경찰들이 깔려있으니 녀석도 별 수 없을 것이다. 여기가 8층인데 뛰어내리지도 못할 것이고.

 

-왜 우리 형이 너한테 당한 걸까. 난 그 생각을 매일 했어. 형이 죽은 후 매일 형 영정사진 앞에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

-이봐, 확실하게 말해두는데 네 형을 죽인 건 내가 아냐. 우리 회사 대표님이지. 장 대표 그 새끼가 나도 모르게 동기를 죽인 거라고. 그러니까 탈옥이라도 할 생각이면 내가 아닌 장 대표를 죽여라. 알겠냐.

 

놈은 당황했는지 표정이 굳은 채 혼자 중얼거렸다.

 

-역시, 그래서 그런 건가.......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래서 그런 거라니.

-형이 죽은 뒤 집을 처분했어. 어차피 혼자인데 작은 원룸이나 얻자는 생각이었지. 집주인이 오더니 형이 이걸 자기한테 맡겼다며 주더라고. 아마 장 대표인가 하는 사람이 찾으려고 했던 게 그게 아닌가 싶어. 형은 기자를 통해 기사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을 거야. 그 자료를 가지고.

-그 자료라는 게 뭐지?

-클레어 병원이라고 기억하지?

 

하아....... 말도 안 돼. 어떻게 동수 녀석이 거길 안 거지? 녀석이 매니저일 때 간 적이 있었나? 아니, 그런 적 없다. 그럼 대체 놈은 무슨 수로 그 자료를 찾아낸 거지?

 

-대답이 없는 거 보니 아나 보네. 개인적으로 정말 충격적인 자료였어. 왜 장 대표가 그 지랄을 하면서까지 형을 잡으려고 했는지 이해가 가. 형은 그 자료로 그 사람을 협박했겠지. 상당한 거액을 불렀을 테고. 그래서 어떻게든 형을 죽이려고 했던 거야.

-그래서 그 자료는, 자료는 어디 있어? 어디 숨겨놨냐고? 설마 신문사에 팔아먹은 건 아니겠지?

-은근 머리가 안 돌아가네? 스튜핏 보이~ 그게 나한테 있었다면 왜 힘들게 몸을 썼겠어. 그날은 참 운명의 장난처럼 느껴졌지. 그 자료를 보면서 한강 다리를 지나고 있었어. 온몸의 근육과 핏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는 느낌으로 말이야.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더라고. 형이 남긴 이 자료로 형의 복수를 하겠다고 혀가 씹히는 느낌으로 맹세했지. 그런데 강풍이 불었어. 엄청난 강풍 말이야. 얼굴을 보호한다고 손을 올린 게 자료를 다 한강 아래로 빠뜨리는 꼴이 되고 말았지 뭐야. 그때 알았어야 했어. (LUCK)은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럭키 가이, 당신이 이겼어.

 

잠깐의 안도가 퇴장한 후 근심이 밀려 왔다. 동수가 클레어 병원을 어떻게 알았을까.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니. 혹시 거기 간호사랑 아는 사이였던 걸까. 그 병원은 분명 폐쇄했는데.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왜 악몽이 다시 부활하는 걸까.

 

-그런데 말이야, 당신도 어지간히 맞았나 보네. 내가 일방적으로 쳐 맞은 줄 알았는데.

-내가 압도적으로 이겼는데 무슨.

-그쪽 코 말이야, 미세하지만 돌아가 있잖아. 그것도 우스꽝스러운 모양으로.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 살살 때렸어야 했는데. [루나글로벌스타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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